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티 '마이너스 매출' 허우적…카모 '4천억 증발'에도 비교불가 우위

김승한 기자 기사 입력 2024.05.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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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택시호출 시장 업계 실적 비교
우티, -105억원 매출, 568억원 적자
2022년 이어 2년 연속 마이너스 매출
카카오모빌리티 6000억원 매출 올려


우티(UT)가 202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매출'을 냈다. 최대 주주인 우버의 매출 인식 방법을 따른 데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파격적인 수수료 책정 등이 영향을 미쳤다. 택시를 운행할수록 적자인 구조 탓에 카카오택시 독주를 막겠다던 당초 목표도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회계 인식 변경에도 6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11일 우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10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출범 첫해인 2021년엔 45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2022년 -129억원을 기록하더니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 매출을 이어왔다. 적자 규모 또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21년 영업손실은 398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568억원으로 늘어났다.

마이너스 매출은 매우 드문 경우다. 마이너스 매출이 발생한 이유는 우티가 최대주주인 우버의 매출 인식 방법을 따르기 때문이다. 우버는 2020년부터 택시기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매출원가'에서 '매출차감'(Contra Revenue)으로 변경했다. 기존엔 매출에서 매출원가(기사 인센티브)를 차감해 매출총이익을 냈다면, 매출차감은 매출에서 바로 기사 인센티브를 빼 매출을 산출한다.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기사에게 현금성 인센티브를 과잉 집행하다 보니 마이너스 매출이 발생한 것이다.

실제 우티는 출범 후 가맹기사를 유치하기 위해 실질 가맹수수료 0%, 가맹 가입비 무료 정책을 이어갔다. 여기에 1건만 운행해도 가맹택시에 6000원, 일반택시에 3000원을 지급하는 등 현금성 지원을 강화한 게 매출에 독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돈을 벌기보단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투자만 한 셈이다.

우티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 부풀리기 의혹 및 가맹택시 수수료 논란 등으로 주춤한 틈을 타 점유율 확대를 꾀했으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지난해 하반기 우티 앱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 모바일인덱스 9월 기준)는 74만465명까지 증가하며 출범 이래 최대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 다시 하락세를 보이더니 지난달 기준 52만58명까지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카카오택시의 MAU는 1256만4932명이었다.

실적도 큰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연결 기준 매출 6018억원, 영업이익 38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24.4%, 98.5%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 인식 회계 기준을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바꾸면서 약 4000억원이 증발했음에도 우티와 비교할 수 없는 실적 규모다. 증권가에선 총액법 기준이었다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해 매출은 1조원을 무난히 돌파했을 것으로 본다.

업계는 국내 택시호출 시장에서 사실상 카카오택시 독점 구조가 견고해지면서, 과거 우버처럼 우티의 국내 시장 철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간 마이너스 매출을 기록하면서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였지만, 그만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다. 우티가 지난 3월 서비스명을 글로벌 플랫폼명과 동일한 '우버 택시'로 변경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티는 "글로벌 연계 강화 차원"이라고 설명하지만, 국내 시장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현지화 전략을 버리고 글로벌 공략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우티는 우버가 지분 51%, 티맵 운영사 티맵모빌리티가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우버는 2013년 8월 한국 시장에 진출했으나 불법 논란 등으로 철수했다. 그러다 8년 뒤인 2021년 4월 우버는 SK스퀘어 (87,500원 ▲7,100 +8.83%) 계열사인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합작법인 우티를 출범해 한국 시장에 재진출했다.
  • 기자 사진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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