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업팩토리]의료용 내비게이션, CT기반으로 환자 신체 3D모델링
[편집자주] '테크업팩토리'는 스타트업과 투자업계에서 가장 '핫'한 미래유망기술을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우리의 일상과 산업의 지형을 바꿀 미래유망기술의 연구개발 동향과 상용화 시점, 성장 가능성 등을 짚어봅니다.
#의료기기 디스플레이에 3D그래픽으로 구현한 환자의 신체 복부 해부도가 나온다. 장기의 모양이나 위치, 혈관, 신경의 크기나 방향은 물론 환자의 호흡이나 수술 시 예상되는 움직임까지 구현한다. 수술 전 해부도를 확인한 의료진들은 환자의 수술 절개 위치를 수정했다. 당초 절개를 계획한 위치에 혈관이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의료진은 수정한 방식으로 수술을 진행해 과다출혈이나 합병증을 막을 수 있었다.
의료계 유망 기술로 떠오른 '의료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한 가상의 이야기다. 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환자의 신체 사진에서 병변의 존재 유무나 위치를 찾는 데서 나아가 정확한 해부적 구조 정보를 3D그래픽으로 재구성하고 수술 전략을 찾아주는 솔루션까지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존슨앤존슨즈와 인튜이티브서지컬, 메드트로닉 등이 해당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 스타트업 휴톰도 관련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쌍둥이도 서로 다른 신체구조…3D로 명확한 정보 제공" 의료용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이유는 신체의 장기와 신경, 혈관 등이 사람마다 제각각의 형태로 뒤엉켜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수술 경로나 범위를 설정하면 자칫 과출혈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의료사고로도 이어진다.
의료기기 업계관계자는 "혈관이나 장기의 모양이나 크기 등은 사람마다 모두 달라 환자마다 수술 부위, 방향, 크기 등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 드라마에서 종종 의료진들이 환자의 신체 상태를 보고 서로 다른 수술 전략을 내놓고 격론을 벌이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의료진들은 수술 전에 장기·신경·혈관 등 신체 정보를 최대한 정확히 알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의료용 내비게이션은 CT(컴퓨터 단층촬영)의 2차원·흑백 사진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3D그래픽으로 구현해 신체 모양을 실제처럼 정확히 제공한다. 여기에 제조사에 따라서는 AI기술을 활용해 장기나 혈관 종류 등을 인식하고 색상이나 표식으로 구분시키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CT사진을 3D로 구현하는 것은 그래픽 기술로도 가능할 수 있다"며 "그러나 2D의 CT사진만으로 동맥과 정맥 등 혈관과 장기를 명확히 구분하고 수술 시 호흡이나 도구 사용으로 인한 움직임을 예측하는 기술은 의료정보와 데이터, 고도화된 AI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수술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냐가 의료용 내비게이션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수술 전문의가 설립한 휴톰…페이스북 제친 AI기술력으로 주목 형우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위암센터장이 창업한 휴톰은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 대표는 로봇수술만 2000여차례 집도한 전문의기도 하다. 휴톰의 의료용 내비게이션 'RUS'는 형 대표의 의료 경험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정보의 효용성을 높였다. 신체를 최소한으로 절개하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 시 실질적으로 수술 카메라로 보게 될 시야를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AI를 통해 CT로는 보이지 않는 수술 시 복부팽창(기복)을 예측하거나 동맥과 정맥의 위치를 보정·구분하는 기술도 휴톰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복강경 수술 시에는 배 속에 가스를 주입해 수술공간을 확보하는데 기복은 환자의 성별, 나이, BMI에 따라 양상이 달라 예측이 쉽지 않다. 혈관 종류에 대한 구분도 CT촬영만으로는 파악이 어렵다. 휴톰은 1000여건이 넘는 수술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이를 예측한다.
휴톰 관계자는 "의료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만드려는 회사들 모두 AI를 통해 의료진들에게 효용성이 높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한다"며 "휴톰은 AI 관련 인력이 전체의 80%에 달할만큼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휴톰은 2020년 컴퓨터비전·딥러닝 분야 학술대회인 CVPR2020에서 페이스북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2021년에는 의료 컴퓨팅 학술대회 'MICCAI 2021'에서 수술 동영상 분석 챌린지로 1위를 차지했다. 휴톰이 보유한 AI 관련 특허는 31개, 해외 학술지 논문 및 학회 발표 경험은 20여차례에 달한다.
