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물 초근거리 배송서비스 스타트업 더캡틴이 방사능 측정기, 저울 무선 연동 키오스크 등 IT기기 도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 방류 이후 수산물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더캡틴은 월 매출이 5억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더캡틴에 따르면 지난 9월 6일 서울 노량진수산시장의 '손선장' 매장에 '수족관 수중 계측 방식 미세방사능 계측기'(이하 수족관 방사능 계측기)를 설치한 뒤 주 매출이 2배 이상 급증하기 시작했고, 월 매출이 4~5억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더캡틴의 매장이 19.2㎡(약5.8평) 수준의 소규모인 점을 고려할 때 노량진 톱3 매출 수준으로 파악된다.
더캡틴이 자체 개발한 수족관 방사능 계측기는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우리나라 해역의 실시간 방사능 감시시스템과 유사한 형태로 활어가 저장된 수조의 해수와 수산물의 방사능을 실시간 측정할 수 있다. 센서만 1000만원이 넘는 아이오딘화나트륨(NaI) 검출기를 활용해 0.1 마이크로시버트(μSv/h)까지 측정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수산시장 매장들이 휴대용 방사능 측정기를 사용하지만, 성능이 미흡해 소비자의 불안심리가 해소되지 않아 수족관 방사능 계측기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미세 방사능까지 측정 가능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9월 6일 설치 후 온라인 키워드 검색량 중 노량진 맛집 1위, 노량진 수산시장 맛집 1위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더캡틴은 일본 와세다 대학교와 중국 베이징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한 송한웅 대표가 설립했다. 액셀러레이터 엔피프틴파트너스에서 투자심사역을 맡던 송 대표는 해군 함정 장교 복무를 하면서 수산업에 대한 꿈을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더캡틴은 MBC 예능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개그우먼 이국주의 맛집으로 이름을 알렸다.
송 대표는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수산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을 자체 개발한 IT 기기로 해결하고 있다. 대표 개발 제품은 수족관 방사능 계측기 외에 수산시장 최초로 도입한 저울 무선 연동 키오스크와 갑각류 수율 계측기가 있다.
자체 개발한 저울 무선 연동 키오스크는 대게, 킹크랩 등 가격이 매일 변하는 시가 품목의 정확한 무게와 가격을 자체 개발한 스마트 저울을 탑재하고 있다. 더캡틴은 이 키오스크의 특허 출원도 추진 중이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대게, 킹크랩 등은 수산시장의 바가지요금 품목으로 지적됐다"며 "0.8㎏ 정도로 1㎏이 안 되는 대게도 반올림해 판매되는 사례가 많아 소비자들의 수산시장에 대한 인식이 안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판매 가격이 높은 갑각류는 정확한 무게를 측정해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갑각류 수율 계측기는 스펙트로미터 적외선(IR) 카메라 및 인공지능(A) 학습을 활용해 대게, 킹크랩의 등급을 알려준다. 소비자들이 C등급의 갑각류를 A등급으로 속아서 구매하는 사례를 막아주는 셈이다.
이 관계자는 "껍질이 두꺼운 대게, 킹크랩은 만져봐야 살수율을 알 수 있고,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같은 가격이라도 살수율에 따라 품질의 차이가 큰 만큼 갑각류 수율 계측기가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자체 개발 IT 기기를 도입한 더캡틴은 판매 상품 다각화도 추진하고 있다. 횟감의 방사능 안전을 우려하는 소비자를 위해 노르웨이, 캐나다, 러시아 갑각류 제품을 늘리고 있다. 실제 더캡틴 매출의 약 60%는 대게, 킹크랩 등의 갑각류에서 나온다. 회사는 활새우, 랍스터 유통도 진출할 예정이다.
또 메인 회 제품인 '제철 모듬 회 바다상자'는 대광어, 참돔부터 전복, 단새우, 오징어 숙회, 홍가리비 등 국내산 제철 해산물로 꾸몄다. 최근에는 오징어를 메인 재료로 한 '바다상자' '모듬회' 등도 출시했다. 이들 제품은 홈파티 또는 가을 나들이 철을 즐기는 캠핑족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관계자는 "싱싱한 오징어를 선보이기 위해 회사에서 직접 활차를 몰고 산지에서 오징어를 매입하고 있다"며 "비벼먹는 초장 소스를 개발해 소비자들이 오징어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했다.
더캡틴은 오는 10월 손선장 애플리케이션 출시하고 매장을 안양, 구리, 부천 수산시장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비디오 중심의 자체 앱은 소비자들의 수산물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매장 확대는 퀵 배송비 절감 효과 등으로 향후 더 가격 경쟁력 있는 제품 출시로 이어질 전망이다.
송한웅 더캡틴 대표는 "그동안 유튜브 콘텐츠, 파워 블로거 등을 통해 손선장을 소개해 왔고, 10월 중 앱 출시 후 자사몰 고객을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앱 출시 이후 월 매출 7억원 이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수산시장 내 가장 젊고 혁신적인 플레이어로, 수산 소비문화 변화의 선두에 앞장서고 있다"며 "수산시장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객 만족도를 위한 다양한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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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건우 차장 jai@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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