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한 스타트업이 '큰손' 됐다...5년차 VC가 2400억 모은 비결

남미래 기자 기사 입력 2023.03.2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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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人사이드] 신윤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대표

신윤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신윤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밴드 공연장에 가면 베이스 기타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만 합주에서 빠지지 않는 악기다. 겉보기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베이스 기타는 박자를 맞추는 드럼과 멜로디를 연주하는 기타, 건반의 균형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18년 설립한 벤처캐피탈(VC) 베이스인베스트먼트의 사명도 주인공은 아니지만 밴드에서 꼭 필요한 베이스 기타처럼 스타트업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신윤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투자한 스타트업의 위대한 성장과 성공을 돕는 것이 VC의 존재 이유"라며 "적극적인 투자 지원은 물론 창업 과정에서 겪는 장애물을 함께 넘어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1차 고객은 스타트업…투자기업 대표가 펀드 출자하기도


경기침체와 미국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국내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VC들의 투자 활동도 큭 위축된 상황이다. 신윤호 대표는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초기기업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초기 스타트업은 약 5년 후에 시장에서 가치를 증명할 기업들인데 현재 시장의 관점으로 기업을 판단해 투자를 미루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5년 후의 자산에 베팅하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지금이 초기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했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의 1차 고객은 LP(기관투자자)가 아닌 스타트업이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잘 성장해야 또 다른 고객인 LP나 회사 구성원도 모두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원칙에 베이스인베스트먼트의 펀드는 모두 민간에서 자금을 끌어왔다. 신 대표는 "VC의 1차 고객이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이 낯설 수 있다"며 "포트폴리오사를 우선하는 원칙에 동감하는 투자자들이 주로 민간에 포진돼 있다고 생각해 민간 투자자 중심으로 자금을 모았다"고 말했다.

피투자사이자 '고객'인 스타트업이 베이스인베스트먼트의 펀드 출자자로 나서는 경우도 있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가 2018년 번개장터에 투자했는데 이듬해 장원귀 창업자는 보유지분을 엑시트(회수)하며 생긴 자금을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벤처펀드에 출자했다.

신 대표는 "번개장터 창업자는 우리 회사에서 투자받고 엑시트한 이후 회사의 모든 펀드에 출자하고 있다"며 "우리 회사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투자받고 느낀 경험을 근간으로 믿고 출자하는 것 같다. 이러한 '고객'이 만족하는 사례를 많이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유니콘 C레벨 출신 영입…창업의 성공경험 이식


신윤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신윤호 베이스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근 베이스인베스트먼트에는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C레벨 출신 창업가들이 모여들고 있다. 지난해 이태양 토스 공동창업자에 이어 올해 초 김정훈 전 지그재그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신은선 전 리디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그로스 어드바이저로 영입했다.

그로스 어드바이저는 일반 심사역 업무가 아닌 포트폴리오사의 성장을 돕기 위해 창업의 성공 경험을 이식하는 역할을 한다. 이태양 파트너는 주 2회 포트폴리오사로 출근하며 마일스톤을 달성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하기도 한다.

신 대표는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마다 겪는 장애물과 난제들은 어떤 산업이든 비슷하다"며 "직접 창업해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둔 사람만이 스타트업의 성장 방식을 잘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포트폴리오사의 인사관리를 위해 HR 담당자까지 채용했다. 헤드헌터처럼 포트폴리오사에 필요한 맞춤형 인재를 찾아 연결해준다. 최근엔 조직 운영에 대한 컨설팅까지 제공하고 있다.

신 대표는 투자혹한기 속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금은 인건비든 새로운 사업이든 부수적인 건 포기해야 하는 때"라며 "닷컴버블이 꺼졌을 때 구글이 나타났듯이 포기할 건 포기하고 경영에 집중해 이긴다면 얻는 과실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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