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차이 나는 중국을 불편부당한 시선으로 바라봅니다.
2010년대 초반 중국 상하이의 스마트폰 매장에서 한 중국인 모녀의 대화를 우연히 엿들은 적이 있다. 50대 모친이 갤럭시 노트2가 마음에 드는 듯 딸에게 가격을 물었다. 딸이 가격이 5000위안(약 90만원)이 넘는다고 답하자 "그래봤자 스마트폰인데 5000위안이나 주고 살 필요가 있냐"는 내용이었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때였다. 그 후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저렴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상승하는 동안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다 1%대로 내려왔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에 관심이 많은 중국 소비자와 저렴한 가격에 쓸 만한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잘 나타내는 사례다.
그동안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잘 버티고 있었는데,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아이폰도 위태로워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스마트폰이 1억4000만대 팔릴 정도로 방대한 중국 시장의 규모 덕분에 화웨이,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가 아이폰의 전 세계 매출이나 폴더블폰 같은 프리미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중국 시장에서 6위로 밀려난 애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아이폰의 중국 시장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3.1% 감소하며 4년 만에 상위 5위권 밖인 6위로 밀려났다.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 대비 8.9% 늘어난 7160만대에 달했는데, 아이폰만 뒷걸음질한 것이다.
1~5위는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비보가 점유율 18.5%로 1위를 꿰찼고 화웨이가 한 발 뒤진 18.1%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화웨이는 작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50% 넘게 급등하며 가장 빨리 성장했다.
2019년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을 접다시피한 화웨이는 지난해 8월말 7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칩을 장착한 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화웨이는 4000위안(약 76만원) 이상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3~5위는 오포, 아너, 샤오미가 나란히 차지했다. 오포는 중국 젊은 세대에 어필하는 제품으로 점유율 15.7%를 차지했으며 아너는 화웨이 산하 브랜드였으나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워지자 2020년 화웨이가 분사시킨 브랜드다. 샤오미는 전기차 SU7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도 한층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중국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여전히 애플의 점유율이 높지만,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은 중국 로컬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글로벌 폴더블폰 1위를 차지한 화웨이 삼성으로 돌아가보자. 중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급감했지만, 2019년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며 주도하기 시작한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은 지난해 중국에서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화웨이, 비보, 아너,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경량화된 폴더블폰을 앞다퉈 발표하면서 중국 폴더블폰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으며 화웨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을 제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폰 출시로 작년 동기 대비 49% 성장했으며 화웨이는 35%의 점유율로 삼성을 제치고 처음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화웨이의 폴더블폰 출하량이 작년 동기 대비 무려 257% 성장하며 출하량이 42% 감소한 삼성을 추월한 것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5G 폴더블폰이 화웨이의 1분기 출하량 증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1년 전만 해도 LTE 폴더블폰밖에 없었던 화웨이는 작년 9월 북-타입 폴더블 폰인 '메이트 X5'를 출시했으며 '메이트 X5'는 3분기 연속 베스트 셀러를 차지했다. 폴더블폰은 '클램셸(조개 모양) 타입'과 '북 타입'으로 나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과 Z 폴드가 각각 이에 해당한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폴더블폰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오포가 '파인드 N2' '파인드 N2 플립'을 출시했으며 4월에는 화웨이가 '메이트 X3'를 내놓았고 하반기에는 샤오미, 오포도 폴더블폰을 출시했다. 올해 3월에는 화웨이가 첫번째 5G 클램셸 타입인 '포켓2'를 출시했으며 2분기에는 비보가 'X 폴드3', 아너가 '매직 V 플립'를 내놓는 등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이 폴더블폰 진입을 가속화하는 이유는… 올해 2분기 중국 폴더블폰 시장은 작년 동기 대비 105% 성장한 257만대를 기록했다. 화웨이가 41.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비보가 2위(23.1%), 아너가 3위(20.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로 작년 3분기(15.4%) 대비 12.4%포인트 쪼그라들었다.
화웨이, 비보, 아너 등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 가속화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급감한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폴더블폰 진입을 가속화한 이유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2022년 1310만대에 불과했던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2027년 1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고가의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39%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현지증권사인 민생증권은 올해 화웨이와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폴더블폰을 내놓을 계획이며 다른 업체도 폴더블폰 출시를 서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중국 폴더블폰 시장이 세계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2라운드 대결이 본격화될 것 같다. 삼성전자의 선전을 기대한다.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던 때였다. 그 후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저렴한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보급률이 급상승하는 동안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다 1%대로 내려왔다.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에 관심이 많은 중국 소비자와 저렴한 가격에 쓸 만한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의 경쟁력을 잘 나타내는 사례다.
