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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자비스처럼 일하네…"날 위한 앱 만들어 봐" 지시했더니

배한님 기자 기사 입력 2023.04.24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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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오토GPT 디스코드
/사진=오토GPT 디스코드
생성AI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질문을 하는 능력'이라고 전문가들은 입모았다. 그러나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좋은 질문'조차 필요하지 않게 됐다.영화 아이언맨의 AI(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연상시키는, '오토GPT(Auto-GPT)'다. 오토GPT는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이는 범용인공지능(AGI), 즉 강(强)인공지능의 초기 단계라는 평가를 받으며 IT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토GPT는 시그니피컨트 그라비타스(significant gravitas)라는 게임 및 소프트웨어 개발사가 GPT-4를 기반으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지난달 30일 개발자 플랫폼 깃허브에 공개됐다.

깃허브에 게시된 개발진 설명에 따르면 오토GPT는 인터넷에 접근하고, 장단기 메모리를 관리하며 GPT-4를 활용해 텍스트를 생성하고 파일을 저장·요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최종 목표를 위한 보조 업무를 찾아 반복·검토해 결과물을 내놓는다. 예를 들어 챗GPT로 앱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어떤 코드가 필요한지 하나하나 지시해 코드를 만드는 등 단계별로 일일이 일을 시켜야 했다. 그러나 오토GPT는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업무를 스스로 찾아 판단하고 완성본을 내놓는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사진=트위터 갈무리

Varun Mayya라는 개발자는 "오토GPT에게 나를 위한 앱을 만들라고 지시했더니, 필요한 프로그램 중 내 컴퓨터에 없는 것을 구글링해 찾아내 설치한 뒤 앱을 개발하더라"며 "나는 그저 보기만 했다"고 감탄했다.

IT업계는 오토GPT가 기계가 사람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강(强) 인공지능, AGI의 초기 형태라고 보고 있다. 인터넷에서 내용을 검색·조합하는 등 기존 방식을 벗어난 창의적인 업무 수행은 할 수 없지만, 업무를 반복하며 사용자가 제시한 목표로 가는 길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AGI와 유사하다는 평을 받는다. 챗GPT나 알파고 등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AI는 학습된 데이터를 조합해 결과물을 내놓는 약(弱) 인공지능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처럼 '오토GPT'가 AGI에 근접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데이터를 한 번에 기억·처리할 수 있는 'GPT-4(3만2000토큰)'의 등장 덕분이다. GPT-4는 GPT-3(4096토큰)보다 약 8배 많은 데이터를 다룰 수 있다.

AI 업계에 오래 재직한 한 개발자는 "GPT-4는 주간지 한 권 정도 내용을 한 번에 다룰 수 있다"며 "이 정도 기억력이라면 프로그램에 일을 시켜두면 알아서 인터넷도 검색하고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판단해 오토GPT를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토GPT는 챗GPT처럼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툴은 아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을 다룰 수 있어야만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GPT-4 수준의 성능을 갖춘 LLM(초거대 언어모델)이 받쳐줘야 쓸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료 서비스인 GPT-4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도 필요하다. 오토GPT 개발진은 메타(구 페이스북)의 라마(LLaMA)나 UC버클리 연합의 비쿠냐(Vicuna) 같은 모델로는 아직 오토GPT를 구동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GPT-4 외 모델에서 오토GPT를 사용할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한 AI 개발자는 "오토GPT는 어차피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누구나 다른 모델에 붙여볼 수는 있다"며 "충분한 성능을 낼 수 있는 다른 모델을 찾아 적용한다면 다른 라마, 알파카, 비쿠나 등 무료 모델에서도 오토GPT를 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연구가 이뤄져 경량화한 LLM 모델에 오토GPT를 적용한다면 자비스와 같은 '손 안의 비서'를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 기자 사진 배한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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