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패스트트랙

미국이 막으나 마나…엔비디아 칩, 중국 암시장서 불티나게 팔린다

김종훈 기자 기사 입력 2024.07.0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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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중국 엔비디아 암시장 취재…"일부 업체는 서버 통째로 판매하기도"

엔비디아 제품과 회사 로고./로이터=뉴스1
엔비디아 제품과 회사 로고./로이터=뉴스1
인공지능(AI) 개발 분야에서 필수 장비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첨단 반도체가 암시장을 통해 중국 내에서 버젓이 유통 중이며, 일부 업체는 서버를 통째로 판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이든이 수출 규제한 엔비디아 칩, 중국서 버젓이 판매 광고


WSJ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통제했음에도 70개 이상 업체가 온라인에서 엔비디아 반도체 판매를 광고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상가보다 1만~2만5000달러(1400만~3500만원) 웃돈을 얹은 가격에 광고를 올렸다고 한다.

WSJ는 이중 25개 업체에 접촉했더니 이중 상당수가 매달 엔비디아 반도체 수십 개를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유통 경로에 대해 한 업체 관계자는 "항상 방법이 있다"고 답했다. WSJ는 업체 대부분이 주문 후 몇 주 안에 배송을 약속한 데다, 일부는 반도체 8개가 탑재된 서버를 통째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지하 유통망이 상당히 안정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대기업 수요를 충족할 정도로 유통망이 크지는 않지만 스타트업이나 연구기관 수요를 채우기에는 충분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WSJ는 유통업체들이 재고 없이 광고 글만 올렸거나 구형 엔비디아 반도체 개량품을 판매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밀수 대학생, 싱가포르 공항 버젓이 통과한 이유


신문은 현재 엔비디아가 AI 업체에 반도체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델, 슈퍼마이크로컴퓨터 등 업체를 경유해 AI 서버나 AI 시스템 형태로 유통한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이들 업체가 보유한 여분의 칩이 유통될 경우 추적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법조계 의견을 인용, 제3국을 통해 엔비디아 반도체를 밀수한다면 미국 규제를 회피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 중국인 대학생이 싱가포르에서 개당 100달러에 엔비디아 반도체 칩 6개를 밀수한 사건이 있었는데, 싱가포르 공항에서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기술 부품에 대해서는 현지 수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문제의 대학생에게 밀수를 지시한 인물은 '브라더 장'이라고 불리는 브로커로, 암시장에서 유명한 인물이라고 한다. 브라더 장은 WSJ 인터뷰에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등을 경유해 미국 제재를 회피했다고 밝혔다. 이 대학생은 WSJ 인터뷰에서 "조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기쁘다'며 "약간의 추가 수입도 얻을 수 있다는데 왜 안 하겠느냐"고 했다.

델과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 규제를 준수하고 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즉시 조치할 방침이라고 WSJ에 밝혔다. 엔비디아도 수출 규제를 철저히 따르고 있다고 했다.
  • 기자 사진 김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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