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오징어게임' K-콘텐츠 붐에 투자 패러다임도 바뀐다

김태현 기자 기사 입력 2022.11.14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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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그래픽=윤선정 디자인기자
영화 '기생충'과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 이른바 K-콘텐츠에 대한 글로벌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벤처캐피탈(VC)들의 콘텐츠 투자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까지 단일 콘텐츠에만 투자하는 프로젝트 투자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제작사 직접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4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에 따르면 영화·드라마·애니메이션·게임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문화산업전문회사(이하 문전사)가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10월 기준 콘진원에 신규 등록된 문전사는 31개다. 2019년 44개, 2020년 39개, 2021년 35개 순으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2015년 117개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기존 프로젝트 투자 방식에서 제작사 직접투자 방식으로 주요 투자 형태가 바뀌면서 문전사 등록이 줄었다"며 "산업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전사는 콘텐츠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특수목적회사(SPC)다. 단 한 편의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설립된다. 제작사 혹은 사업관리자가 초기 자본금(1000만원 이상)을 납입해 설립한다. 이후 투자자 등을 모집하고, 이를 토대로 형성된 투자 총액 기준으로 지분구조를 만든다. 콘텐츠 제작 이후 수익이 발생하면 투자재원 비율에 따라 원금회수 이외 추가수익 발생분을 배분한다.

문전사의 가장 큰 장점은 회계 투명성이다. 문전사는 해당 프로젝트만 수행하는 걸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자금과 회계를 직접 관리하지 않는다. 업무 영역별로 사업관리자, 자산관리자, 제작사, 투자자를 선정해 이들과 업무 위탁계약 등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 하나의 장점은 프로젝트의 독립성이다. 어떤 제작사라도 모든 영화나 드라마를 흥행시키긴 어렵다. 그러나 문전사는 하나의 독립된 프로젝트만을 다룬다. 이 덕분에 같은 제작사가 다른 프로젝트에서 흥행에 실패하더라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문전사가 외면받는 이유는 제작사에 직접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의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 VC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투자의 경우 회수기간이 짧긴 하지만 투자금액 대비 얻을 수 있는 수익은 많아야 2~3배"라며 "콘텐츠 제작사에 투자해 기업공개(IPO) 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기대되는 수익률은 아예 다르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산 콘텐츠 제작사의 등장도 이런 흐름으로 연결되고 있다. 유아용 컨텐츠 '아기상어'를 글로벌 메가히트 브랜드로 만든 더핑크퐁컴퍼니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올랐다. 최근 전자책 플랫폼에서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제작사로 변신한 리디는 올해 초 12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진행하며 유니콘으로 인정받았다.

한 VC 관계자는 "결국 중요한 건 수익률이다. 이전과 달리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도 대형화, 전문화되면서 직접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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