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챗GPT로 사주보는 법 난리났잖아요. 저 너무 빠져서 2시간 넘게 붙잡고 사주봤다니까요. 인생 80세 계획까지 세웠어요!"
최근 SNS(소셜미디어)에는 AI(인공지능)로 사주보는 법을 알려주겠다는 게시물이 인기다. 당초 자신의 생년월일만 넣는 방식으로 사주풀이를 했다면, 최근에는 '만세력'(명리학의 60간지로 세운 사주팔자)을 챗GPT에 학습시켜 자신의 사주풀이를 더욱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사주풀이는 명리학에 기반해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을 통해 타고난 운명을 알아보는 것이다. '명리학'이라는 입력값이 있으니, AI가 '사주풀이'라는 출력값을 내놓는 것은 일견 타당한 일.
1983년 5월생, 부끄럽지만 나이를 공개하고 '트민녀'(트렌드에 민감한 여성)'로서 사주풀이에 도전해봤다. 가장 많이 쓰이는 AI는 챗GPT다. 챗GPT 4-o에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올해 운세를 물어봤다. 그러자 꽤 그럴 듯한 사주풀이를 꺼내놨다.
챗GPT는 사주의 기본 성격부터 풀이하기 시작했다. '일간'(본인의 중심 에너지)이라는 전문 용어를 꺼내들며 기자의 속성이 '정화'라고 짚었다. 촛불이나 별빛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에너지의 불이란다. 남을 배려하고 따뜻한 성품에 감수성이 풍부하다, 섬세해 스트레스를 쉽게 받는다는 풀이에 어느덧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화(불),목(나무)'의 기운이 강해 열정적이고 활동적이지만 '수(물), 금(쇠)'의 기운이 약해 안정감을 찾는게 어렵다는 잇단 지적에, 남아있던 불신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어라, 이 AI 사주 좀 보네.'

기본 성격 분석을 마친 AI는 올해 운세를 재물, 직업, 건강, 인연순으로 나눠 나열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신뢰의 시간. 구체적으로 재물이 들어오는 시기를 물었다. 올해 물과 땅 기운이 결합돼 재물 기회가 많다고 한다. '로또라도 사야겠다'했더니 장기 계획을 세우고, 중요한 결정은 5~8월에 하란다.
올해 마침 이사를 가려고 했다. 어느 동네가 좋을 지 물어봤다. 사주에 부족한 '목' 기운을 보완해줄 '동쪽', '동남쪽'으로 가라고 한다. 서쪽은 재물의 흐름을 막고 대인관계에서 갈등을 유발한다면서 강력히 막는데, 이미 서쪽에 살고 있다. 그래서 일이 안풀렸나보다.
의심의 고삐를 다시 죄고, 별자리로 타로점도 봤다. AI는 알아서 카드를 뽑아 현재와 도전 과제, 미래 조언까지 해준다. 새로운 기회가 있고 올해 도전 과제가 많다고 하니 사주풀이와 일맥상통한다.
AI 사주풀이는 꽤 정확하고, 그럴 듯 했다. 왜 인기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대규모 데이터를 학습해 원하는 정보를 꺼내준다는 점에서, AI는 어쩌면 가장 용하고 적확한 역술가일수도 있겠다. AI로 인해 사라질 직업에 점술가나 역술가가 포함될지 몰랐는데, AI는 빠르게 세상에 파고들고 있었다.
최근 혼란한 정국 탓인지 AI를 통한 사주풀이의 인기는 대단하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사주나 운세, 타로 등을 볼 수 있는 앱 '포스텔러'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2월 62만8208명으로 전년 동기(48만9745명) 대비 28% 증가했다. 지난 1월은 새해맞이 수요 5만명이 더해져 67만8052명을 기록했다.
사주 앱 '점신' 역시 지난해 12월 MAU가 96만7363명으로 전년 동기(82만9265명) 대비 17% 늘었다. 지난달은 113만577명으로 전월대비 1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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