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AI(인공지능) 모델을 선도하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가 애플의 폐쇄적 플랫폼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모바일 시대를 주도한 애플의 폐쇄적 정책이 수익을 독점하고 다양한 서비스의 탄생을 좌초시켰다는 이유에서다. 저커버그는 AI 모델을 중심으로 한 차세대 컴퓨팅 시대에는 개방형 모델이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커버그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컴퓨터 그래픽 학회 시그래프(SIGGRAPH) 2024'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와의 대담에서 "폐쇄형 플랫폼에 대해 이야기하면 화가 난다"며 "PC에서 모바일 시대로 넘어가며 가장 어려웠던 점 중 하나는 경쟁사의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앱을 제공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폐쇄적인 앱스토어 정책을 운영 중인 애플을 공개 저격한 것이다. 해당 발언에 앞서 저커버그는 폐쇄적인 플랫폼 운영 기업의 예시로 애플은 언급했다. 저커버그는 "애플은 폐쇄적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고, 구글의 안드로이드도 이를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너무 많은 서비스가 (앱마켓) 플랫폼에 의해 거부당했기 때문에 그들은 보면서 '엿이나 먹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불평했다.

저커버그는 생성형 AI 시대에는 개방형 플랫폼이 다시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픈AI나 구글과 같은 폐쇄적 모델의 한계를 결국 개방형 모델인 메타가 꺾을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그는 PC 시대에 개방성을 지향한 MS(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OS(운영체제)가 애플의 맥 OS를 누르고 승리했었다며 "(AI가 주도하는) 다음 세대에는 개방형 생태계가 승리할 것으로 낙관한다"고 했다.

메타는 오픈소스 AI 모델의 대표주자인 LLaMA(라마)를 필두로 개방형 생태계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메타는 최근 새 LLM(초거대 언어모델) '라마 3.1'을 공개했다. 저커버그의 말대로 학계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라마를 활용한 연구나 서비스가 지속적으로 탄생하면서 관련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다.

한편, 저커버그는 젠슨 황과 50여분간 대담을 나눈 뒤 AI 분야 협력을 약속했다. 저커버그는 "메타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이라며 "우리 덕분에 황 CEO가 여기 앉아 있을 수 있다"는 농담을 건넸다. 그러면서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 H100가 있어 라마 3.1이 탄생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와 젠슨 황은 지난 3월에 이어 이번에도 가죽 재킷을 바꿔 입으며 친분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