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맛에 썼던 '중국산' 반전…"밥솥·로청 불티" 韓 침공 본격화

윤지혜 기자 기사 입력 2025.01.15 15:45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공유하기
글자크기

[MT리포트-'K'잡는 'C'의 침공] ①韓 기술 뛰어넘은 中, '외산 무덤'에 도전장

[편집자주] '중국산=저가 양산형 제품' 공식을 깨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샤오미가 국내 법인을 설립하고 한국 스마트폰·가전·전기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앞서 알리·테무·비야디 등 중국기업의 공세가 거센 가운데 샤오미 등이 대륙의 실력을 보여줄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영향을 짚어보고 한국 기업의 대응 방안을 알아본다.
글로벌 IT 기업으로 성장한 샤오미가 한국 지사인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국내시장 진출에 돌입한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로봇청소기 X20 Max가 전시되어 있다.  샤오미는 이번 간담회 현장에서 광학기기 기업 라이카와 공동개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14T'와 실용-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레드미노트 14' 시리즈 1종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TV, 로봇청소기, 보조배터리까지 5개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임한별(머니S)
글로벌 IT 기업으로 성장한 샤오미가 한국 지사인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국내시장 진출에 돌입한 가운데 15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로봇청소기 X20 Max가 전시되어 있다. 샤오미는 이번 간담회 현장에서 광학기기 기업 라이카와 공동개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14T'와 실용-합리적 가격을 앞세운 '레드미노트 14' 시리즈 1종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TV, 로봇청소기, 보조배터리까지 5개 카테고리의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임한별(머니S)

새해부터 중국기업이 한국시장 침공에 나섰다. 자국 내수 부진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제재를 피해 한국으로 '밀어내기 수출'을 본격화한다. 특히 당국의 막대한 자금지원으로 기술 경쟁력까지 높인 중국 테크기업(C테크)은 스마트폰·가전·자동차·플랫폼 등 '외산 무덤'으로 불렸던 한국 첨단산업을 위협한다. 이대로라면 안방을 내줄 수 있다는 한국 기업의 위기감도 커진다.

15일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샤오미는 지난해 국내에서 49개 제품이 적합성평가를 받았다. 한국에서 방송통신기자재 등을 제조·판매·수입하려면 반드시 적합성평가를 받아야 한다. 지난해 49개 제품이 공식 수입된 것인데, 전년 대비 3배 이상이다. 품목도 스마트폰·스마트워치·TV·로봇청소기 같은 대표 제품부터 홈캠·전기밥솥·선풍기·전동칫솔·구강세정기·냉온수기 같은 소형가전으로 다변화해 우리 일상 곳곳을 침투한다.

샤오미 적합성평가 인증제품수/그래픽=이지혜
샤오미 적합성평가 인증제품수/그래픽=이지혜
샤오미는 올해 한국진출을 더욱 가속화한다. 2019년만 해도 "한국지사 설립 계획이 없다"던 샤오미는 올해 서울 중구에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고 공식 온라인몰을 열었다. 총판을 두던 방식에서 직접 진출로 전략을 바꾼 셈이다. 중국 내수가 침체된 만큼 해외서 활로를 모색하는 모습이다. 샤오미는 '대륙의 만물상'으로 불릴 정도로 상품군이 넓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사실상 샤오미 생태계에 속한 모든 제품의 한국 판매 길이 열린 셈이어서 국내 중소기업부터 삼성·LG 같은 대기업까지 영향권에 놓였다.

'혐중' 정서도 일부 누그러졌다. 커넥트웨이브가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2024년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샤오미 등 중국기업 점유율은 67%를 차지했다. 샤오미가 투자한 로보락은 3년 연속 국내 시장점유율 1위다. 5만~6만원대 국산이 즐비한 선풍기 시장에선 10만원 이상인 샤오미 점유율이 10%나 된다. 저품질이지만 싼 맛에 쓰던 중국산이 합리적 가격에 품질이 보장된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중국산 소형가전의 약진은 전 산업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진다.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12개 산업 분야 중 10개에서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한국 뒤를 바짝 따라붙었다는 의미다. 특히 ICT(정보통신기술)·SW(소프트웨어)는 이미 2018년 중국에 역전당해 차이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김석희 KDB미래전략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중국의 제조업 고도화 전략은 더욱 강화돼 국내 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은 핵심 기술 확보에 더해 부품·장비·소재 기업의 기술개발 및 영업활동 지원을 병행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기자 사진 윤지혜 기자

이 기사 어땠나요?

이 시각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