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챗GPT를 만든 오픈AI의 기업가치가 1570억달러(208조원)까지 치솟았다. 이번에 대형 기업들이 투자한 가운데, 오픈AI는 기존 비영리 법인 구조를 영리 법인으로 전환한다.

2일(현지시간) 오픈AI는 홈페이지 공식 성명으로 "66억달러(8조7000억원)의 신규 투자금 모집을 완료했다"며 기업가치가 1570억달러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오픈AI는 "모금한 자금으로 최첨단 AI 연구 분야에서의 리더십을 두 배로 강화하고 사람들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는 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펀딩은 벤처캐피털(VC)인 스라이브캐피털이 주도했다. 스라이브캐피털이 12억5000만달러(1조6600억원)를 투자했고, 소프트뱅크가 약 5억달러(6600억원), MS가 약 10억달러(1조3200억원), 엔비디아 1억달러(1320억원) 등을 각각 투자했다.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가 만든 AI 투자용 국영기업 MGX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캐시 우드가 운영하는 아크인베스트먼트(2억5000만달러, 3300억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애플은 투자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비영리기업을 영리기업으로 전환한다는 내용도 있다. WSJ은 "이번 투자는 오픈AI가 2년 내 영리기업으로 전환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에 기업가치를 재협상하거나 상환받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며 "또 투자자 수익 상한선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투자사들로 하여금 경쟁사 투자금지 조항을 내건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명시된 5개 경쟁사는 일론 머스크가 만든 'xAI', 오픈AI 공동 창립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설립한 '세이프 슈퍼 인텔리전스'(SSI), 오픈AI 연구원 출신들이 창업한 '앤스로픽' 등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사 3곳과 AI 검색엔진 스타트업인 '퍼플렉시티', 기업용 검색업체 '글린' 등 2곳이다.

이번 자금 조달로 오픈AI의 기업가치는 껑충 뛰어올랐다. MS가 투자를 진행한 지난해 초(290억 달러)와 비교하면 5.4배에 달한다. 올해 초 직원의 주식 매각 거래 때 평가받은 860억달러에 비해서도 83%가량 뛴 것이다. 이번에 인정받은 기업가치 1570억달러는 최근 위기를 맞은 대형 반도체기업 인텔(955억달러)을 크게 앞선다.

CNBC뉴스는 오픈AI 측근을 인용해 "올해 매출 전망치가 36억~37억달러(4조7000~4조9000억원)"라면서도 "챗GPT의 대규모 언어 모델 훈련과 실행 비용, 그래픽처리장치(CPU) 구매 규모 등을 감안하면 순손실이 5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매출액이 3억달러(4000억원)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초보다 1700% 증가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고속 외형 성장은 지속할 전망이다. CNBC는 "오픈AI 내부에서는 내년 매출 전망을 116억달러(15조3600억원)까지 예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