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마켓]
MMORPG 구성요소의 보편성은 인정하면서도 선택·배열·조합에 리니지 독창성 의미 부여
카피캣 제재하지 않을 경우 게임업계의 창작의지 사그러질까 우려
또 다른 '표절' 소송 중인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워에도 영향 있을 듯
[편집자주] 남녀노소 즐기는 게임, 이를 지탱하는 국내외 시장환경과 뒷이야기들을 다룹니다.
지난달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무분별한 '리니지라이크' 게임 범람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 나왔다. 리니지M 개발사 엔씨소프트 (212,000원 ▼7,000 -3.20%)가 웹젠 (14,830원 ▼70 -0.47%)을 상대로 "웹젠의 R2M이 우리 게임을 베꼈다"며 낸 소송에서 법원이 엔씨의 손을 들어준 것.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1990~2000년대 리니지의 성공 이후 이를 따라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다수 출시되면서 리니지의 게임 공식이 업계에 워낙 보편화된 탓이었다. 법원이 R2M의 리니지M 표절을 공식 확인하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배경을, 판결문을 통해 들여다 봤다.
엔씨 "리니지의 구성요소 다 베꼈다" 웹젠 "MMORPG 업계에서 보편화된 요소들일 뿐" 엔씨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문제 삼은 부분은 크게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 △무게 시스템 △장비 강화(인챈트) 시스템 △아이템 컬렉션 시스템 △변신 및 마법인형 시스템 등 리니지의 핵심 구성요소를 R2M이 그대로 차용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웹젠의 대응 논리는 다음과 같았다.
"각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및 조합, 경제시스템 등은 엔씨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성과라고 하더라도 이는 MMORPG 업계에서 보편화 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한다. 설령 엔씨의 저작권을 침해했더라도 엔씨의 문제제기 이후 각 구성요소와 UI를 일부 수정했으므로 그 이후에는 더 이상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부정경쟁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
빼다 박은 아인하사드-유피테르 시스템 엔씨가 가장 먼저 걸고 넘어진 부분은 리니지M의 독자적 시스템인 '아인하사드의 축복'이다. 이는 일종의 버프 효과인데 3단계로 구성된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필드 사냥 시 아이템 드랍률과 재화 획득률이 높아진다. R2M은 '유피테르의 계약'이라는 이름으로 똑같은 시스템을 채택했다.
법원은 두 시스템에 대해 "실질적으로 유사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바라봤다. 우선 1단계 회색, 2단계 초록색, 3단계 금색 등의 컬러가 똑같다는 점, 2단계까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회복되는 점, 획득하는 경험치의 양에 비례해 아인하사드 및 유피테르의 수치가 감소하는 점 등을 꼽았다. 아울러 해당 버프의 디자인을 '2장의 나뭇잎이 겹쳐진 모양'과 함께 하단에 수치를 표시한 아이콘으로 표현하는 점, 메인 UI의 동일한 위치에 놓인 점도 지적했다.
판결문의 키워드 '선택·배열·조합' 법원은 리니지M을 구성하는 게임 요소들에 대해서는 리니지만의 특징적 요소가 상당 부분 있다면서도 과거 다른 RPG게임에서도 쓰인 '보편성' 측면이 있다는 점을 동시에 인정했다. 다만 각 구성요소를 게임에서 어떻게 '선택'하고, '배열'하고, '조합'했는지에 리니지만의 독창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판결문에 따르면 엔씨는 리니지M의 출시와 운영 등을 위해 2015년부터 2022년 8월까지 100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투자했다. 법원은 "엔씨가 리니지에서 각 구성요소를 선택·배열·조합하고 이를 구현함에 있어서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원은 "리니지M이 출시되기 이전의 기존 게임들에서 이 사건 각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조합을 유사하게 구현한 방식의 게임은 리니지(PC버전)를 제외하고는 찾을 수 없다"며 "웹젠이 리니지와 유사한 방식의 게임이 있다는 취지로 7종의 게임 사례를 들었지만 이들은 모두 리니지M 출시 이후인 2019~2021년 출시작들"이라고 판시했다.
