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UP스토리]테이아 김서진·이보형 공동대표, '비주얼 리터러시 분석 데이터' 기반 브랜딩·마케팅 펼쳐

먼저 시장을 살펴보니 기존 꿀 상품들의 마케팅 포인트는 대부분 '천연벌꿀'에 맞춰져 있고, 공산품처럼 보이는 상품패키지로 획일화돼 있었다.
점심시간에 주로 샐러드 전문점을 찾고 밥은 거르더라도 여덟 가지 영양제는 꼭 챙기는 MZ세대에게 꿀은 아주 이상적인 상품임이 분명했다. 곧바로 꿀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트렌디한 전략을 세우는 데 착수했다.
우선, 인스타그램 등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2030세대들의 '좋아요'를 몰아 받은 사진들을 수집·분석해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 가능한 꿀통을 새롭게 제작했다. 다 먹고 난 뒤 꽃병으로 활용할 수 있는 '리사이클링(재활용) 패키지'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더해 꿀을 사면 경기도 고양시 꽃밭 조성에 기부돼 꿀벌이 꿀을 채밀하는 밀원 조성에 도움을 준다는 메시지도 넣어 가치소비 성향이 강한 젊은층의 마음을 흔들었다. A사는 3개월 만에 매출을 3배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간단히 말해 정해진 소비 타깃과 관련한 사진·이모티콘·글자 폰트 등 시각적 언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소비 성향과 패턴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긍정적 인식 △부정적 이슈 △라이프 스타일 △행동 유발 트리거 △소비 심리 △대조군에 대한 인식도 △원하는 브랜드 스토리 등을 도출한다. 디자이너는 이 결과값을 바탕으로 전달할 메시지의 디자인을 설계한다.
시각예술가인 김서진·이보형 테이아 공동대표에 따르면 시각적 언어는 공략층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이를테면 낡고 허름한 폐공장을 운치 있게 개조한 카페는 젊은층에게 시쳇말로 '힙하고 간지나는'공간이지만, 장년층에겐 가난과 전쟁터를 연상케 한다. 경험치가 다른 데서 오는 이런 상이한 결과치를 마케팅에 녹여내는 게 테이아의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다.
김 대표는 "철저하게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디자인이란 점에서 의뢰한 업체 대표들도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않고 한번에 통과시키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이전처럼 의뢰사 사장의 가치관과 기호 등에 따라 수차례 수정돼 결국 목표한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작품이 되는 우를 범하지 않게 됐다"고 했다. 그가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테이아는 2019년 설립 초창기부터 2년간 브랜드에 대한 고객 록인(Lock-in)을 유도하는 디지털 창작 역량을 테스트하는데 역점을 뒀다.

한국3M의 경우 전시회 부스를 글라스 필름 자재의 본질을 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이 대표는 "제품의 실용성과 예술적 감수성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한 후부턴 기존 관람객들이 평당 견적을 묻던 방식에서 3M 필름을 이용한 연출에 대한 문의로 질문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운동 스타트업 티랩스튜디오의 리브랜딩도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길거리에선 '한 달에 4만원'이라는 문구와 '몸짱' 트레이너가 우람한 근육을 과시하는 사진이 붙어 있는 헬스장 배너 광고를 쉽게 만난다. 하지만 헬스장 고객들의 행동패턴을 보면 새해나 새학기가 시작되는 1월, 9월에 많이 등록한다. 이는 운동으로 모델같은 몸매를 만들겠다는 의지보다는 운동으로 내 삶에 태도를 바꾸겠다는 욕구가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테이아는 향후 자율자동차 등 미래산업 분야로 빅데이터 기반 디자인을 확대 적용한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그동안 우리는 무지개 색은 7가지라고 배워왔지만 사실 무지개는 무한가지의 색이 존재하고 실제로 사람이 구분할 수 있는 무지개 색은 207가지"라며 "브랜딩은 색을 입히는 과정으로 사회적 프레임과 관념에 갇혀 제대로 보지 못하는 눈을 뜰 때 비로소 더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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