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현지시간) MS(마이크로소프트) 장애로 전 세계 각종 PC 및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미국 한 방송국이 손으로 그린 지도로 일기예보를 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발생했다.

21일 CNN에 따르면 CNN 제휴사인 미국 캘리포니아 레딩의 방송사 KRCR은 지난 19일 글로벌 IT 대란 영향으로 직접 그린 그림으로 방송을 해야 했다.

일기예보를 전할 때는 기상캐스터가 '그린 스크린(화면 합성을 위한 배경)' 앞에 서서 그래픽과 함께 날씨 정보를 전달한다. 그러나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솔루션 문제로 MS의 PC OS(운영체제) 윈도가 먹통이 되면서 KRCR은 일기예보에 필요한 그래픽 관련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날 10시에서 11시 사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KRCR의 기상캐스터 프레스턴 도니언(Preston Donion)은 커다란 종이에 캘리포니아 지도를 그리고 지명과 날씨 정보를 표시해 방송을 했다. 방송이 끝난 후 도니언은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자신이 그린 그림을 소개하는 영상을 공유하며 "트리니티(Trinity) 카운티가 약간 다이어트를 한 것처럼 보이고, 모독(Modoc) 카운티는 약간 각지게 변했지만, 여러분에게 시각 정보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고 말했다.

IT 대란 속에서 현명한 방법을 찾은 도니언의 방송이 화제가 되자 CNN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그를 인터뷰했다. 도니언은 "처음에는 방송국 아이패드에서 웹사이트나 화면을 공유하며 정보를 전하려 했지만, 이 방법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손 그림이) 컴퓨터 기술 없이 시각적인 부분을 전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CNN의 기상학자 엘리사 라파(Elisa Raffa)는 도니언의 빠른 대처를 칭찬했다. 라파는 "그린스크린의 마법이 도입되기 전에는 날씨 뉴스가 이런 식으로 전달됐다"며 "우리가 얼마나 기술에 의존하고 있는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한 시청자는 도니언의 방송으로 "197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실제 1970년대에는 종이 지도와 자석을 이용해 일기예보 방송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