MMORPG의 핵심 '캐릭터의 성장' 아이템 컬렉션과 강화시스템 등 리니지M을 구성하는 선택·배열·조합은 모두 경험치를 통한 레벨업, 캐릭터의 능력치 향상 등과 같이 캐릭터의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법원은 이러한 시스템이 리니지M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봤다. 웹젠은 "이러한 시스템의 비중이 MMORPG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라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리니지M에 구현된 시스템의 명성과 고객흡인력, 비중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시스템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무형의 성과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웹젠은 R2M을 출시·제공함에 있어 리니지M의 각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조합을 구현함으로써 엔씨의 종합적인 시스템을 모방했고, 이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무단사용으로써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각 구성요소별로도 카피 요소 다분···어디를 얼마나 베꼈길래 재판에서 밝혀진 R2M의 리니지M 모방 요소는 '유피테르' 뿐만이 아니다. 캐릭터의 인벤토리(아이템 등의 보관함)를 △가방 모양과 함께 그 하단에 무게 비율을 표시한 숫자 △이로부터 좌측 시계방향으로 무게 비율을 표시한 게이지가 1단계 파란색, 2단계 주황색, 3단계 빨간색으로 가방을 감싸는 형태의 아이콘으로 표현되는 점 △메인 UI와 상점 UI의 동일한 위치에 놓인 점 등을 지적 받았다.
아이템 인챈트 역시 △강화창에 강화 주문서와 장비가 '+' 기호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배치되는 점 △현재의 강화단계 및 능력치와 함께 강화에 성공할 경우 변화될 수치가 표시되는 점 등의 유사성이 인정됐다. 아이템컬렉션 시스템에서는 △안전강화 수치를 넘는 단계를 포함해 특정강화 단계의 장비 아이템들로 구성된 점 △아이템 컬렉션을 완성하는 경우 해당 컬렉션에 등록된 아이템들이 모두 소멸되는 점 등에서 리니지M의 특징적 요소가 R2M과 공통된다고 판시했다. 컬렉션 아이템을 획득하면 아이템 우측 상단에 빨간 점으로 표시하고, 컬렉션 완성 전의 화면에 유사한 문구를 나타내고, 완성 시 화면이 빛나는 형태로 나타나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변신 및 마법인형(서번트)을 획득하기 위한 카드뽑기 아이템은 소수점 세자리까지 똑같은 확률로 설정된 점도 확인됐다. 두 게임 모두 영웅 이하의 각 등급별 획득률이 영웅 0.088%, 희귀 0.551%, 고급 20.212%, 일반 79.149%로 같았다. 실제로 웹젠의 한 직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카드뽑기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카드의 등급별 획득률을 리니지M에서 참고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동일등급 카드 4장을 합성해 1단계 높은 등급의 카드 획득이 가능한 점 △카드 컬렉션으로 추가 능력치를 부여하는 점 △영웅등급 이상은 7일 안에 같은 급의 카드로 5번 교체가 가능한 점 △카드를 최대 9개까지 즐겨찾기 목록에 등록할수 있는 점도 공통점으로 지적 받았다.
블라인드에 웹젠 직원이 쓴 글 "카피하라는 지시 있었다" 판결문에는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웹젠 인증 직원의 글도 인용됐다. 한 웹젠 직원은 표절 논란이 벌어질 당시 블라인드 게임라운지 게시판에 "오마주, 모티브 아닙니다. 그냥 아예 '카피해라'가 지시였던 게임"이라는 글을 올렸다.
R2M 이용자들의 게임커뮤니티 후기도 인용됐다. 판결문에는 "이용자들은 R2M의 유피테르를 아인하사드로, 골드를 아덴으로 표현한다. R2M에 대해 '리니지 신섭(새 서버)'이라거나 'UI를 그냥 갖다 박아놓았다'고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인하사드와 아덴은 리니지M에서 쓰이는 용어인데, R2M 이용자들이 이를 사용한 점에서 리니지M과의 유사성이 엿보인다는 대목이다.
법원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판단하면서 "웹젠이 리니지의 명성과 고객흡인력에 무단으로 편승하기 위해 R2M에 리니지M의 각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조합을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며 "리니지M과 매우 유사한 방식의 웹젠 게임이 출시·제공됨으로써 엔씨가 경제적 이익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임업계 '모방 열풍' 우려한 법원···리니지라이크 범람 막을까 법원은 R2M에 대해 이러한 평가도 했다.
"모방의 정도가 강하다. 웹젠의 위와 같은 행위를 규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게임 업계에서 굳이 힘들여 새로운 게임 규칙의 조합 등을 고안할 이유가 없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
법원은 엔씨가 웹젠의 부정경쟁행위로 인해 입은 손해액을 10억원으로 요청한 데 대해서도 "손해액이 10억원을 초과함이 명백하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서로 항소하면서 맞붙는 2심 재판에서는 피해배상 금액이 1심의 '1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R2M 외에도 카카오게임즈 (17,130원 ▲100 +0.59%)의 '아키에이지 워'에 대해 유사한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판결이 리니지M-아키에이지워 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업체가 만들어낸 성과물이나 시스템도 통상적 범위의 저작물로 인정 받은 데 의의가 있는 판결"이라면서도 "웹젠과 카카오게임즈 외에 다른 리니지라이크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까지 소송을 제기할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했다.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 아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다. 1990~2000년대 리니지의 성공 이후 이를 따라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다수 출시되면서 리니지의 게임 공식이 업계에 워낙 보편화된 탓이었다. 법원이 R2M의 리니지M 표절을 공식 확인하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배경을, 판결문을 통해 들여다 봤다.
