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정순신 박사팀, 세계 최초 '마이크로파 침투가열' 기술 개발
마이크로파 자유롭게 조절 땅속 30cm 이상 최대 100도 가열해 병해충 제거
성주군의 특산물 참외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새 경작지를 찾아야 한다. 뿌리썩이선충 감염률이 늘어 연작 시 피해를 입을 수 있어서다. 인삼도 수확 후 10년간 휴경한다. 인삼에서만 발견되는 뿌리썩음병균 때문에 약 5년이 걸리는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다.
이처럼 긴 휴경없이 같은 땅에서 작물을 연속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토양 가열식 병해충 방제 장치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병해충이 고온에서 저항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전자레인지 작동의 핵심 원리인 마이크로파를 응용한 것이다. 농작물 수확이 끝난 땅에 마이크로파로 열을 가해 병해충을 죽이는 원리다. 민간에 이전된 이 기술은 '친환경 마이크로파 병해충 방제 장치'로 상용화돼 농가의 연작장해 피해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환경연구센터 정순신 박사팀은 마이크로파를 활용해 농약 없이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하고, 농가의 연작장해 피해를 막는 '토양 병해충 방제용 마이크로파 침투가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작장해는 같은 밭에 연이어 같은 작물을 심으면 수확량,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그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토양 전염성 세균, 곰팡이, 선충 등 병해충 발생 문제가 크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농약이 대중적으로 쓰이지만 생태계 파괴, 약제 저항성 증가, 잔류 독성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장기간 휴작을 통해 땅을 회복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농업인들의 생업에 큰 어려움을 준다.
정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마이크로파를 땅속 깊이 침투시켜 토양 속 수분을 가열해 열에 취약한 병해충을 없애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토양 속에 있는 유해 병해충에 대한 마이크파 방제 관련 연구나 상용화 사례는 아직 없다. 호주 등에서 이와 비슷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마이크로파가 쉽게 흩어지고 땅속 약 10cm 이상 깊이 침투하지 못해 잡초 제거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박사팀은 마이크로파 파장을 원하는 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며 마이크로파 공간 분포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크로파 침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안테나(방사부)를 개발했다. 안테나에서 방사된 마이크로파는 땅속 특정 지점에서 만나도록 유도돼 서로 합쳐져 진폭이 커진다. 이런 방식을 통해 땅속 30cm 이상 깊이까지 가열할 수 있다.
정 박사는 "마이크로파의 파동 성질을 이용해 땅속에서 마이크로파가 퍼지지 않고 모이도록 해 깊은 곳까지 가열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농작물의 뿌리가 뻗은 곳까지 깊게 방제가 돼야 하는 데 그 깊이가 대략 땅속 30cm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땅속 깊이 전달된 마이크로파는 땅속 수분을 60~100도 수준으로 선택적으로 가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개미와 같은 곤충은 50도, 선충은 60도, 병균은 80도에서 죽는다. 게다가 땅은 보온성이 있어 가열되면 잘 식지 않아 병해충이 못 견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이흥식 농업연구관은 "실제로 테스트해 본 결과 땅속 40~50cm 가까이 온도가 올라가고, 거기에 넣어뒀던 개미들이 다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정박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파 침투 가열 기술은 실질적으로 병해충을 살균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파는 농약처럼 잔류하지 않는다. 또 약제 저항성이 생기지 않고 농약 중독, 환경 오염 걱정이 없다. 정 박사는 "밭갈이 할때 마이크파로 한 번씩 소독을 해주면 그 다음해에 또다시 재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농업 생산성 향상 및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병해충 방제 장치 전문업체 주은케어팜에 이전됐다. 최문헌 주은케어팜 대표는 "토양 병해충 연작 피해 문제는 화학 약제에 대한 저항성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선진 농업국가에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난제"라며 "친환경 마이크로파 병해충 방제 장치가 농민들의 근심을 덜어줄 뿐 아니라 해외 수출 길도 밝아 차세대 농업 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기술은 농업 분야뿐만 아니라 최근 항만과 공항에 출몰하는 흰개미, 붉은불개미, 열대불개미 등 외래 병해충의 서식지를 바닥을 부수지 않고 박멸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아스팔트, 콘크리트도 가열할 수 있어 '겨울철 도로 위 살인자'로 불리는 블랙아이스를 제거하고, 국도 및 지방도 등 주요도로 포트홀(도로파임 현상)과 균열을 보수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이처럼 긴 휴경없이 같은 땅에서 작물을 연속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토양 가열식 병해충 방제 장치를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은 병해충이 고온에서 저항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전자레인지 작동의 핵심 원리인 마이크로파를 응용한 것이다. 농작물 수확이 끝난 땅에 마이크로파로 열을 가해 병해충을 죽이는 원리다. 민간에 이전된 이 기술은 '친환경 마이크로파 병해충 방제 장치'로 상용화돼 농가의 연작장해 피해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0일 한국전기연구원(KERI) 전기환경연구센터 정순신 박사팀은 마이크로파를 활용해 농약 없이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방제하고, 농가의 연작장해 피해를 막는 '토양 병해충 방제용 마이크로파 침투가열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작장해는 같은 밭에 연이어 같은 작물을 심으면 수확량, 품질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그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토양 전염성 세균, 곰팡이, 선충 등 병해충 발생 문제가 크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농약이 대중적으로 쓰이지만 생태계 파괴, 약제 저항성 증가, 잔류 독성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장기간 휴작을 통해 땅을 회복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농업인들의 생업에 큰 어려움을 준다.
