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브랜드 오아, OEM 가격경쟁력 앞세워 상장 재도전

박기영 기자 기사 입력 2024.1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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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가전업체 오아가 3년만에 상장을 재추진한다. 이 회사는 중국 OEM(주문자 상표부착 생산)을 활용한 낮은 원가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오아는 지난 17일 미래에셋비전스팩2호 (2,155원 ▲60 +2.86%)와 합병을 결정했다. 존속법인은 오아다. 이번 합병에서 오아는 기업가치 577억원으로 스팩과 합쳐 시가총액 676억원으로 상장을 준비 중이다.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내년 6월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오아는 2021년 한국거래소에 직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다가 철회한 바 있다.

오아는 3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생활가전과 건강가전 중심의 '오아'와 계절가전·주방가전 등을 판매하는 '보아르', 건강식품 브랜드 '삼대오백' 등이다. 취급 품목은 가습기, 제습기, 안마기, 청소기, 단백질 보충제, 아르기닌 등 약 600여개다.

4분기 실적 추정치를 합산한 예상매출액은 1013억원이다. 회사는 2028년까지 매출액을 1411억원으로 40%가량 늘리고, 영업이익률도 15%대로 향상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자사 사업부문을 생활가전, 계절가전, 건강가전, 주방가전, 건강푸드 5개로 분류한다. 이중 건강가전(안마기, 체중계 등)과 계절가전 매출액을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봤다.

오아는 이번 상장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상장에 실패할 경우 투자금 회수 문제로 유동성 압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3분기 말 기준 오아의 현금성 자산(현금+단기금융상품)은 102억원 수준에 그친다.

오아는 이번 스팩상장을 위해 올해부터 지분 정리를 진행했다. 최대주주인 김상무 대표가 자기 주식 79만주를 무상으로 회사에 증여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자기가 보유한 주식 25만주를 포지티브세컨더리벤처투자조합제1호 등에 21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아울러 33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2020년 전환사채(CB) 등을 통해 투자받았던 주식을 회사가 매입해 소각하면서 김 대표 지분율이 높아지자 이를 분산하기 위해서다.

오아의 강점은 동종업계 대비 낮은 원가다. 오아의 3분기말 기준 매출액 대비 원가 비중은 56.55%다. 이는 파세코 90.90%, 신일전자 76.27%, 위닉스 77.11%, 쿠쿠홀딩스 61.37%와 비교해 눈에 띄게 낮은 수준이다. 원가율이 낮은 이유는 오아가 자체생산(제품)없이 중국 OEM업체를 통해 완제품(상품)을 받기 때문이다.

비교 기업은 모두 자체생산과 상품 유통을 병행한다. 이중 매출액 대비 상품 비중이 높은 곳은 신일전자(86.90%)다. 이어 위닉스(32.09%), 파세코(15.20%) 등이다. 쿠쿠홀딩스의 경우 3분기 상품 및 제품 비중을 공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기준으로 상품 비중은 20.88%다.

실제 3분기 기준 오아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율은 8.88%로 경쟁업체 중 2번째였다. 쿠쿠홀딩스 11.13%, 위닉스 1.67%, 신일전자 2.36%를 각각 나타냈다. 파세코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오아는 낮은 원가로 확보한 수익을 공격적인 마케팅에 쓰고 있다. 3분기말까지 광고선전비로 57억원을 썼는데, 매출이 4배에 가까운 위닉스(매출 2749억원)와 비슷한 수준(63억원)이다. 같은 기간 경쟁사 광고선전비는 신일전자 9억원, 파세코 10억원에 그쳤다. 다만 쿠쿠홀딩스는 43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광고선전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비교하면 오아(8.03%), 쿠쿠홀딩스(7.33%), 위닉스(2.29%), 파세코(0.84%), 신일전자(0.66%) 순이다.

다만 오아의 약점 역시 낮은 원가에서 나올 수 있다. 중국OEM 제품인 만큼 '싸구려' 이미지가 생기지 않게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아 관계자는 "중국 자회사를 통해 상품 선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중국과 오랜 기간 거래했기 때문에 신뢰관계가 쌓인 만큼 공급 안정성을 확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앞서 오아는 2019년과 2020년 CB(전환사채)와 RCPS(상환전환우선주) 등의 방식으로 받은 123억원의 투자금을 수익까지 붙여서 되돌려줬다. 투자 전환가는 CB 4090원, RCPS는 8300원이다. 이는 2021년 예비심사 신청 직전 모두 주식으로 전환됐으며 투자자의 총 주식수는 292만여주(약 47%)다. 오아는 지난해 상반기 이 주식을 주당 9500원에 인수해 188만여주를 사들였다. 총 178억원이 쓰였다. 나머지 104만여주 중 일부는 후순위 투자자가 사들였다.

오아 관계자는 "자체 특허와 연구조직 등을 활용해 상품 개발 중"이라며 상장 준비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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