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 '유니콘' 탄생 10년, 한국에 거는 기대

김성휘 기자 기사 입력 2023.12.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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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여기 '유니콘의 어머니'로 불리는 사람이 있다. 지난 2013년 신생 VC(벤처캐피탈) 카우보이벤처스의 에이린 리 창업자는 투자 방향을 잡으려 과거 기록을 뒤졌다. 특이한 점이 나타났다. 2003년부터 10년간 투자받은 6만여개의 미국 소프트웨어(SW) 기업 중 39개는 짧은 기간 안에 10억달러 이상 기업가치를 평가받으며 도약했다.

그는 현지 매체 '테크크런치' 기고에서 △창업 10년 미만 △기업가치 평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미국 SW 기업을 '유니콘'으로 명명했다. 머리에 뿔(콘)이 한 개(유니) 달렸다는 상상 속 동물이다. 테크크런치는 이 역사적인 글 10주년을 맞아 지난달 리와 다시 인터뷰했다.
'유니콘' 용어를 제안한 에이린 리/사진=Cowboy Ventures
'유니콘' 용어를 제안한 에이린 리/사진=Cowboy Ventures
리에 따르면 유니콘은 '홈런 컴퍼니'나 '몬스터 히트'가 될 뻔했다. 하지만 그는 "특별하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며 유니콘을 제안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유니콘 기업이 되는 일은 드물고 마법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이제 '유니콘'은 세계 어디서든 통한다.

10년 전 39개에 불과하던 유니콘은 급속히 늘었다. 전세계 유니콘 기업은 1400여개(크런치베이스), 1200여개(CB인사이트)로 집계된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의 통계가 널리 쓰인다. 비상장이라 가치평가가 어려운 만큼 실제론 2700여개라는 추정치도 있다.

중국 바이트댄스(틱톡 운영사), 챗GPT를 세상에 내보인 미국 오픈AI,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등이 '대장 유니콘'들이다. 미·중 양국은 유니콘 대열에서도 'G2'다. 한국 기업들도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는 두나무 비상장 (115,000원 ▲1,000 +0.88%),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 비상장 (38,200원 ▼600 -1.55%) 등 18개를 한국의 유니콘기업으로 발표했다. 그 중 쏘카 (17,330원 ▲160 +0.93%), 에이프로젠 (1,146원 ▲34 +3.06%) 등이 상장했고 CB인사이트는 올해 5월 14개로 집계했다.

국가별 순위에서 한국은 싱가포르와 공동 10위다. 결코 작은 숫자는 아니지만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올해 '코리안 유니콘'들은 어려운 여건을 만났다. 투자 혹한기가 닥쳤다. 가치평가가 곤두박질치며 일부는 유니콘 대열에서 빠지기도 했다.

엔젤투자자인 최성호 AI엔젤클럽 회장은 "체격만 유니콘인 게 아니라 체력도 유니콘인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외형적 성장(체격)에 매달리지 않고 기술력과 내실을 다져야 혹한기에도 견딜 수 있다는 경험이다.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규제 개혁과 같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와 관련기관에 제안했다.

2023년이 저문다. 2024년 더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헥토콘(기업가치 1000억달러)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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