정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마이크로파를 땅속 깊이 침투시켜 토양 속 수분을 가열해 열에 취약한 병해충을 없애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토양 속에 있는 유해 병해충에 대한 마이크파 방제 관련 연구나 상용화 사례는 아직 없다. 호주 등에서 이와 비슷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지만 마이크로파가 쉽게 흩어지고 땅속 약 10cm 이상 깊이 침투하지 못해 잡초 제거 정도로만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박사팀은 마이크로파 파장을 원하는 대로 늘렸다 줄였다 하며 마이크로파 공간 분포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마이크로파 침투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안테나(방사부)를 개발했다. 안테나에서 방사된 마이크로파는 땅속 특정 지점에서 만나도록 유도돼 서로 합쳐져 진폭이 커진다. 이런 방식을 통해 땅속 30cm 이상 깊이까지 가열할 수 있다.
정 박사는 "마이크로파의 파동 성질을 이용해 땅속에서 마이크로파가 퍼지지 않고 모이도록 해 깊은 곳까지 가열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농작물의 뿌리가 뻗은 곳까지 깊게 방제가 돼야 하는 데 그 깊이가 대략 땅속 30cm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땅속 깊이 전달된 마이크로파는 땅속 수분을 60~100도 수준으로 선택적으로 가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개미와 같은 곤충은 50도, 선충은 60도, 병균은 80도에서 죽는다. 게다가 땅은 보온성이 있어 가열되면 잘 식지 않아 병해충이 못 견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이흥식 농업연구관은 "실제로 테스트해 본 결과 땅속 40~50cm 가까이 온도가 올라가고, 거기에 넣어뒀던 개미들이 다 사멸하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정박사팀이 개발한 마이크로파 침투 가열 기술은 실질적으로 병해충을 살균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파는 농약처럼 잔류하지 않는다. 또 약제 저항성이 생기지 않고 농약 중독, 환경 오염 걱정이 없다. 정 박사는 "밭갈이 할때 마이크파로 한 번씩 소독을 해주면 그 다음해에 또다시 재배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농업 생산성 향상 및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은 병해충 방제 장치 전문업체 주은케어팜에 이전됐다. 최문헌 주은케어팜 대표는 "토양 병해충 연작 피해 문제는 화학 약제에 대한 저항성 때문에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선진 농업국가에서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난제"라며 "친환경 마이크로파 병해충 방제 장치가 농민들의 근심을 덜어줄 뿐 아니라 해외 수출 길도 밝아 차세대 농업 혁명을 이끌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기술은 농업 분야뿐만 아니라 최근 항만과 공항에 출몰하는 흰개미, 붉은불개미, 열대불개미 등 외래 병해충의 서식지를 바닥을 부수지 않고 박멸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아스팔트, 콘크리트도 가열할 수 있어 '겨울철 도로 위 살인자'로 불리는 블랙아이스를 제거하고, 국도 및 지방도 등 주요도로 포트홀(도로파임 현상)과 균열을 보수하는 데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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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류준영 차장 joon@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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