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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K-99' 외신들도 주목…"복제 가능한가, 진위 아직 단정 못해"

윤세미 기자 기사 입력 2023.08.0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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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교차 검증 착수, '미확인 초전도체물질' 가능성도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사진=김현탁 교수 제공
퀀텀에너지연구소 및 한양대 연구진이 공개한 상온 초전도체 'LK-99'./사진=김현탁 교수 제공
한국 연구진이 과학계에서 '꿈의 물질'로 불리는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만들었다는 소식에 외신도 주목했다. 해당 기술이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구심이 적지 않다.

블룸버그와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지난달 한국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상온 초전도체 'LK-99'가 "한 세대에 한번 나올법한 과학적 돌파구가 될 수 있다"면서 "인류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 때문에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고 전했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인 물질을 말한다. 전기 저항이 없어 에너지 손실 없이 전기를 무한대로 보낼 수 있다. 자기공명영상(MRI), 자기부상열차나 에너지 손실 없는 송전망 등에 쓰일 수 있다. 전기 저항으로 속도 제한이 걸리는 컴퓨터 칩 같은 첨단 분야에도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물질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술로는 온도를 극한으로 낮추거나 상온에서 엄청난 압력을 가해야 초전도체를 얻을 수 있어 상업적으로 한계가 있었다. 때문에 상온·상압에서 실현가능한 초전도체는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성배로 여겨졌다. 이런 가운데 LK-99 발견 소식이 나온 것이다.

프린스턴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커피회사에서 일하는 알렉스 카플란은 NYT와 인터뷰에서 LK-99 소식을 듣고 "정말 충격적이었다"면서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내가 아는 모든 물리학과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려 이 소식을 공유했다"며 당시의 흥분을 전했다.

그러나 모두가 열광한 건 아니었다. 특히 열광했던 대부분은 전문가가 아니었다고 NYT는 전했다. 과학자들 대다수는 이미 초전도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가 제대로 증명해내지 못한 채 조용히 사라진 이들을 적지 않게 봐왔던 터라 LK-99 소식에 갑자기 전 세계 이목이 주목된 데 의아해했다는 것이다.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응축 물질 물리학자인 마이크 노먼은 로이터에 "우리는 이런 것을 '미확인 초전도체물질(USO)'라고 부른다"면서 "USO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다. 일부 유명 과학자들도 초전도체를 발견한 것으로 착각했던 사례가 있다. 누구나 속을 수 있다"며 LK-99의 진위에 의혹을 제기했다.

로이터는 LK-99를 입증할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다른 연구소에서 한국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안정적으로 복제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과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 연구진이 LK-99 복제에 착수했고 이르면 이번 주부터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에너지벤처스'의 에릭 툰 연구원은 "초전도를 검증하거나 입증하는 방법은 간단하지 않다"면서 "제대로 된다면 완전히 판도를 바꿀 수 있지만 더 많은 검증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도 교차 검증에 돌입한 상태다. 학회 측은 "LK-99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샘플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기자 사진 윤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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