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수출·논알코올...신시장 개척 분주한 수제맥주

지영호 기자 기사 입력 2024.05.16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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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수제맥주]③시장 재편 생존전략

[편집자주] 편의점 냉장 코너를 장악했던 수제맥주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돈버는 수제맥주 회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상장 1호 축포를 쐈던 수제맥주회사는 헐값 매각도 여의치 않을만큼 망가졌다. 기회는 있다. 밀가루, 구두약같은 콜라보 제품으로 '펀슈머(fun+consumer)'의 흥미만 쫒던 수제맥주 시장이 품질경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몰락이냐 재도약이냐 기로에 선 수제맥주 시장의 변화를 추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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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맞고 있는 수제맥주업계가 타개책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존 영역을 넘어선 전략까지 동원하는 등 줄어드는 수요를 만회하기 위해 골몰하는 모양새다. 시장 확대를 위한 새로운 도전이 이어지고 있어 성과에 따라 수제맥주 시장이 재편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6일 맥주업계에 따르면 대표 수제맥주 기업인 세븐브로이는 이달부터 서울장수와 손잡고 장수맥주와 장수맥주마일드 2종을 출시했다. 제품은 막걸리의 주원료인 쌀을 적극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이종간 협업(컬래버)을 통해 신제품을 출시한 수제맥주업계에서 같은 주류사와 손잡고 제품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시장의 열기가 식자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곳도 늘어났다.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수출을 시작했다. 초도 발주금액 5만달러 이상으로 1회성 발주가 아닌 연간 계약이다.

진주햄이 최대주주인 카브루는 일찌감치 해외사업에 눈을 돌렸다. 2020년 하반기부터 수출을 시작해 지금까지 20개국 가까이 수출국을 늘렸다. 대한제분과 상표권 분쟁을 벌였던 세븐브로이도 수출을 타진 중이다.

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린 배경에는 국내 시장 인기와 더불어 온라인 주류 판매가 가능한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OECD 국가 중에서 온라인 주류 판매를 금지하는 곳은 한국과 폴란드 뿐이다. 한국은 전통주 등 일부 주류만 온라인 판매를 허용한다. 다만 국가별 수입규제 문턱을 넘어서는데 상당한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논알코올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수제맥주 기업도 등장했다. 기자 출신인 황지혜 대표가 이끄는 '부족한 녀석들'은 논알코올 맥주인 '어프리데이 페일에일'과 '어프리데이 스타우트'로 각종 품평회와 대회에서 호평을 받으며 논알코올 맥주는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깼다. 논알코올 맥주는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도 적극 활용 중이다. 현재 네이버쇼핑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수제맥주 맛집으로 입소문 난 아트몬스터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곳이다. 수도권에 7개 직영 가맹점을 둔 아트몬스터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국제 맥주대회에서 251관왕을 수상한 수제맥주업계의 챔피언으로 손꼽히는 브루어리다. 최근에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대표 아파트인 '래미안 원베일리'의 이름을 딴 '원베일리 맥주'를 올해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세븐브로이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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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대기업 관계자는 "마케팅 경쟁만 하던 수제맥주 시장에 틈새시장을 공략하면서 실력까지 갖춘 브루어리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이런 브루어리들은 소비자뿐 아니라 새로운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신규 자본의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맥주와 장수맥주마일드.
장수맥주와 장수맥주마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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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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