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퍼스트클래스 고객, 우주서 '생존 신호' 쐈다

나로우주센터(고흥)=김인한 기자 기사 입력 2023.05.26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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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3차 발사 성공] 주탑재 위성 '차세대 소형위성 2호'
"남극 세종기지, KAIST 대전 지상국과 위성정보 교신 성공"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실용위성 8기 분리 과정. /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 실용위성 8기 분리 과정. / 그래픽=최헌정 디자인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II)가 고도 550㎞에 수송한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지구로 생존 신호를 보내왔다. 차소형 2호는 누리호 주탑재 위성으로, 퍼스트클래스(1등석)에 탑승한 손님으로 비유할 수 있다. 나머지 이코노미클래스(일반석)에 실렸던 큐브위성 7기 중 2기도 신호를 보내 이를 수신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5일 차소형 2호를 개발한 KAIST(한국과학기술원) 연구진이 위성과 초기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누리호 3차 발사 43분 이후 오늘 오후 7시7분쯤 남극 세종기지에서 차소형 2호의 비콘신호(상태정보)를 수신했다"며 "이어 오후7시58분쯤 KAIST 인공위성연구소 대전 지상국에서 위성 상태정보 수신, 시각 동기화 등에 성공했다"고 공지했다.

KAIST 인공위성연구소 연구진은 오는 26일 대전 지상국과 스웨덴 보덴 지상국과의 교신을 통해 위성의 상태를 정밀 확인할 예정이다. 차소형 2호와 함께 고도 550㎞에 도달한 큐브위성 7기 중 2기(도요샛·루미르)는 지상국으로 상태 정보 신호를 보내왔다. 다만 나머지 5기에 대한 신호 수신이 이뤄지지 않아 연구진이 계속해서 교신을 시도 중이다.

앞서 누리호는 이날 오후 6시24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날아올랐다. 발사 4분20초(260초)만에 고도 263㎞에 다다른 누리호는 1·2단을 분리하고 이때부터 3단으로만 비행을 시작했다. 실용위성 8기가 실린 3단은 발사 약 13분(780초)만에 고도 550㎞에 도달해 '차세대 소형위성 2호'를 분리했다. 이후 20초 간격으로 나머지 위성 7기를 차례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항우연 제공) 2023.05.2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항우연 제공) 2023.05.25. *재판매 및 DB 금지

항우연 연구진은 누리호 3단부에서 실용위성 8기가 모두 정상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큐브위성 1기는 분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이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관련 분석 결과는 이르면 이번주 주말, 늦으면 다음주 초반 이뤄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무엇보다 주탑재 위성인 차소형 2호를 목표궤도에 안착시켰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차소형 2호는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2017년부터 예산 240억원을 들여 개발한 위성이다. SAR(합성개구레이다)를 장착해 구름·악천후에도 주야간 24시간 지구를 관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SAR위성 1기 개발에 이전까지 약 3385억원을 투입했지만 KAIST 연구진이 성능은 다소 뒤지지만 이를 99%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비용을 15분의 1로 떨어뜨린 것이다.

차소형 2호가 우주에서 정상 작동하면 앞으로 2년간 △북극 해빙변화 △산림 생태변화 △해양 환경오염 등의 영상을 확보한다. 특히 극지연구소는 차소형 2호가 촬영한 북극 사진·영상을 활용해 한반도 이상기후에 영향을 주는 북극 해빙 변화를 탐지한다.

특히 남·북극과 같은 극지는 연중 구름이 70~80% 이상 있고 6개월은 해가 뜨지 않는 극야(極夜) 현상이 이어진다. 일반적인 광학카메라로 극지 관측에 한계가 있지만 SAR를 활용하면 구름이나 악천후 상황에도 극지를 촬영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북극 해빙이 줄어드는 원인을 규명해 한반도 이상기후 현상 등을 규명할 수 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26일 오전 11시 우주에 안착한 실용위성 8기 위성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다.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누리호 3단에서 분리되는 모습. / 영상=한국항공우주연구원
차세대 소형위성 2호가 지구 궤도를 도는 그래픽 영상. / 영상=한국항공우주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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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나로우주센터(고흥)=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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