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샌드박스로 CVC 투자 활성화...대·중견기업 분리 규제해야"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3.09.1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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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얼라리언스, CVC 투자 활성화 토론회 개최

18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업형벤처캐피탈(CVC) 투자 활성화를 위한 쟁점과 과제 토론회'/사진=남미래 기자
18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업형벤처캐피탈(CVC) 투자 활성화를 위한 쟁점과 과제 토론회'/사진=남미래 기자
"CVC 투자 활성화를 막는 조항들을 빠르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야 합니다. "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18일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투자 활성화를 위한 쟁점과 과제 토론회'에서 "CVC의 특수목적회사(SPV) 설립을 허용하고, SPV에 규제샌드박스를 적용해 현행 규제를 우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스타트업 민관협력 단체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국내외 기업의 CVC 투자 현황을 살피고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CVC 업계 및 학계, 정부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CVC는 대기업이 전략적 투자를 위해 설립한 벤처캐피탈(VC)를 말한다. 일반 VC와 달리 모기업의 사업 계획에 필요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점이 특징이다. 원래 일반지주회사는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CVC를 소유할 수 없었지만, 2021년 말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CVC를 설립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일반지주회사의 CVC 지분 100% 보유 △부채비율 200% 제한 △펀드 외부자금 비중 40% 제한 △해외투자 한도 20% 제한 등 각종 규제로 CVC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강 교수는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해 CVC의 제도적 장벽을 해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국익과 사회적인 공익에 부합하는 SPV를 대상으로 규제샌드박스를 적용해 제도적 장벽을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며 "SPV를 공급망, 딥테크, 산학연계 등 국익에 부합하는 특정 정책 목적을 달성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규승 현대차 (216,500원 ▲1,000 +0.46%) 제로원 팀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 위한 CVC의 역할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인 제로원은 2017년 이후 200개 이상 국내외 스타트업에 약 1조30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독일, 싱가포르 등 세계 5개국에 혁신거점을 두고 전세계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노 팀장은 "현대차의 글로벌 혁신거점을 중심으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 CVC나 기업이 국내에 투자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삼성이나 현대차 등 대기업도 긴장하고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경쟁을 통한 선순환 구조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규모별로 CVC 규제를 다르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의 규제는 대기업보다 중견기업 CVC 투자를 더욱 규제하는 실정"이라며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분리해 규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7% 감소했지만 CVC 투자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며 "벤처투자 활성화와 혁신 촉진을 위해선 대·중견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활동과 연계한 독립법인 형태의 CVC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상당수의 CVC는 일반 VC와 유사한 운영체계를 갖출 수 밖에 없어 펀드의 외부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하지 않는 중견기업에 대해서는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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