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 불과 약 100㎞ 떨어진 지점, 하루 12바퀴 공전
6개 과학탑재체로 달 관련 데이터 수집, 과학자 분석 중
"1년 정상 작동, 다른 행성 탐사할 기술 갖췄다는 의미"
달 탐사선 '다누리'가 한국의 우주개발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지난해 8월 달 탐사 여정을 떠난 다누리는 현재 달에서 불과 약 100㎞ 떨어진 지점을 하루 12바퀴 도는 중이다. 연구진은 향후 약 2년4개월간 다누리를 통해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달 착륙 후보지 탐색과 각종 과학 연구 등에 나설 예정이다.
7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 따르면 다누리는 이날 기준 달 궤도를 2600바퀴 이상 도는 데 성공했다. 지난 3월24일 총 1000바퀴 '달 공전 기록'을 갈아치운 뒤 현재까지 정상 작동 중이다. 이는 달 뿐만 아니라 화성과 같은 심(深)우주 공간에서 한국이 우주선을 운영·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항우연 관계자는 "다누리가 1년간 문제 없이 항행 능력을 입증했다는 의미는 우리 힘으로 달을 넘어 다른 행성을 탐사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라며 "6개 과학탑재체도 정상 작동하고 있어 과학자들은 달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며 우주 지식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 개척' 새로운 역사…'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으로 달 접근 앞서 다누리는 지난해 8월 미국 스페이스X 팰컨9 우주발사체(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다누리는 지구에서 달로 가는 직선 경로 대신 4~5개월이 걸리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을 선택했다. BLT는 지구·태양·달의 중력 등을 활용해 적은 에너지로 항행할 수 있어 발사 당시 전 세계가 주목했다.
다누리는 임무궤도에 무사 진입한 후 지난 3월 국내 최초로 달 뒷면 사진을 촬영하는 등 안정적인 달 관측과 데이터 송·수신 능력을 입증했다. 또 세계 최초 우주 인터넷을 통한 영상·사진 데이터 전송 등에 성공하며 차별화된 임무를 수행 중이다.
다누리는 미국과 우주협력의 상징이란 의미도 있다. 다누리는 총 6개 과학탑재체를 실었고 그중 1개 자리를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할애했다. NASA는 탑재체로 섀도캠(ShadowCam)을 실었으며 이를 통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착륙 후보지를 탐색하는 중이다.
아르테미스 임무는 1972년 아폴로 17호 달 착륙 이후 50여년 만에 재개하는 미국 주도 유인(有人) 달 착륙 계획이다. 이 역사적인 임무에 한국이 기여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외에도 다누리는 5개 탑재체인 △광시야 편광카메라(PolCam) △우주 인터넷 탑재체(DTNPL) △고해상도 카메라(LUTI) △자기장 측정기(KMAG) △감마선 분광기(KGRS) 등으로 각종 과학임무를 수행 중이다.
다누리는 올해 말까지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달 과학연구, 우주인터넷 기술 검증 등 임무를 추가 수행한다. 또 임무기간인 2025년 12월까지 달 표면 촬영 지역을 확대하고 자기장측정기·감마선분광기의 보완 관측을 진행하는 등 추가 검증에 나선다.
항우연은 오는 12월 달 착륙 후보지 3차원 지형 사진, 달 표면 원소지도, 달 방사선 환경지도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또 달·화성·소행성 등 우주탐사 자료를 효율적으로 관리·분석하는 시스템도 2026년까지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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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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