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국' 엇박자 내는 테슬라…"상하이에 '메가팩' 공장 건설"

박가영 기자 기사 입력 2023.04.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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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 테슬라 매장/로이터=뉴스1
중국 베이징 테슬라 매장/로이터=뉴스1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에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인 메가팩 생산 공장을 건설한다. 미국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탈중국'을 고려하는 다른 서방 기업들과는 대비되는 행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상하이에서 테슬라의 메가팩 생산 공장 건설 계약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톰 주 테슬라 부석 부사장, 타오 린 테슬라 부사장, 우칭 상하이 부시장 등이 참석했다. 올해 3분기 착공에 들어가 내년 2분기 생산을 시작할 계획으로, 연간 1만개의 메가팩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메가팩은 테슬라가 생산하는 산업 설비용 대용량 에너지 저장장치다. 메가팩은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를 저장해 놓았다가 바람이 불지 않거나 햇빛이 비치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테슬라의 새로운 공장은 상하이 린강 자유무역구에 들어설 예정이다. 테슬라는 이미 이곳에 전기차 생산기지인 기가팩토리를 두고 있다. 지난해 기가팩토리에서는 71만대의 전기차가 생산됐다. 테슬라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넘는 규모다. 린강 자유무역구 관계자는 테슬라 메가팩 공장이 들어설 경우 1000억위안(약 19조1800억원) 가치의 또 다른 산업 단지가 조성될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트위터를 통해 공장 건설 계획을 직접 언급했다. 머스크 CEO는 "상하이에 메가팩 공장을 여는 건 캘리포니아 메가팩 생산을 보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슬라 메가팩 공장 건설 소식은 프랑스 항공기 제조사 에어버스가 중국 톈진의 조립 공장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는 투자에 나선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나왔다. 기욤 포리 에어버스 CEO는 지난 6일 중국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관련 협정에 서명했다.

테슬라와 에어버스의 중국 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중국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수십 년간 중국에서 제조 및 판매 기반을 키워온 애플 등 서방 기업들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미·중 갈등을 겪으며 탈중국 전략에 돌입한 것과는 대비돼서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테슬라 전체 매출의 약 23%는 중국에서 나온다. 중국 토종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에 중국 내 전기차 판매 1위 자리를 내준 테슬라는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에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1월 테슬라의 중국 내 판매량은 전달 대비 18%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떠오르는 전기차 신성 비야디의 본거지인 중국은 테슬라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지난 8일부터 비공개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이라고 전했다. 머스크 CEO의 방중은 2020년 1월 이후 3년 만이다. 앞서 로이터통신도 머스크 CEO가 이르면 이달 중국 방문을 계획하고 있으며 리창 신임 중국 총리와의 만남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테슬라 측은 머스크 CEO의 방중 일정에 관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 기자 사진 박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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