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업팩토리]정상조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제3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 수립...AI와 공존할 미래 만들 것"
[편집자주] '테크업팩토리'는 스타트업과 투자업계에서 가장 '핫'한 미래유망기술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우리의 일상과 산업의 지형을 바꿀 미래유망기술의 연구개발 동향과 상용화 시점, 성장 가능성 등을 짚어봅니다.
"AI(인공지능) 의한 창작과 발명이 늘어나면서 AI도 발명자 또는 저작자로 인정해야 하는지, 비대면 문화 속에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0년대 출생)는 메타버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가상공간에서의 지식재산 개념부터 보호 범위는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우리는 지금 새로운 도전을 받고 있고 이런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 경제·사회가 재도약 혹은 퇴보를 결정하는 대분기를 맞게 될 겁니다. "
국내 지적재산권(IP)의 최고 전문가 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정상조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국가 IP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법과 기술의 관계를 가장 오랫동안 연구해온 그는 '특허법의 변화가 기술혁신에 미친 영향', 'AI(인공지능)시대의 저작권법과 과제' 등의 논문과 칼럼을 발표했고, 올초 AI와 인간의 상호작용, 관련 법·제도를 다룬 '인공지능, 법에게 미래를 묻다'를 출간했다. 우리의 일상은 첨단기술 관련 IP를 통해 어떻게 달라질까. 올해 지재위 출범 10주년을 맞아 권 위원장의 견해를 들어봤다.
-'지식재산'이라는 용어가 아직 생소하다.
▶간단히 표현하면 인간의 창조적 활동이나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지식, 정보, 기술 등 형체가 없는 것으로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책과 음악, 영화, 기술, 공정, 상표, 디자인, 제조법 모두 지식재산이라 할 수 있다.
-IP 분야에서 우리나라 위상은?
▶지난 10년간 국가적으로 IP 경쟁력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 작년 기준으로 특허 출원규모는 세계 4위다. IP 수출액은 155억 3000만달러(약 18조원)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영화 '기생충', 방탄소년단(BTS) 등 세계를 열광시킨 한류 콘텐츠로 지난해 상반기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가 첫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뮤직카우'와 같이 스타트업 중심으로 IP 대체투자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IP는 일반상품과 달리 그 권리를 지분화해 보유할 수 있다. 음악·미술 저작물의 권리를 다수의 지분으로 나눠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대체투자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주식에 비해 가격변동성이 낮다. 위험도가 적은 대체투자시장의 장점을 고려해볼 때 국내에서도 다양한 IP 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이 형성되고 성장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AI의 진일보가 IP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가 만든 음악·그림에 대한 저작권 논의가 대표적이다.
▶일단 현행 저작권법 규정으로는 AI 로봇을 작가로 보기 어렵다. 다른 나라에서도 인간이 아니면 저작권을 가질 수 없다. 지난 2018년 10월 25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크리스티 경매에 로봇이 그린 '벨라미 초상화'가 출품돼 약 5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 그림 오른쪽 아랫부분, 화가의 서명이 들어갈 자리에는 서명 대신 복잡한 수식이 적혀 있었다. 그 알고리즘이 그렸다는 뜻이었다. 이 그림은 AI 로봇 화가가 시장에 합류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린 첫 작품이다.
-AI 알고리즘이 화풍을 모방한 결과를 창작이라고 할 수 있나.
▶기본적으로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창작 표현은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을 자기 방식으로 표현한 결과여야 하는데 AI 로봇에게는 그 사상이나 감정이 없기 떄문에 로봇이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했다고 하더라도 작가로 인정될 수 없다. 특히 학계에선 알고리즘이 통계학적 방식으로 기존 그림의 패턴을 찾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행위는 창작표현과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술이 발달해 AI 로봇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AI 로봇이 창작하는 방식은 사람의 방식과는 다르지만 로봇이 만든 결과물이 사람이 만든 것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면 법을 개정하고 로봇을 작가로 인정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 당장 답을 내기는 어려운 질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능형 로봇의 빅데이터 학습량이 늘면 창작과 같은 자율 영역도 같이 발달한다고 주장한다.
▶AI 로봇의 개발 과정과 창작 활동에 인간이 개입할 여지가 점점 줄어들다가 언젠가는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노래나 그림 같은 저작물이 전적으로 로봇에 의해 창작되고 인간은 단지 클릭 정도의 단순 작업만 하게 된다면, 그때도 인간이 로봇의 저작물에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새로운 환경에 맞춰 위원회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인다.
