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도 가세, 미국 주도권 휘청…시장에도 과잉투자 의구심 여전
창업 2년이 안 된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미국의 AI 주도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반도체에 이어 AI 분야에서도 패권 다툼을 벌이는 '글로벌 G2' 미중 기술경쟁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미국 실리콘밸리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오픈AI의 챗GPT와 견줄 정도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난 20일 오픈소스로 공개된 '딥시크 R1'에 대해선 오픈AI의 최신모델 'GPT-o1'을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투자가인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의 마크 안드레센 창업자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딥시크 R1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현장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미 정계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값싼 AI시대 온다"…파괴적 혁신, 게임체인저로 전문가들은 성능을 넘어선 문제를 제기한다. 딥시크 충격은 '5억달러(약7200억원)를 주고 만들던 AI를 500만달러(약 72억원)에 만들 수 있다면'이라는 의구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딥시크가 AI는 '규모의 경쟁'이라는 그동안의 믿음, 즉 게임의 패러다임을 깼다는 점이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딥시크가 주장하는 AI 훈련 비용은 560만달러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전문가 한 사람의 연봉 정도밖에 안 되는 금액이다. 오픈AI의 GPT-4 훈련비는 1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픈AI 경쟁사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까지도 AI 모델 하나를 개발하는 데 1억~10억달러가 든다고 밝혔다.
딥시크에 대한 입소문이 급속도로 확산한 게 지난 21일 트럼프 정부가 오픈AI와 함께 AI 인프라 구축에 5000억 달러를 쏟아 붓겠다고 발표한 뒤라 충격이 더 컸다. 백번 양보해 아직은 딥시크가 오픈AI의 챗GPT보다 더 뛰어나다고 확언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값싼 AI 시대가 온다'는 것은 게임 체인저가 되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 기술 칼럼니스트 케빈 루즈는 "딥시크의 혁신은 진짜"라며 "빅테크가 아니면 안 된다는 믿음도, 첨단 AI 모델을 구축하려면 최신칩과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가정도 깨졌다"고 말했다.
"스푸트니크 모멘트"…굴욕 넘어 공포 한편에선 미국의 중국 견제 무용론도 나온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부터 엔비디아 칩 수출 제한으로 시도했던 중국 견제정책이 결과적으로 실패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저가형 칩을 활용한 중국의 창의적인 해법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최신칩 H100은 중국 수출을 금지했지만 저가형 칩 H800은 수출을 허용했다. H800 정도면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중국이 H800으로 오픈AI의 챗GPT와 맞먹거나 챗GPT를 뛰어넘는 AI를 개발했다면 굴욕을 넘어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라는 얘기가 튀어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미국과 옛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 당시 미국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러시아의 세계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 발사 사건에서 유래한 용어다. 기술우위를 자신하던 국가가 후발 주자의 앞선 기술에 충격을 받는 순간을 뜻한다.
스푸트니크가 불러온 미국의 열등감은 1958년 NASA(미국 항공우주국)를 만들고 1969년 7월 달 착륙에 성공한 뒤에야 극복됐다.
"경쟁 총성 울린 지 오래"…對中 수출규제 범위 확대 가능성 워싱턴 정가에선 미국과 중국의 AI 안보 패권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넘어 총성이 울린 지 이미 오래라는 얘기도 나온다. 리창 중국 총리가 딥시크-R1 출시일이었던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딥시크 창업자 량언펑 대표를 만난 것도 이런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틱톡 운영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최근 플래그십 AI 모델 업데이트를 발표하면서 새 모델 성능이 오픈AI 모델을 뛰어넘는다고 주장했다. 중국 빅테크 알리바바도 29일 새로운 AI 모델 큐원 2.5-맥스를 출시하면서 딥시크를 능가하는 성능이라고 주장했다.
