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애플페이 시행 앞두고 "마케팅보단 소비자"…금감원 당부

이용안 기자 기사 입력 2023.03.1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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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애플이 8일 이메일 공지를 통해 "한국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점의 모습. 2023.02.08.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애플이 8일 이메일 공지를 통해 "한국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사진은 8일 오후 서울 중구 애플스토어 명동점의 모습. 2023.02.08.
애플페이 도입을 앞둔 현대카드에 금융감독원이 소비자 보호에 특히 신경 써달라는 당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년 전부터 아이폰 이용자들이 원했던 서비스가 마침내 시작되는 만큼, 신청 초기 급격한 수요가 몰려 고객 불편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과도한 마케팅 자제 요청도 전달됐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현대카드에 애플페이 국내 출시에 앞서 고객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애플페이는 애플이 제공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로, 이달 말 본격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페이처럼 실물카드 없이 휴대폰만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신청 초기 수요 폭발이 예상되기에 이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해달라는 것이 금융당국의 요구다.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 3명 중 1명꼴로 아이폰을 쓰고 있다. 해외와 달리 국내 아이폰 이용자들은 애플페이 출신 9년 만에 서비스를 접하게 된다. 애플페이 신청이 열리는 날 서버가 과부화할 정도로 많은 고객이 동시에 접속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금감원은 구체적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정보기술(IT) 전산 시스템 보완을 강조했다. 서버 과부화로 인한 접속 대기·지연뿐 아니라 앱·웹 먹통 현상을 우려한 주문이다.

아울러 당장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는 가맹점이 어디인지 명확히 고시해 달라고도 전했다. 애플페이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으로 결제가 이뤄지는데, 국내에는 NFC 결제를 지원하는 단말기 수가 아직 적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 이마트 등 일부 대형가맹점에서 당장은 애플페이를 이용할 수 없다. 또 금감원은 서비스 초기에 다양한 고객 문의가 생길 것도 고려해 현대카드에 전용상담창구를 운영해달라는 요청도 한 상태다.

또한, 금감원은 애플페이 신청을 받으며 무료 경품 나눔 등의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해달라고도 당부했다. 신용카드 이용실적 기준 점유율 3위인 현대카드 입장에서는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고객을 최대한 끌어모아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기존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다른 카드사들도 맞불을 가능성이 높다.

금리 인상으로 비용부담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카드사간 마케팅 출혈 경쟁은 건전성 위기로 번질 위험이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3월10일 AA+등급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3년물의 금리는 4.251%로 지난해 1월3일(2.420%)보다 2배 가까이 높다. 1년 전보다 카드사의 비용부담이 2배 가까이 늘었다는 뜻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는 여전채를 발행해 사업자금을 확보한다.
  • 기자 사진 이용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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