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받던 '내시경'이 일본 제품?…'국산화'에 사활 건 스타트업

류준영 기자 기사 입력 2022.08.2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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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전기硏 연구원 창업기업 '메디인테크', 스마트 연성 내시경 개발
'AI 알고리즘' 탑재해 오진율↓전동식 편의성으로 차별화…일본 장악 5조 시장 조준

메디인테크를 공동 창업한 한국전기연구원 이치원 박사(왼쪽) 및 김명준 박사/사진=전기연
메디인테크를 공동 창업한 한국전기연구원 이치원 박사(왼쪽) 및 김명준 박사/사진=전기연

"우리나라만 해도 연간 2000만건 이상의 내시경을 활용한 검진·치료가 이뤄지고 있어요. 그만큼 장비를 국산화하면 국가 차원에서의 사회적 비용 감소는 물론 의료 기술력 향상으로도 이어질 겁니다."

이치원(33) 메디인테크 대표는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와의 인터뷰에서 "소화기 계통 암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의술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의료장비는 100%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국내 소화기 계통 연성 내시경 분야는 올림푸스 등 일본 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메디인테크는 한국전기연구원 전기융합휴먼케어연구센터 이치원·김명준 박사가 본인들이 개발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한 기업으로 내시경 기술의 국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치원 박사가 대표, 김명준 박사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았다.

이 대표는 "연구원에서 이뤄낸 연구성과를 상용화하기까지는 굉장히 어려운 길을 가야했다"면서 "외부 민간기업에 기술 이전하기 보단 이 기술로 직접 창업하는 게 상용화하는데 더 낫겠다는 판단에 직접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인테크는 최근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퓨처플레이로부터 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높은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한 범부처 전주기 의료기기 R&D(연구·개발) 사업에서 95억원 규모의 국가 과제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내시경에는 신체에 들어가는 '스코프(Scope)'가 있다. 이것이 굵고 딱딱하면 경성, 유연하게 휘면 연성이 된다. 연성 내시경은 환자의 통증을 크게 줄여주지만 경성 내시경에 비해 화질이 좋지 못해 진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하지만 최근 렌즈 등 모니터링 기술의 발달로 이런 단점이 극복되고 있고, 특히 소화기 계통 분야에서의 병변 진단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문제는 국내 병원에서 이러한 소화기관용 연성 내시경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중 90%가 일본 제품이다.

메디인테크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연성 내시경'은 전동식 조작 방식을 도입해 사용자인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게 장점이다. 이 대표는 "기존 기술은 환자 몸속에서 병변을 탐지하는 스코프의 상하좌우 움직임을 일일이 수동으로 조작해야 해 의사의 피로도가 높고, 직관성이 매우 떨어졌다"면서 "하지만 이번 신형 기술은 마치 게임의 조이스틱을 이용하듯 상용 제품 대비 절반 무게의 핸들을 들고, 절반 수준의 손가락 힘으로 스코프를 움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는 모니터를 통해서 보이는 영상으로만 검진과 치료를 하다 보니 의료진에 따라 맹점이 발생하거나 병변 진단이 누락되는 등 오진이 발생했다. 메디인테크는 병변을 자동 탐지해 오진률을 기존 30%에서 5% 이하로 낮출 수 있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내시경에 탑재했다. 이 대표는 "연성 내시경 장비의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까지 확보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전기연구원 기술창업 기업인 (주)메디인테크가 개발한 '스마트 연성 내시경'/사진=전기연
한국전기연구원 기술창업 기업인 (주)메디인테크가 개발한 '스마트 연성 내시경'/사진=전기연
이번 성과는 위암과 대장암 등 인류 최대의 난적인 암 치료 분야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화기 계통의 암은 조기 진단했을 경우 생존율이 90% 이상이다. 이 때문에 내시경의 중요성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대표는 스마트 내시경의 인허가를 연내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향후 차별화된 기능을 추가 개발해 해외 시장 점유율을 차츰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는 "전기연구원에 다른 박사님들의 도움을 얻어 기술장벽을 보다 쉽게 넘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전기연구원과의 후속 R&D과제를 통해 제품을 더욱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15일엔 사무실을 서울 종로구로 이전한다"며 "서울에 위치한 대학병원들과 함께 인허가 관련 연구에 힘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시장 조사업체인 그랜드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전 세계 소화기 계통 연성 내시경 시장 규모를 약 5조원대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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