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조작 귀찮아" 유저들 몰려간 이 게임…260억 벌어들였다

김승한 기자, 최우영 기자 기사 입력 2024.03.04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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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커키우기' '고양이와 스프' '고양이 스낵바' 등 인기
"'과금 패키지 개발 골몰' 국내 업계 입지 위협"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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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에는 '리니지 라이크'(Lineage-like)라는 말이 있다. 엔씨소프트의 롱런 게임인 리니지와 핵심 콘텐츠나 내용이 유사한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에 붙여진 장르의 이름이다. MMORPG가 판을 치던 때와 달리 최근 틈새 장르를 노리는 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자동사냥에 염증을 느낀 유저들은 방치형·스포츠·캐주얼 게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3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원스토어'의 매출 순위 상위 5개 중 MMORPG는 절반 이하다. 플레이스토어에선 여전히 리니지 3형제가 순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앱스토어와 원스토어에서 MMORPG는 단 하나에 불과했다. 지난해 2월 플레이스토어에서 1~5위 모두가 MMORPG였고 앱스토어에서 3개의 MMORPG가 순위권에 랭크됐던 것과 차이가 크다.

업계는 차별성 없는 UI, 돈을 많이 내면 이기는 P2W(Pay to Win) 과금 구조, 확률형 아이템, AI(인공지능) 자동전투 등 MMORPG의 주요 시스템에 염증을 느끼는 유저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신작이 나와도 '리니지 라이크'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비슷한 MMORPG에 싫증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쉽고 간편하며 적당히 즐길 게임을 찾는다"며 "최근 출시된 MMORPG 중 흥행작이 배출되지 않은 것도 한 이유"라고 했다.

이에 최근 '방치형' 게임이 다시 주목을 받는다. 복잡하지 않고 가벼운 조작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어서 바쁜 현대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중국 조이나이스게임즈가 지난해 12월 선보인 방치형 RPG(역할수행게임) '버섯커 키우기'는 출시 한 달 만에 국내 3대 앱 마켓 1위(매출 기준)에 올랐다. 그래픽은 화려하지 않지만, 특유의 아기자기한 디자인과 중독성 있는 콘텐츠가 호응을 끌어냈다는 평가다.

네오위즈의 '고양이와 스프'도 인기다. 자회사 하이디어가 개발해 2021년 10월 글로벌 시장에 출시됐다. 론칭 6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수 2000만건을 달성한 이 게임의 다운로드 수는 올해 2월 5500만건을 넘었다. 이 게임은 '구글 인디페(인디게임 페스티벌) 톱3'에 선정됐고 한국 게임 최초로 '넷플릭스 게임'에 입점했다.

넵튠의 방치형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고양이 스낵바'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1월 글로벌 출시된 이 게임은 1년 만에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3000만회를 돌파했다. 고양이 스낵바의 선전으로 트리플라는 지난해 260억원이 넘는 매출을 거뒀다. 트리플라는 고양이 스낵바 IP(지식재산)를 활용한 다양한 신작도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대형 MMORPG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국내 게임사들에 시사점이 크다. 매달 수십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쓰는 핵과금, 이른바 '고래 유저'들만 바라보고 신규 확률형 패키지 개발에만 골몰하는 게임사들의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허위 낚시성 광고로 논란의 여지가 많지만 중국산 양산형 게임들의 대중공략 전략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아직은 저질 논란까지 불거지며 중국산 게임들이 다수의 소액과금 이용자를 대상으로 수익을 꾸준히 챙기고 광고 수익을 덤으로 얻는 수준이지만 이들이 향후 자본력을 바탕으로 퀄리티를 높이면 국내 게임사의 입지는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기자 사진 김승한 기자
  • 기자 사진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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