"연 2500만 복강경·로봇수술 겨냥…투자자들도 베팅" 관건은 시장이다. 이제 기술이 상용화되기 시작한 만큼 의료계가 얼마나 내비게이션을 사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휴톰 측도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인 만큼 상당히 많은 곳에서 도입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포브스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복강경·로봇수술 건수는 연간 2500만건에 달한다. 휴톰은 이중 73%(912만건)인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수술에서 의료용 내비게이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은 필수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휴톰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 병원 건립 중인 SK는 물론 복강경 제조사 스트라이커, 올림푸스, 경쟁사이기도 한 존슨앤존슨즈와 메드트로닉에서도 휴톰 서비스 연계·제휴를 논의하고 있다"며 "다양한 로봇 제조사들과 제휴를 맺고 있어 실증 및 해외진출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시장성이 높다는 데 베팅했다. 휴톰은 지난 2월 IMM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서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휴톰은 내년 중 코스닥 시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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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유망 기술로 떠오른 '의료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사용한 가상의 이야기다. 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환자의 신체 사진에서 병변의 존재 유무나 위치를 찾는 데서 나아가 정확한 해부적 구조 정보를 3D그래픽으로 재구성하고 수술 전략을 찾아주는 솔루션까지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존슨앤존슨즈와 인튜이티브서지컬, 메드트로닉 등이 해당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국내 스타트업 휴톰도 관련 영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쌍둥이도 서로 다른 신체구조…3D로 명확한 정보 제공" 의료용 내비게이션이 필요한 이유는 신체의 장기와 신경, 혈관 등이 사람마다 제각각의 형태로 뒤엉켜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특징을 고려하지 않고 수술 경로나 범위를 설정하면 자칫 과출혈이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심각한 경우 의료사고로도 이어진다.
의료기기 업계관계자는 "혈관이나 장기의 모양이나 크기 등은 사람마다 모두 달라 환자마다 수술 부위, 방향, 크기 등을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 드라마에서 종종 의료진들이 환자의 신체 상태를 보고 서로 다른 수술 전략을 내놓고 격론을 벌이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의료진들은 수술 전에 장기·신경·혈관 등 신체 정보를 최대한 정확히 알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의료용 내비게이션은 CT(컴퓨터 단층촬영)의 2차원·흑백 사진을 다양한 각도에서 볼 수 있는 3D그래픽으로 구현해 신체 모양을 실제처럼 정확히 제공한다. 여기에 제조사에 따라서는 AI기술을 활용해 장기나 혈관 종류 등을 인식하고 색상이나 표식으로 구분시키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CT사진을 3D로 구현하는 것은 그래픽 기술로도 가능할 수 있다"며 "그러나 2D의 CT사진만으로 동맥과 정맥 등 혈관과 장기를 명확히 구분하고 수술 시 호흡이나 도구 사용으로 인한 움직임을 예측하는 기술은 의료정보와 데이터, 고도화된 AI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얼마나 수술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하냐가 의료용 내비게이션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수술 전문의가 설립한 휴톰…페이스북 제친 AI기술력으로 주목 형우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위암센터장이 창업한 휴톰은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형 대표는 로봇수술만 2000여차례 집도한 전문의기도 하다. 휴톰의 의료용 내비게이션 'RUS'는 형 대표의 의료 경험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정보의 효용성을 높였다. 신체를 최소한으로 절개하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수술 시 실질적으로 수술 카메라로 보게 될 시야를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AI를 통해 CT로는 보이지 않는 수술 시 복부팽창(기복)을 예측하거나 동맥과 정맥의 위치를 보정·구분하는 기술도 휴톰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복강경 수술 시에는 배 속에 가스를 주입해 수술공간을 확보하는데 기복은 환자의 성별, 나이, BMI에 따라 양상이 달라 예측이 쉽지 않다. 혈관 종류에 대한 구분도 CT촬영만으로는 파악이 어렵다. 휴톰은 1000여건이 넘는 수술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이를 예측한다.
휴톰 관계자는 "의료용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만드려는 회사들 모두 AI를 통해 의료진들에게 효용성이 높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경쟁한다"며 "휴톰은 AI 관련 인력이 전체의 80%에 달할만큼 관련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휴톰은 2020년 컴퓨터비전·딥러닝 분야 학술대회인 CVPR2020에서 페이스북을 제치고 1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2021년에는 의료 컴퓨팅 학술대회 'MICCAI 2021'에서 수술 동영상 분석 챌린지로 1위를 차지했다. 휴톰이 보유한 AI 관련 특허는 31개, 해외 학술지 논문 및 학회 발표 경험은 20여차례에 달한다.
"연 2500만 복강경·로봇수술 겨냥…투자자들도 베팅" 관건은 시장이다. 이제 기술이 상용화되기 시작한 만큼 의료계가 얼마나 내비게이션을 사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휴톰 측도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인 만큼 상당히 많은 곳에서 도입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포브스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 세계 복강경·로봇수술 건수는 연간 2500만건에 달한다. 휴톰은 이중 73%(912만건)인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기과 수술에서 의료용 내비게이션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은 필수적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휴톰 관계자는 "현재 중국에 병원 건립 중인 SK는 물론 복강경 제조사 스트라이커, 올림푸스, 경쟁사이기도 한 존슨앤존슨즈와 메드트로닉에서도 휴톰 서비스 연계·제휴를 논의하고 있다"며 "다양한 로봇 제조사들과 제휴를 맺고 있어 실증 및 해외진출을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시장성이 높다는 데 베팅했다. 휴톰은 지난 2월 IMM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서 17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휴톰은 내년 중 코스닥 시장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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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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