미 정가는 애써 당혹감을 감추면서 발빠르게 차기 해법을 모색하는 기류다. 대중 수출규제 강화가 첫 손에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초기 논의 단계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 통제 범위를 저사양 칩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반도체에 대한 매우 강력한 통제를 언급했다.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하면 엔비디아의 비싼 칩이 불필요해질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16.97% 급락했다가 다음날 저가 매수세로 8.93% 반등했지만 29일 다시 4.03% 하락했다. 시장에 딥시크 충격 이후 AI 과잉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딥시크는 미국 실리콘밸리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오픈AI의 챗GPT와 견줄 정도의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지난 20일 오픈소스로 공개된 '딥시크 R1'에 대해선 오픈AI의 최신모델 'GPT-o1'을 뛰어넘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실리콘밸리의 대표 벤처투자가인 안드레센 호로위츠(a16z)의 마크 안드레센 창업자는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딥시크 R1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현장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나서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미 정계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값싼 AI시대 온다"…파괴적 혁신, 게임체인저로 전문가들은 성능을 넘어선 문제를 제기한다. 딥시크 충격은 '5억달러(약7200억원)를 주고 만들던 AI를 500만달러(약 72억원)에 만들 수 있다면'이라는 의구심에서 출발한다는 것이다. 딥시크가 AI는 '규모의 경쟁'이라는 그동안의 믿음, 즉 게임의 패러다임을 깼다는 점이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딥시크가 주장하는 AI 훈련 비용은 560만달러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전문가 한 사람의 연봉 정도밖에 안 되는 금액이다. 오픈AI의 GPT-4 훈련비는 1억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픈AI 경쟁사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까지도 AI 모델 하나를 개발하는 데 1억~10억달러가 든다고 밝혔다.
딥시크에 대한 입소문이 급속도로 확산한 게 지난 21일 트럼프 정부가 오픈AI와 함께 AI 인프라 구축에 5000억 달러를 쏟아 붓겠다고 발표한 뒤라 충격이 더 컸다. 백번 양보해 아직은 딥시크가 오픈AI의 챗GPT보다 더 뛰어나다고 확언하기 어렵다고 하더라도 "'값싼 AI 시대가 온다'는 것은 게임 체인저가 되기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 기술 칼럼니스트 케빈 루즈는 "딥시크의 혁신은 진짜"라며 "빅테크가 아니면 안 된다는 믿음도, 첨단 AI 모델을 구축하려면 최신칩과 대규모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는 가정도 깨졌다"고 말했다.
"스푸트니크 모멘트"…굴욕 넘어 공포 한편에선 미국의 중국 견제 무용론도 나온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부터 엔비디아 칩 수출 제한으로 시도했던 중국 견제정책이 결과적으로 실패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저가형 칩을 활용한 중국의 창의적인 해법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의 최신칩 H100은 중국 수출을 금지했지만 저가형 칩 H800은 수출을 허용했다. H800 정도면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중국이 H800으로 오픈AI의 챗GPT와 맞먹거나 챗GPT를 뛰어넘는 AI를 개발했다면 굴욕을 넘어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AI 분야의 '스푸트니크 모멘트'"라는 얘기가 튀어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미국과 옛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 당시 미국을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었던 러시아의 세계 최초의 위성 스푸트니크 발사 사건에서 유래한 용어다. 기술우위를 자신하던 국가가 후발 주자의 앞선 기술에 충격을 받는 순간을 뜻한다.
스푸트니크가 불러온 미국의 열등감은 1958년 NASA(미국 항공우주국)를 만들고 1969년 7월 달 착륙에 성공한 뒤에야 극복됐다.
"경쟁 총성 울린 지 오래"…對中 수출규제 범위 확대 가능성 워싱턴 정가에선 미국과 중국의 AI 안보 패권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것을 넘어 총성이 울린 지 이미 오래라는 얘기도 나온다. 리창 중국 총리가 딥시크-R1 출시일이었던 지난 20일 베이징에서 딥시크 창업자 량언펑 대표를 만난 것도 이런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틱톡 운영사인 중국 바이트댄스는 최근 플래그십 AI 모델 업데이트를 발표하면서 새 모델 성능이 오픈AI 모델을 뛰어넘는다고 주장했다. 중국 빅테크 알리바바도 29일 새로운 AI 모델 큐원 2.5-맥스를 출시하면서 딥시크를 능가하는 성능이라고 주장했다.
미 정가는 애써 당혹감을 감추면서 발빠르게 차기 해법을 모색하는 기류다. 대중 수출규제 강화가 첫 손에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초기 논의 단계라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대중국 수출 통제 범위를 저사양 칩까지 확대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산업·무역 정책을 총괄할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반도체에 대한 매우 강력한 통제를 언급했다.
딥시크의 저렴한 AI 모델 개발 방식이 확산하면 엔비디아의 비싼 칩이 불필요해질 수 있다는 관측 속에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7일(현지시간) 16.97% 급락했다가 다음날 저가 매수세로 8.93% 반등했지만 29일 다시 4.03% 하락했다. 시장에 딥시크 충격 이후 AI 과잉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의문이 여전하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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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심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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