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 세계 최초 'AI법' 통과…AI 규제 표준 되나

윤세미 기자 기사 입력 2024.03.14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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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을 규제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AI 기술을 활용한 생체정보 수집 및 분석을 금지하고 생성형 AI 학습에 사용된 자료 공개를 의무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된다. 위반한 기업엔 매출액의 7%까지 벌금이 부과된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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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회는 13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회의를 열어 AI법을 찬성 523표, 반대 46표로 가결했다. 기권은 49표였다.

EU의 포괄적 AI법은 세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AI 기술을 어떻게 규제할지 고심하는 가운데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 시장 집행위원은 "유럽은 AI 분야에서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표준 설정자가 됐다"고 자평했다.

법안은 27개 회원국의 서명을 거쳐 오는 6월 EU 관보에 게재된 뒤 내년 초 발효된다. 이후 단계적으로 도입돼 2026년 이후 전면 시행된다.

AI법은 AI 기술 사용에 따른 위험도를 4단계로 구분해 기업에 관련 의무를 차등 부과한다. 예컨대 개인의 사회적 신용 점수를 매기는 이른바 소셜스코어링이나 학교나 직장에서 사람들의 감정을 해석하기 위한 AI 사용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으로 간주해 전면 금지한다.

오픈AI의 챗GPT나 구글의 제미나이 등 생성형 AI 모델에 대해선 투명성 확보를 위해 기업이 AI가 제작한 콘텐츠임을 명시하도록 했다. 또한 AI 훈련에 사용된 원본 데이터를 공개하고 저작권 보호를 위해 불법적인 콘텐츠 생성은 AI 모델 설계 과정에서 미리 방지해야 한다.

만약 기업이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땐 위반 정도와 회사 규모에 따라 최대 3500만유로(약 503억원) 또는 전 세계 매출의 7%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물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법이 국제 AI 규제의 주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다른 나라도 이를 따를 수 있다고 봤다. 로펌 필스버리의 스티븐 파머 AI 전문가는 CNBC에 "유럽은 과거에도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을 가장 먼저 만들었고 이는 글로벌 표준으로 수렴됐다"며 "AI법도 그런 과정을 거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영국 로펌 하보틀앤드루이스의 엠마 라이트 파트너는 "AI 기술 변화 속도를 고려할 때 법안은 빠르게 구식이 될 수 있다"며 향후 법률 실행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기자 사진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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