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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美 AI챗봇 온플랫폼 횡령사고, 국내 투자사들 '화들짝'

박기영 기자, 김건우 기자 기사 입력 2024.07.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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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플랫폼 홈페이지 캡처.
온플랫폼 홈페이지 캡처.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총 380억원 가량을 투자한 미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온플랫폼'(ON Platform, 옛 게임온)에서 횡령 및 배임 의심 사건이 터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 손실 위기에 처한 기관투자자들은 미국 현지에 직원을 보내 사태 파악에 나서는 등 비상이 걸렸다.

25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온플랫폼은 이달 초 주주서한을 통해 창업주인 엘렉스 베크만 대표가 재무상 문제로 이사회의 압박을 받아 사임했다고 밝혔다. 서한에서 회사는 베크만 대표 사임 후 확인한 결과 1100만달러(약 152억원)가 있어야 할 회사 계좌에 37센트(약 500원)만 남아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지난 8일 거의 모든 직원(60명)을 해고했으며 퇴직금 등으로 보유 중이던 55만달러(7억여원)를 거의 모두 소진했다. 향후 횡령 혐의 대한 구체적 진상 파악에 나설 계획이다.

온플랫폼은 2014년 7월 설립된 미국 AI 채팅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이용자는 온플랫폼이 독자 개발한 챗봇을 이용해 자신이 좋아하는 스포츠·명품 브랜드 관련 채팅을 할 수 있고 회사는 해당 브랜드 광고를 노출해 수익을 올린다. 회원 수는 1억4000만명에 달한다.

온플랫폼은 2015년 150만달러 시드 라운드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8100만달러(약 1121억원)를 투자받았다. 특히 지난해 2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B 브릿지 투자유치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4억달러(약 5540억원)에 달한다. 투자유치 과정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인수 제안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주요 투자사로는 마이크로소프트, 글로벌 명품그룹 루이비통 모엣헤네시(LVMH),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레네 카오빌라, 일본 아사히 맥주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벤처투자가 벤처펀드를 통해 2019년 시리즈A 단계부터 투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총 네 차례에 걸쳐 176억원을 투자, 지분 7%를 확보했다. 창업주인 엘렉스 베크만 전 대표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온플랫폼의 성공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시리즈A 투자 당시 910만명이었던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별도의 마케팅 없이 3년 만에 1억명 수준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또 메신저 링크를 보내면 유저의 65%가 클릭할 만큼 높은 충성도를 보이고, 굿즈 등 커머스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점도 높게 평가했다.

미래에셋번처 투자외에 국내 벤처 펀드들도 온플랫폼에 투자했다 이 펀드에는 하나금융그룹의 프리미엄센터인 클럽원(Club1) 개인투자자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투자금액은 1호 펀드가 2022년 914만여달러(119억원)를, 2호 펀드가 지난해 650만달러(85억여원)다.

온플랫폼의 갑작스러운 횡령 사고에 국내 기관 투자자드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양사는 미국 현지에 직원을 보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지난 21일에는 펀드 출자자들에게 부실 발생을 최초 보고하는 문건도 발송했다.

기관투자자가 발송한 문건에서 "당사는 현 사태의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신속하게 진행 중이며 또한 대상 회사 및 엘렉스 베크만 전 대표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상 회사가 존속상태를 유지하도록 하고,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구제 펀딩(Rescue Funding) 등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벤처투자 관계자는 "펀드 만기가 아직 수년이 남은 상황"이라며 "투자자산 보존을 위해 온플랫폼 이사회와 적극적으로 접촉하는 등 사태 파악과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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