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투자, 인력채용 감소"…올해 산업계 R&D 바짝 위축

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4.01.03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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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기 침체 여파로 대·중견기업 R&D '속도 조절'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3일 연구소 보유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R&D(연구개발) 투자와 인력 채용 전망치를 내놨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 사진=머니투데이DB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3일 연구소 보유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R&D(연구개발) 투자와 인력 채용 전망치를 내놨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현장. / 사진=머니투데이DB

국내외 경기 침체 여파로 올해 산업계 R&D(연구·개발) 투자와 관련 인력 채용이 모두 줄어든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3일 연구소 보유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 '2024년도 R&D 투자와 연구인력 채용 지수'(RSI·R&D Sentiment Index)를 조사한 결과를 이같이 발표했다.

산기협은 2013년부터 매년 RSI를 산출해 산업계 R&D 흐름을 분석하고 있다. RSI는 R&D 투자와 인력 채용에 대한 두 가지 지수로 구성된다. 숫자가 100 이상이면 전년보다 증가, 100 미만이면 감소를 뜻한다.

조사 결과, R&D 투자와 인력 채용 RSI는 각각 97.1, 93.3으로 나타났다. 올해 국내 기업 R&D 투자와 인력 채용 모두 지난해 대비 모두 감소한다는 의미다.

투자 감소 배경은 글로벌 경기 침체, 공급망 리스크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에 따라 산업계가 R&D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2021년 감소한 R&D 투자는 2022년 반등했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R&D 투자 감소를 응답한 경우 '대내외 경영환경 악화'(56.5%)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R&D 자금확보 어려움(28.2%)과 사업 추진 축소(11.1%)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R&D 투자 증가를 전망한 경우는 기존 사업 추진 확대(35.8%)와 경영자의 강력한 R&D 투자 의지(33.2%), R&D 자금 확보 기회 확대(11.7%) 등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R&D 투자 전망은 기업 규모에 따라 전망치에 차이를 보였다. 대·중견기업은 R&D 투자와 인력 채용 모두 줄이는 추세로 분석됐다. 이와 달리 중소기업은 인력 채용은 줄어들지만 R&D 투자는 전년 대비 확대될 전망이라고 답했다.

인력 채용 전망치의 경우 모든 산업에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기계, 정보통신 등 지난해 증가했던 분야도 감소로 돌아섰다.

정부가 강조하는 글로벌 R&D 협력 여건은 개선과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 75%(375개사)는 국제 공동협력을 통한 R&D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공동 R&D에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협력 대상을 찾기 어려움'(36.6%) 응답이 높았다. 문화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22.5%), 국내 연구 대비 높은 비용(19.9%), 연구성과의 분쟁 가능성(14.7%) 등도 애로 요인으로 조사됐다.

고서곤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대내외 정치-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기업의 R&D 투자 동력이 약화하고 있어 정부의 자금, 세제, R&D 인력 지원 등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업의 국제 공동 R&D 활성화를 위한 정보 제공 등 면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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