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새주인' 카카오…멜론 몰아주기 가능성? 결합심사 쟁점 부각

세종=김훈남 기자 기사 입력 2023.03.12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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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벌였던 치열한 인수전 경쟁이 12일 막을 내렸다. 하이브는 이날 SM에 대한 인수 절차 중단을 선언했고, 카카오 측은 앞으로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SM 경영권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성동구 SM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두고 하이브와 카카오가 벌였던 치열한 인수전 경쟁이 12일 막을 내렸다. 하이브는 이날 SM에 대한 인수 절차 중단을 선언했고, 카카오 측은 앞으로 추가 지분을 확보하고 SM 경영권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성동구 SM 본사의 모습. /사진=뉴스1


에스엠 (80,200원 ▲2,100 +2.69%)엔터테인먼트(SM)의 인수자가 하이브 (214,000원 0.00%)에서 카카오 (36,050원 ▲900 +2.56%)로 바뀌면서 이들 기업의 결합 심사 쟁점도 변화할 전망이다. 하이브와 SM의 결합이 동종 엔터 산업에서의 '수평결합' 성격이 짙었던 반면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의 SM 인수는 카카오의 여러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수직결합' 성격을 띠기 때문이다. 당국은 카카오가 갖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서비스 '멜론' 등 플랫폼을 통한 음원·엔터 산업의 경쟁제한성(독과점) 가능성에 맞춰 결합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기업이 자산 또는 매출액 300억원 이상인 상장사 주식을 15% 이상 취득할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해야 한다.

하이브는 지난달 SM 인수를 공식화하고 6일 공개매수를 진행할 결과 지분 15.78%를 확보했다. 현행법상 기업결합일로부터 30일 이내인 다음달 5일까지 공정위에 기업결합신고를 해야한다.

다만 하이브는 12일 카카오와 협의를 거쳐 SM 인수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오는 26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SM 지분 39.9%를 확보할 예정인 만큼 하이브의 SM 지분에 대해선 지배력이 없다는 판단이 유력하다. 공정위는 향후 카카오의 기업결합 심사 신청이 접수되면 카카오를 중심으로 시장경쟁제한 여부를 살필 계획이다.

회사의 인수 주체가 하이브에서 카카오로 바뀌면서 경쟁제한성을 판단하는 쟁점도 바뀔 전망이다. 하이브는 SM과 같은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탓에 두 기업의 결합 시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는 '수평결합'의 성격이 강했다. 음악 콘텐츠와 공연, 굿즈(공식상품) 등 두 회사가 참여하는 분야를 정하고 그에 따른 시장점유율과 가격 담합가능성 등 경쟁제한 여부가 기업결합심사의 쟁점이었다.

카카오는 하이브와 달리 플랫폼이 주력인 기업이다. 매니지먼트 분야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계열사를 두고 있지만 인터넷 플랫폼 중심으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카오의 SM 인수는 엔터 기업 간의 결합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의 엔터기업 인수 즉, '수직결합' 성격이 있다는 게 경쟁당국의 설명이다. '수평결합' 심사에서 '수직결합' 혹은 두 종류 기업결합 성격이 공존하는 '혼합결합' 심사로 바뀌는 만큼 결합심사의 주안점도 달라져야 한다고 한다.

카카오-SM 결합 시 떠오르는 대표적인 쟁점은 카카오가 보유하고 있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멜론'을 통한 경쟁제한성이다. 두 기업의 결합 이후 SM에서 만드는 음악 콘텐츠가 멜론에 독점적으로 공급되거나 타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될 경우 공정위는 시장의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카카오엔터에 대한 연예 사업 분석을 통해 SM 인수 시 예상되는 점유율 확대, 시장지배력 발생 여부 등도 결함심사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행법은 신청 이후 30일 안에 기업결합 심사를 마치도록 규정했고 최대 90일까지 심사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며 "기업의 자료 제출 보완 등 (심사가 중단되는) 절차를 고려하면 6개월에서 1년까지 심사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M인수의 경우 지분 확보 과정에서 관심이 뜨거웠고 지분 인수로 실제 경영권 행사가 가능해진 이후 결합심사를 진행한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심사를 진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자 사진 세종=김훈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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