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의 AI(인공지능) 음성 비서 시리(Siri)가 마케팅을 위해 사용자 대화를 무단 수집했다는 의혹에 대해 애플이 전면 부인했다. 우리 정부가 사실 확인에 들어가면서 사용자 우려가 커지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애플 관계자는 8일 "시리 데이터는 마케팅 프로파일 구축을 위해 사용된 바가 전혀 없으며 어떠한 목적으로도 결코 타인에게 판매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가 애플이 시리를 통해 녹음된 사적 대화를 광고·마케팅 업체 등 제3자에게 이를 전달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애플은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사용자들이 제기한 집단 소송에서 9500만달러(약 1400억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했다. 양측이 합의했지만, 개보위는 국내에도 관련 피해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소송 당시 사용자들은 아이폰 등 애플 기기가 자신들도 모르게 시리를 작동해 사적 대화를 녹음하고 광고·마케팅 업체 등 제3자에게 이를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휴대폰 화면이나 시리를 켜지 않은 상태에서 '커피'에 대한 대화를 나눈 직후 SNS나 포털 등을 열면 커피 관련 광고가 즉시 노출된다는 것. 애플은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시리 녹음 내용을 사용자 타깃 광고에 활용한다는 주장을 일관적으로 부인했다. 애플은 집단 소송을 제기한 사용자 측에서 관련 증거를 내놓지도 못했다고 했다.

소송 합의와 관련해 애플 관계자는 "애플은 2019년 이미 제3자 전달과 관련한 의혹을 해소한 바 있다"며 "관련 우려에서 벗어나기 위해 본 사건에 합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애플의 AI 모델인 애플 인텔리전스 또한 사용자 요청 사항이나 개인정보 등을 애플과 공유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만 시리에 요청한 내용을 시리 학습에 사용한다고 했다. 또한, 사용자가 의도치 않게 시리를 호출했다고 판단될 경우 녹음 자료도 삭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