엔씨 "리니지의 구성요소 다 베꼈다" 웹젠 "MMORPG 업계에서 보편화된 요소들일 뿐" 엔씨가 소송을 제기하면서 문제 삼은 부분은 크게 △아인하사드의 축복 시스템 △무게 시스템 △장비 강화(인챈트) 시스템 △아이템 컬렉션 시스템 △변신 및 마법인형 시스템 등 리니지의 핵심 구성요소를 R2M이 그대로 차용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웹젠의 대응 논리는 다음과 같았다.
"각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및 조합, 경제시스템 등은 엔씨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설령 성과라고 하더라도 이는 MMORPG 업계에서 보편화 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에 속한다. 설령 엔씨의 저작권을 침해했더라도 엔씨의 문제제기 이후 각 구성요소와 UI를 일부 수정했으므로 그 이후에는 더 이상 저작권을 침해하거나 부정경쟁행위를 했다고 볼 수 없다."
빼다 박은 아인하사드-유피테르 시스템 엔씨가 가장 먼저 걸고 넘어진 부분은 리니지M의 독자적 시스템인 '아인하사드의 축복'이다. 이는 일종의 버프 효과인데 3단계로 구성된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필드 사냥 시 아이템 드랍률과 재화 획득률이 높아진다. R2M은 '유피테르의 계약'이라는 이름으로 똑같은 시스템을 채택했다.
법원은 두 시스템에 대해 "실질적으로 유사한 표현을 사용했다"고 바라봤다. 우선 1단계 회색, 2단계 초록색, 3단계 금색 등의 컬러가 똑같다는 점, 2단계까지는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회복되는 점, 획득하는 경험치의 양에 비례해 아인하사드 및 유피테르의 수치가 감소하는 점 등을 꼽았다. 아울러 해당 버프의 디자인을 '2장의 나뭇잎이 겹쳐진 모양'과 함께 하단에 수치를 표시한 아이콘으로 표현하는 점, 메인 UI의 동일한 위치에 놓인 점도 지적했다.
판결문의 키워드 '선택·배열·조합' 법원은 리니지M을 구성하는 게임 요소들에 대해서는 리니지만의 특징적 요소가 상당 부분 있다면서도 과거 다른 RPG게임에서도 쓰인 '보편성' 측면이 있다는 점을 동시에 인정했다. 다만 각 구성요소를 게임에서 어떻게 '선택'하고, '배열'하고, '조합'했는지에 리니지만의 독창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판결문에 따르면 엔씨는 리니지M의 출시와 운영 등을 위해 2015년부터 2022년 8월까지 1000억원이 넘는 개발비를 투자했다. 법원은 "엔씨가 리니지에서 각 구성요소를 선택·배열·조합하고 이를 구현함에 있어서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원은 "리니지M이 출시되기 이전의 기존 게임들에서 이 사건 각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조합을 유사하게 구현한 방식의 게임은 리니지(PC버전)를 제외하고는 찾을 수 없다"며 "웹젠이 리니지와 유사한 방식의 게임이 있다는 취지로 7종의 게임 사례를 들었지만 이들은 모두 리니지M 출시 이후인 2019~2021년 출시작들"이라고 판시했다.
MMORPG의 핵심 '캐릭터의 성장' 아이템 컬렉션과 강화시스템 등 리니지M을 구성하는 선택·배열·조합은 모두 경험치를 통한 레벨업, 캐릭터의 능력치 향상 등과 같이 캐릭터의 성장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법원은 이러한 시스템이 리니지M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봤다. 웹젠은 "이러한 시스템의 비중이 MMORPG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라고 항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리니지M에 구현된 시스템의 명성과 고객흡인력, 비중 등을 고려하면 이러한 시스템을 경제적 가치를 지닌 무형의 성과로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웹젠은 R2M을 출시·제공함에 있어 리니지M의 각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조합을 구현함으로써 엔씨의 종합적인 시스템을 모방했고, 이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무단사용으로써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렸다.
