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뇌에 칩을 이식받은 첫 번째 환자의 모습을 공개했다.

21일(현지시간) 뉴럴링크는 'X'(전 트위터) 계정을 통해 9분 짜리 스트리밍 영상을 올렸다. 뉴럴링크가 개발한 전자칩 '텔레파시'를 이식받은 29세 미국인 남성 놀랜드 아르보가 체스 게임을 두는 모습이다.

뉴럴링크는 지난 1월 29일 인간의 두뇌에 칩을 이식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생각만으로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작동할 수 있는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전자칩으로, 머스크는 "칩을 이식받은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 마우스를 제어하고 움직일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첫 시제품의 이름은 '텔레파시'다.

아르보는 2016년 다이빙을 하다 사고를 당했다. 사고 이후 어깨 윗부분을 제외하곤 움직일 수 없는 상태다. 이후 뉴럴링크의 첫 뇌 칩 이식 환자가 돼 지난 1월 이식 수술을 받았다. 아르보는 "수술 후 하루만에 퇴원했다"고 밝혔다. 퇴원 후 뇌 칩 사용법을 익히는 중이다.

영상 속에서 아르보는 온라인 기반 체스게임을 둔다. 두 팔은 의자 팔걸이에 걸쳐둔 채 마우스 등 컴퓨터 부속품을 일체 건드리지 않는다. 동시에 노트북 화면에서는 커서가 분주하게 움직이며 체스를 둔다. 아르보는 "머리에 힘을 줘서 화면 속 누군가가 움직이도록 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면에 대고) '오른쪽 손이 지금 오른쪽으로 움직이게 해'라고 생각하는 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아르보는 체스를 두는 동시에 자신의 상황을 설명한다. 이는 뇌 활동을 특정 작업에만 온전히 집중하지 않고 '멀티태스킹'까지 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전에도 BCI 칩을 시연한 사례는 있었지만 이처럼 멀티태스킹을 구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르보는 "생각을 마우스 커서의 반응으로 변환하는 훈련을 여러 번 거친 뒤 이제는 훨씬 쉽게 커서를 제어한다"며 "전자칩 배터리가 8시간 후 방전되면 다시 재충전 해 사용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텔레파시가 내 인생을 바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