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 (22,200원 ▲1,400 +6.73%)가 2024년 글로벌 AI(인공지능) 기업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한다. 한컴은 기존에 가진 솔루션에 AI 기술을 접목해 글로벌 트렌드를 따라갈 계획이다. 특히 AI 기술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가진 기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이다. 한컴은 또 해외시장에 진출을 위해 기술 모듈화를 추진중이다.
9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한컴은 올해 한컴 오피스에 AI 기술을 더한 한컴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용자가 자연어로 입력하면 LLM(대형언어모델)을 거쳐 문서로 자동 생성해주는 서비스다. 구독형 서비스인 한컴독스에도 AI 기술을 접목해 출시한다. 한컴은 이같은 서비스를 오픈AI의 GPT 스토어에 입점시킬 계획이다.
한컴은 AI 사업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자체적으로 AI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기술을 가진 기업을 인수해 시간을 단축한다는 전략이다. 한컴은 지난 5일 190억원을 투자해 전자문서 전문기업 클립소프트를 인수한 데 이어 8일에는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에 40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클립소프트는 공공·금융·병원·교육 등 기관과 기업에 표준 HTML5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리포팅 솔루션 '클립리포트'와 전자서식 솔루션 '클립이폼'을 개발·공급하는 전자문서 기업이다. 민원24,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 등에서 구동 중이다.
한컴은 클립소프트 인수를 통해 전자문서 시장 1위 기업으로 등극한다는 목표다. 종이 문서와 함께 전자문서를 기반으로 디지털데이터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의 확실한 매출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포티투마루는 딥러닝 기술에 기반을 둔 시맨틱 QA(질의응답) 플랫폼으로 차별화된 AI 기술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기업 내부 정보와 데이터를 대상으로 96% 이상 정확도를 담보하는 QA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KT, 농협은행 등에 공급 중이다.
한컴은 포티투마루의 sLLM(소형언어모델)을 그동안 축적한 전자문서 기반 기술과 결합해 기업 및 공공기관에 공급할 계획이다. 생성 및 보관 중인 한글 문서를 학습시키고 질의응답과 정보검색, 문서 초안 작성, 요약 및 추천 등 다양한 AI 서비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AI 기술과 SDK(소프트웨어 제작 도구) 기술을 결합해 올해 출시 예정인 문서 기반의 질의응답 시스템 '도큐먼트 QA'에도 포티투마루의 sLLM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한컴은 이를 통해 B2G(기업과 공공기관 간 거래), B2B는 물론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영역까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컴이 포티투마루에 전략적 투자 사실을 밝힌 8일 한컴의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9일) 역시 오전 11시48분 현재 전날보다 1440원 오른 2만900원을 기록중이다.
AI 기술을 기존 서비스에 접목하는 것과 동시에 한컴은 기술을 SDK로 모듈화해서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완성차를 만들어 수출하는 게 아니라 부품을 수출하는 형태로 해외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것이다. 한컴은 이같은 방식으로 대만에 오피스 SW(소프트웨어) 엔진을 수출해 대만 최초의 자국 오피스 제품을 출시하는데 기여했다.
한컴은 해외 진출을 위해 앞으로도 기술을 SDK화 하는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컴은 SDK화 한 기술이 상대적으로 수출하기 용이하다고 판단하는 한편 다른 기술을 받아들여 적용하기도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도 한컴은 이달 클립소프트와 일본 현지 사무소를 설립하고 일본 디지털 데이터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한컴의 이같은 행보에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리포트를 통해 "상반기 한컴어시스턴스, 한컴 도큐먼트 QA 등 AI 제품들을 선보일 계획인데 이어 오픈AI의 GPT 스토어 한컴의 챗봇, OCR, 오피스 SW 등 생성형 AI 기반 모듈화된 기술들을 등록할 예정"이라며 "올해 AI 사업에서의 본격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 기자 사진 이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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