각 구성요소별로도 카피 요소 다분···어디를 얼마나 베꼈길래 재판에서 밝혀진 R2M의 리니지M 모방 요소는 '유피테르' 뿐만이 아니다. 캐릭터의 인벤토리(아이템 등의 보관함)를 △가방 모양과 함께 그 하단에 무게 비율을 표시한 숫자 △이로부터 좌측 시계방향으로 무게 비율을 표시한 게이지가 1단계 파란색, 2단계 주황색, 3단계 빨간색으로 가방을 감싸는 형태의 아이콘으로 표현되는 점 △메인 UI와 상점 UI의 동일한 위치에 놓인 점 등을 지적 받았다.
아이템 인챈트 역시 △강화창에 강화 주문서와 장비가 '+' 기호를 사이에 두고 좌우로 배치되는 점 △현재의 강화단계 및 능력치와 함께 강화에 성공할 경우 변화될 수치가 표시되는 점 등의 유사성이 인정됐다. 아이템컬렉션 시스템에서는 △안전강화 수치를 넘는 단계를 포함해 특정강화 단계의 장비 아이템들로 구성된 점 △아이템 컬렉션을 완성하는 경우 해당 컬렉션에 등록된 아이템들이 모두 소멸되는 점 등에서 리니지M의 특징적 요소가 R2M과 공통된다고 판시했다. 컬렉션 아이템을 획득하면 아이템 우측 상단에 빨간 점으로 표시하고, 컬렉션 완성 전의 화면에 유사한 문구를 나타내고, 완성 시 화면이 빛나는 형태로 나타나는 점도 마찬가지였다.
변신 및 마법인형(서번트)을 획득하기 위한 카드뽑기 아이템은 소수점 세자리까지 똑같은 확률로 설정된 점도 확인됐다. 두 게임 모두 영웅 이하의 각 등급별 획득률이 영웅 0.088%, 희귀 0.551%, 고급 20.212%, 일반 79.149%로 같았다. 실제로 웹젠의 한 직원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카드뽑기 아이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카드의 등급별 획득률을 리니지M에서 참고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동일등급 카드 4장을 합성해 1단계 높은 등급의 카드 획득이 가능한 점 △카드 컬렉션으로 추가 능력치를 부여하는 점 △영웅등급 이상은 7일 안에 같은 급의 카드로 5번 교체가 가능한 점 △카드를 최대 9개까지 즐겨찾기 목록에 등록할수 있는 점도 공통점으로 지적 받았다.
블라인드에 웹젠 직원이 쓴 글 "카피하라는 지시 있었다" 판결문에는 직장인 익명 앱 '블라인드'에 올라온 웹젠 인증 직원의 글도 인용됐다. 한 웹젠 직원은 표절 논란이 벌어질 당시 블라인드 게임라운지 게시판에 "오마주, 모티브 아닙니다. 그냥 아예 '카피해라'가 지시였던 게임"이라는 글을 올렸다.
R2M 이용자들의 게임커뮤니티 후기도 인용됐다. 판결문에는 "이용자들은 R2M의 유피테르를 아인하사드로, 골드를 아덴으로 표현한다. R2M에 대해 '리니지 신섭(새 서버)'이라거나 'UI를 그냥 갖다 박아놓았다'고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아인하사드와 아덴은 리니지M에서 쓰이는 용어인데, R2M 이용자들이 이를 사용한 점에서 리니지M과의 유사성이 엿보인다는 대목이다.
법원은 이러한 점들을 종합해 판단하면서 "웹젠이 리니지의 명성과 고객흡인력에 무단으로 편승하기 위해 R2M에 리니지M의 각 구성요소의 선택·배열·조합을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며 "리니지M과 매우 유사한 방식의 웹젠 게임이 출시·제공됨으로써 엔씨가 경제적 이익을 침해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임업계 '모방 열풍' 우려한 법원···리니지라이크 범람 막을까 법원은 R2M에 대해 이러한 평가도 했다.
"모방의 정도가 강하다. 웹젠의 위와 같은 행위를 규제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게임 업계에서 굳이 힘들여 새로운 게임 규칙의 조합 등을 고안할 이유가 없어지게 될 우려가 있다."
법원은 엔씨가 웹젠의 부정경쟁행위로 인해 입은 손해액을 10억원으로 요청한 데 대해서도 "손해액이 10억원을 초과함이 명백하다"고 해석했다. 이에 따라 양측이 서로 항소하면서 맞붙는 2심 재판에서는 피해배상 금액이 1심의 '1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R2M 외에도 카카오게임즈 (17,130원 ▲100 +0.59%)의 '아키에이지 워'에 대해 유사한 내용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번 판결이 리니지M-아키에이지워 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업체가 만들어낸 성과물이나 시스템도 통상적 범위의 저작물로 인정 받은 데 의의가 있는 판결"이라면서도 "웹젠과 카카오게임즈 외에 다른 리니지라이크 게임을 서비스하는 업체까지 소송을 제기할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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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최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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