▶한국 IP시장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선 연구와 창작환경을 개선하고 관련 제도 혁신 등을 이뤄야 한다. 현재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적합한 '제3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AI 로봇과 공존할 인간의 미래를 만들겠다.
[머니투데이 미디어 액셀러레이팅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국내 지적재산권(IP)의 최고 전문가 겸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인 정상조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의 말이다. 대통령 직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는 국가 IP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법과 기술의 관계를 가장 오랫동안 연구해온 그는 '특허법의 변화가 기술혁신에 미친 영향', 'AI(인공지능)시대의 저작권법과 과제' 등의 논문과 칼럼을 발표했고, 올초 AI와 인간의 상호작용, 관련 법·제도를 다룬 '인공지능, 법에게 미래를 묻다'를 출간했다. 우리의 일상은 첨단기술 관련 IP를 통해 어떻게 달라질까. 올해 지재위 출범 10주년을 맞아 권 위원장의 견해를 들어봤다.
-'지식재산'이라는 용어가 아직 생소하다.
▶간단히 표현하면 인간의 창조적 활동이나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 지식, 정보, 기술 등 형체가 없는 것으로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책과 음악, 영화, 기술, 공정, 상표, 디자인, 제조법 모두 지식재산이라 할 수 있다.
-IP 분야에서 우리나라 위상은?
▶지난 10년간 국가적으로 IP 경쟁력이 많은 발전을 이뤘다. 작년 기준으로 특허 출원규모는 세계 4위다. IP 수출액은 155억 3000만달러(약 18조원)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영화 '기생충', 방탄소년단(BTS) 등 세계를 열광시킨 한류 콘텐츠로 지난해 상반기 문화예술저작권 무역수지가 첫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뮤직카우'와 같이 스타트업 중심으로 IP 대체투자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IP는 일반상품과 달리 그 권리를 지분화해 보유할 수 있다. 음악·미술 저작물의 권리를 다수의 지분으로 나눠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대체투자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고 주식에 비해 가격변동성이 낮다. 위험도가 적은 대체투자시장의 장점을 고려해볼 때 국내에서도 다양한 IP 거래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이 형성되고 성장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AI의 진일보가 IP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AI가 만든 음악·그림에 대한 저작권 논의가 대표적이다.
▶일단 현행 저작권법 규정으로는 AI 로봇을 작가로 보기 어렵다. 다른 나라에서도 인간이 아니면 저작권을 가질 수 없다. 지난 2018년 10월 25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크리스티 경매에 로봇이 그린 '벨라미 초상화'가 출품돼 약 5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이 그림 오른쪽 아랫부분, 화가의 서명이 들어갈 자리에는 서명 대신 복잡한 수식이 적혀 있었다. 그 알고리즘이 그렸다는 뜻이었다. 이 그림은 AI 로봇 화가가 시장에 합류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린 첫 작품이다.
-AI 알고리즘이 화풍을 모방한 결과를 창작이라고 할 수 있나.
▶기본적으로 저작권법이 보호하는 창작 표현은 작가의 사상이나 감정을 자기 방식으로 표현한 결과여야 하는데 AI 로봇에게는 그 사상이나 감정이 없기 떄문에 로봇이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작곡했다고 하더라도 작가로 인정될 수 없다. 특히 학계에선 알고리즘이 통계학적 방식으로 기존 그림의 패턴을 찾아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행위는 창작표현과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렇다면 기술이 발달해 AI 로봇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된다면?
▶AI 로봇이 창작하는 방식은 사람의 방식과는 다르지만 로봇이 만든 결과물이 사람이 만든 것과 구별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면 법을 개정하고 로봇을 작가로 인정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지금 당장 답을 내기는 어려운 질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능형 로봇의 빅데이터 학습량이 늘면 창작과 같은 자율 영역도 같이 발달한다고 주장한다.
▶AI 로봇의 개발 과정과 창작 활동에 인간이 개입할 여지가 점점 줄어들다가 언젠가는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 노래나 그림 같은 저작물이 전적으로 로봇에 의해 창작되고 인간은 단지 클릭 정도의 단순 작업만 하게 된다면, 그때도 인간이 로봇의 저작물에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새로운 환경에 맞춰 위원회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인다.
▶한국 IP시장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기회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선 연구와 창작환경을 개선하고 관련 제도 혁신 등을 이뤄야 한다. 현재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적합한 '제3차 국가지식재산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AI 로봇과 공존할 인간의 미래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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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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