日 유니콘 키우는 혁신요람 CIC..."스케일업 비결은 '연결의 힘'"

도쿄(일본)=최태범 기자 기사 입력 2024.02.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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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우메자와 타카아키 CIC 도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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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메자와 타카아키 CIC 도쿄 회장 /사진=최태범 기자
우메자와 타카아키 CIC 도쿄 회장 /사진=최태범 기자
#2015년 설립된 일본 스타트업 '우네리(unerry)'는 모바일 위치를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사람들의 흐름을 분석하고 실제 장소와 소비자 행동을 시각화하는 리테일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시티 솔루션으로 기술을 확장하며 2022년 7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우네리 본사는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공유오피스 형태 스타트업 혁신센터인 '캠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IC) 도쿄'에 있다. 우네리는 CIC 도쿄가 배출한 첫 상장 기업이다.

우치야마 히데토시 우네리 대표는 "CIC 도쿄는 인재들이 '여기서 일하고 싶다'고 느끼게 만드는 공간이다. 입주사로서 우수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었고 미국 측과 교류하는 등 성장에 필요한 훌륭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일본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CIC는 연면적 6000㎡(약 1800평)에 달하는 일본 내 최대 규모의 스타트업 육성·지원 공간이다. 스타트업과 대기업, 투자사 등 300개 이상의 기업이 입주했으며 대규모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가 연간 200회 이상 열린다.

CIC 도쿄의 모체는 1999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인근에서 시작했다. CIC 설립자인 팀 로우 대표는 MIT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세계 최대 공유 습식 실험실인 랩 센트럴(LabCentral)의 공동 창립자이기도 하다.

현재 CIC는 미국을 넘어 네덜란드·폴란드 등 전세계 8개 도시에 진출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을 첫 거점으로 잡고 2020년 도쿄에 둥지를 텄다. CIC 도쿄는 우네리와 같은 성공 사례를 만들기 위해 매일 다양한 스타트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와 관련 CIC 도쿄를 총괄하는 우메자와 타카아키 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글로벌 컨설팅 기업 AT커니(Kearney)에서 25년 이상 근무한 경영 전문 컨설턴트 출신이다. 미국과 일본을 기반으로 하는 벤처캐피탈(VC) 스크럼벤처스의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여러 CIC 중 CIC 도쿄만의 차별점은
▶CIC 도쿄에는 대기업을 포함한 다양한 입주자가 있다. 일본의 산업은 아직도 대기업 중심이고 스타트업이 성장을 가속하는 데 있어서도 대기업과의 협업이 중요하다. CIC 도쿄는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스타트업과 협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입주 스타트업들의 유형은
▶업종으로 특정하지는 않는다. 각 스타트업과 면담한 뒤 커뮤니티 멤버로 적합하다고 생각되면 입주할 수 있도록 한다. 주요 유형을 꼽자면 헬스케어와 라이프사이언스, 기후테크를 비롯해 해외에서 온 스타트업들이 있다. 다른 스타트업 혁신센터들과 비교하면 이들 유형이 CIC 도쿄에 가장 많다고 할 수 있다.

-특별한 혜택이나 프로그램이 있나
▶우리가 제공하는 가장 큰 가치는 일본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공간에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다양한 협업 대상과 혁신가들이 밀도 높게 모여 있다는 것, 바로 이런 환경 그 자체다. 인위적으로 촉진하려 하지 않아도 스스로 연결돼 기업의 성장에 필요한 힌트를 얻고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것이 CIC 도쿄의 가장 큰 가치다. 산하 CIC 연구소는 스타트업 지원과 혁신 생태계 구축을 위해 여러 테마별·산업별 육성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오픈이노베이션, 투자유치, 기술검증(PoC) 등을 돕는 플랫폼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협업하는 주요 대기업은
▶기업명보다는 업종을 중심으로 언급하자면 전기, 자동차, 은행, 소비재, 중장비, 화학, 주택 등 40여곳 정도다. 모두 각 분야에서 탑티어에 있는 기업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CIC 도쿄
/사진=CIC 도쿄
-스타트업을 한 공간에 모았을 때 어떤 시너지가 있나
▶스타트업의 사업은 각기 다르지만 단계는 비슷한 부분이 있다. 서로 정보를 교환하거나 가르치면서 성장에 필요한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또 서로를 격려함으로써 여러 도전의 벽에 부딪혔을 때 극복하는 것도 가능하다. 투자자들도 이곳에 있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는 스타트업이 투자자를 찾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대기업에도 둘러싸여 있는 만큼 대기업의 자산을 활용해 성장을 가속화하는 기회도 만들 수 있다. 이런 환경 자체가 힘의 원천이자 시너지다.

-CIC 도쿄가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에 기여하는 점을 평가하자면
▶우리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키워드는 글로벌과 딥테크, 다양성 등 3가지다. CIC 도쿄는 세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스타트업을 세계로 보내는 파이프라인으로서 강력하게 기여하고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도 이곳에 많이 입주하고 있다. 일본과 해외의 가교·창구 역할로서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에 따른 변화가 눈에 보이나
▶스타트업 쪽은 분위기가 굉장히 활기를 띠고 있다. 지금까지는 별로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던 딥테크 계열 스타트업의 숫자가 늘고 있고 자금조달에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 차원의 지원과 함께 해외진출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CIC 도쿄가 글로벌과 딥테크를 키워드로 노력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응원단으로서 적극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은 IPO에 중점을 둔 엑싯(Exit) 전략이 많은데 일본은 어떤가
▶일본도 한국처럼 압도적으로 IPO가 많은 엑싯 시장이다. VC들이 주로 IT 분야에 투자를 해왔기 때문에 딥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역할을 할 수 있는 VC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물론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도 대기업과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엑싯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점차 M&A라는 엑싯 경로가 굵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일본에 진출하려는 한국 스타트업들에게 조언을 건넨다면
▶일본에서 '맞는 파트너(Right Partner)'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과 일본은 지리적으로도 문화적으로도 가깝기 때문에 파트너를 찾기가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에서 어떤 대기업과 협업할 수 있는지, 현지의 어떤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지, 경우에 따라서는 일본의 스타트업과 손을 잡는 방법 등 사업의 성장에 맞으면서 서로를 잘 이해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다면 일본에서의 성공 가능성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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