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루시드, 직원 1300명 해고…테슬라발 할인 경쟁 탓?

정혜인 기자 기사 입력 2023.03.29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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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절감' 목적 구조조정, 2분기까지 마무리…
"테슬라 가격인하 스타트업 수요 흔들, 실적 부담"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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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기차 후발주자 업체들이 연이어 직원 감축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치솟은 지출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인 동시에 선두주자 테슬라가 최근 촉발한 전기차 가격인하 경쟁에 따른 구조조정이란 분석이다.

미 전기차 업체 루시드는 28일(현지시간) 비용절감을 위한 대규모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직원 약 18%를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피터 롤린슨 루시드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향후 수 개월 이내에 1300명을 해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루시드의 전체 직원 수는 7200명이다.

롤린슨 CEO는 서한에서 "감원은 임원을 포함한 거의 모든 직원과 조직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향후 3일 동안 구조조정 대상이 된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시점에서 중요하지 않은 모든 지출을 검토해 비용 관리를 위한 지속적인 조처를 하고 있다"며 "이번 구조조정을 올해 2분기 말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루시드는 이번 인력 감축과 관련 2400만~3000만달러(약 312억1200만원~390억15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전기차 후발주자인 루시드는 현재 고급세단 전기차인 '에어'만 출시했는데, 이마저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루시드의 매출액은 2억577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3억260만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앞서 발표한 올해 생산 목표치도 1만~1만4000대로 시장 전망치(2만1815대)에 못 미쳤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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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전기차 업계의 직원감축 등의 구조조정은 연준의 계속된 금리인상으로 인한 지출비용 증가 속 업계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촉발한 가격 인하 경쟁 탓이라고 봤다. 업계 1위인 테슬라가 공격적인 가격인하 정책을 펼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 루시드 등 전기차 스타트업의 점유율과 수요는 줄어 매출부진과 경영위기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추가 충격을 막고자 미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전기차 스타트업인 어라이벌은 지난 1월 직원 절반을 해고했고,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던 리비안도 지난해 7월 직원 6%를 감축한데 이어 지난달에도 직원 6%를 더 내보냈다. 당시 리비안은 자동차생산 증대와 수익성 강화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감원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리비안이 주가 폭락, 경기둔화 등으로 인한 자금난을 겪는 상황에서 테슬라발 전기차 가격경쟁에 대비하고자 추가 감원에 나선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존 머피 애널리스트는 앞서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를 판매하더라도 이익을 거의 남기지 못하는 구조"라며 "테슬라가 촉발한 가격인하 경쟁이 전기차 업계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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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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