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경보 96%가 오작동…불필요한 소방 신고 줄일 'AI 센서' 나왔다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10.2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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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ETRI 연구진이 오경보 방지하는 지능형 화재감지 기술이 적용된 시제품에 대한 작동 확인을 위해 시험하는 모습 /사진=ETRI
ETRI 연구진이 오경보 방지하는 지능형 화재감지 기술이 적용된 시제품에 대한 작동 확인을 위해 시험하는 모습 /사진=ETRI

실제 불이 나지 않았지만 감지 오류로 화재 경보가 울리는 상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지능형 화재 감지 기술'이 나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방안전지능화연구실이 빛의 파장에 따라 달라지는 입자 산란도를 측정해 화재로 인한 연기와 기타 에어로졸 입자를 구분하는 AI(인공지능) 센서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소방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2년 7월까지 화재 경보로 인한 출동 약 25만 건 중 오작동에 의한 경보가 96% 이상이었다. 감지기가 오작동하는 이유는 주변 먼지와 습기, 담배 연기 등에 의한 에어로졸 상태의 다양한 입자와 화재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지기 내부에 적외선 광원과 빛을 감지하는 포토다이오드가 설치돼 있는 기존 광전식 화재 감지기는 내부로 유입된 연기가 광원과 부딪히며 생성되는 '산란광'으로 화재 여부를 판단한다. 하지만 입자의 종류와 상관없이 산란광만 감지되면 무조건 경보를 울린다는 한계가 있다.

ETRI가 개발한 AI 센서는 다양한 빛의 파장을 측정해 에어로졸 입자를 정확히 구분한다. 연구팀은 에어로졸 입자에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을 투사하고 각각의 산란도를 측정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를 AI에 학습시켜 어떤 입자가 화재로 인한 것이며, 어떤 입자가 아닌지 판단하게 했다.

연구팀은 AI 센서를 공기흡입형 감지기에 우선 적용할 계획이다. 공기흡입형 감지기는 광전식 감지기와 유사한 원리지만, 팬을 이용해 공기를 흡입한 뒤 빠르게 연기를 감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감지 속도는 빠르지만 먼지와 습기에 취약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이 철저히 제어된 반도체 클린룸이나 서버실 등 제한된 공간에만 설치됐다.

연구팀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공기흡입형 감지기는 대부분 수입한 고가 제품이지만 화재와 비화재를 구분하는 기능이 없다"며 "AI 센서가 적용된 국산 제품이 출시될 경우 국내외 화재 감지기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TRI는 "현재 관련 기업과 상용화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지원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연구개발지원사업'의 지원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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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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