그동안 애플이 중국 시장에서 잘 버티고 있었는데,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아이폰도 위태로워졌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스마트폰이 1억4000만대 팔릴 정도로 방대한 중국 시장의 규모 덕분에 화웨이,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업체가 아이폰의 전 세계 매출이나 폴더블폰 같은 프리미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중국 시장에서 6위로 밀려난 애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아이폰의 중국 시장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3.1% 감소하며 4년 만에 상위 5위권 밖인 6위로 밀려났다. 2분기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 대비 8.9% 늘어난 7160만대에 달했는데, 아이폰만 뒷걸음질한 것이다.
1~5위는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비보가 점유율 18.5%로 1위를 꿰찼고 화웨이가 한 발 뒤진 18.1%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화웨이는 작년 동기 대비 출하량이 50% 넘게 급등하며 가장 빨리 성장했다.
2019년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을 접다시피한 화웨이는 지난해 8월말 7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칩을 장착한 5G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를 출시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화웨이는 4000위안(약 76만원) 이상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
3~5위는 오포, 아너, 샤오미가 나란히 차지했다. 오포는 중국 젊은 세대에 어필하는 제품으로 점유율 15.7%를 차지했으며 아너는 화웨이 산하 브랜드였으나 미국 정부의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워지자 2020년 화웨이가 분사시킨 브랜드다. 샤오미는 전기차 SU7을 출시하면서 스마트폰도 한층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중국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여전히 애플의 점유율이 높지만,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거센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중저가 스마트폰은 중국 로컬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고가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아이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글로벌 폴더블폰 1위를 차지한 화웨이 삼성으로 돌아가보자. 중국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급감했지만, 2019년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를 출시하며 주도하기 시작한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은 지난해 중국에서 1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화웨이, 비보, 아너, 오포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경량화된 폴더블폰을 앞다퉈 발표하면서 중국 폴더블폰 시장이 급성장하기 시작했으며 화웨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을 제쳤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폰 출시로 작년 동기 대비 49% 성장했으며 화웨이는 35%의 점유율로 삼성을 제치고 처음 1위를 차지했다. 1분기 화웨이의 폴더블폰 출하량이 작년 동기 대비 무려 257% 성장하며 출하량이 42% 감소한 삼성을 추월한 것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5G 폴더블폰이 화웨이의 1분기 출하량 증가를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1년 전만 해도 LTE 폴더블폰밖에 없었던 화웨이는 작년 9월 북-타입 폴더블 폰인 '메이트 X5'를 출시했으며 '메이트 X5'는 3분기 연속 베스트 셀러를 차지했다. 폴더블폰은 '클램셸(조개 모양) 타입'과 '북 타입'으로 나뉜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과 Z 폴드가 각각 이에 해당한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폴더블폰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월 오포가 '파인드 N2' '파인드 N2 플립'을 출시했으며 4월에는 화웨이가 '메이트 X3'를 내놓았고 하반기에는 샤오미, 오포도 폴더블폰을 출시했다. 올해 3월에는 화웨이가 첫번째 5G 클램셸 타입인 '포켓2'를 출시했으며 2분기에는 비보가 'X 폴드3', 아너가 '매직 V 플립'를 내놓는 등 중국 업체들이 앞다퉈 폴더블폰을 출시하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이 폴더블폰 진입을 가속화하는 이유는… 올해 2분기 중국 폴더블폰 시장은 작년 동기 대비 105% 성장한 257만대를 기록했다. 화웨이가 41.7%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비보가 2위(23.1%), 아너가 3위(20.9%)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로 작년 3분기(15.4%) 대비 12.4%포인트 쪼그라들었다.
화웨이, 비보, 아너 등 중국 업체들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 가속화로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급감한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폴더블폰 진입을 가속화한 이유는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폴더블폰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2022년 1310만대에 불과했던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이 2027년 1억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고가의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39%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현지증권사인 민생증권은 올해 화웨이와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폴더블폰을 내놓을 계획이며 다른 업체도 폴더블폰 출시를 서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중국 폴더블폰 시장이 세계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는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2라운드 대결이 본격화될 것 같다. 삼성전자의 선전을 기대한다.
- 기자 사진 김재현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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