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人사이드]김유진 스파크랩 공동대표 인터뷰"
국내 1세대 액셀러레이터(AC, 창업기획자) 스파크랩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창업생태계는 크게 변했지만 스파크랩에서는 변하지 않은 원칙이 있다. △시드 투자 △6% 지분율 △제품의 시장 적합성(PMF, Product Market Fit) 발굴이다.
△원티드랩 (4,110원 ▲40 +0.98%) △스파크플러스 △발란 △엔씽 △미미박스 등 쟁쟁한 스타트업을 발굴한 스파크랩이 3대 원칙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유진(45) 스파크랩 공동대표를 만나 직접 들어봤다.
출범 10주년, 변하지 않는 3대 투자원칙 김 대표는 스파크랩의 전반기 5년에 대해 AC 문화를 뿌리내리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스파크랩은 2012년 12월 '한국판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 YC)'를 목표로 문을 열었다. 설립 당시 국내 AC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다. 법제화도 되지 않아 투자도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 당시만 해도 모든 게 다 생소했다. 한국에는 AC라는 것도 없었다. 당시 법제화가 안돼 있다보니 투자수단도 마땅치 않았다"며 "2020년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드디어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적극적인 정부 지원과 성공한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이 국내 창업생태계에 뛰어들면서 AC는 빠르게 성장했다. 김 대표는 "기존 스타트업 창업이 주로 패기 넘치는 젊은 세대에서 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경력 있는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기업 경력까지 뿌리치고 창업에 뛰어든다는 건 그만큼 창업생태계가 성숙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크랩은 다른 무엇보다 스타트업의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이는 스파크랩의 투자원칙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스파크랩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데 이때 투자 단계는 시드, 금액은 10만달러(약 1억3100만원), 투자 지분율은 6%다. 투자 대상의 업종과 사업모델(BM)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김 대표는 "6%는 통상 중요한 핵심 멤버에게 주어지는 지분율"이라며 "동반자 관점에서 회사를 함께 키워나가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했다. 시드 투자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서는 "성과지표가 뚜렷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시장이 신뢰할만한 진전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스파크랩은 매년 2차례씩 시드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했다. 19기 동안 270여개의 팀이 스파크랩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이들 스타트업의 총 후속투자 유치액은 지난해 말 결산기준 총 1조3000억원, 총 기업가치는 6조7000억원에 달한다.
스타트업 육성 원칙 첫째도 둘째도 'PMF' 스타트업을 육성하는데 있어서도 스파크랩만의 원칙이 있다. 바로 철저한 PMF 발굴이다. 스파크랩은 △액셀러레이터 앱(프로그램 운영 허브) △스파크랩 Q(데이터/리소스 센터) △스파크랩 I(인베스터 포털) 등 다양한 운영 시스템을 스타트업에 맞는 최적의 PMF를 찾는 데 집중한다.
PMF는 '시장에서 먹히는 제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김 대표는 "많은 창업자들이 시장에서 어떤 문제 의식을 느끼고 창업을 시작하는데 꼭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정말 자신의 서비스가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지 소비자가 원하는 건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PMF를 찾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자꾸 시도하는 것 말고는 없다. 김 대표는 "마케팅으로 돈을 태우고 기업을 성장시킬 수는 있겠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은 되지 않는다"며 "일단 시도를 해봐야 한다.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사업에서도 무작정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태우기보다 정말 돈을 쓰는 사람이 누군지를 먼저 찾아야 한다. 스파크랩 13기 '케어닥' 사례가 그렇다.
2018년 창업 당시 케어닥은 요양시설의 정보 비대칭 문제에 주목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요양시설 정보를 한데 모은 플랫폼을 사업모델로 잡았다. 요양시설을 모아 놓으면 회원 수도 늘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 등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2020년 2월 베타 서비스 출시 이후 회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성과도 보였다. 그러나 매출은 예상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스파크랩은 PMF를 강조했다. 현재 케어닥의 모델이 시장에서 먹힐 만한 서비스인지 확인해야 했다. 케어닥과 스파크랩은 여러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확인에 나섰다. 그중 출장 간병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케어닥은 요양시설 소개 플랫폼에서 실버케어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확립했고, 시리즈A 투자까지 성공적으로 받았다.
김 대표는 "돈을 써주는 고객을 찾기 위해 과감하게 유료화도 해보고, 창업자가 직접 고객과 소통하며 시장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10년 초기투자 강화·글로벌 진출 '스파크랩의 다음 10년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김 대표는 "지난 10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계속해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겠다"며 "더 많은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펀드 사이즈를 키우고 싶은 게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설명했다.
더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는 "창업가 정신을 심어주고, PMF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려면 초기 단계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지원도 스파크랩이 주목하는 미래 과제다. 현재 스파크랩은 대만, 호주, 파키스탄에 진출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던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철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김 대표는 텐센트코리아 해외사업 개발실, 버티코게임즈 해외사업 본부장, NHN USA 현지화 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스파크랩에서 공동대표를 맡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원티드랩 (4,110원 ▲40 +0.98%) △스파크플러스 △발란 △엔씽 △미미박스 등 쟁쟁한 스타트업을 발굴한 스파크랩이 3대 원칙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유진(45) 스파크랩 공동대표를 만나 직접 들어봤다.
출범 10주년, 변하지 않는 3대 투자원칙 김 대표는 스파크랩의 전반기 5년에 대해 AC 문화를 뿌리내리는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스파크랩은 2012년 12월 '한국판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 YC)'를 목표로 문을 열었다. 설립 당시 국내 AC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다. 법제화도 되지 않아 투자도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 당시만 해도 모든 게 다 생소했다. 한국에는 AC라는 것도 없었다. 당시 법제화가 안돼 있다보니 투자수단도 마땅치 않았다"며 "2020년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드디어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적극적인 정부 지원과 성공한 1세대 벤처 창업가들이 국내 창업생태계에 뛰어들면서 AC는 빠르게 성장했다. 김 대표는 "기존 스타트업 창업이 주로 패기 넘치는 젊은 세대에서 주로 이뤄졌다면 지금은 경력 있는 창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대기업 경력까지 뿌리치고 창업에 뛰어든다는 건 그만큼 창업생태계가 성숙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크랩은 다른 무엇보다 스타트업의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이는 스파크랩의 투자원칙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스파크랩은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한 스타트업에 투자하는데 이때 투자 단계는 시드, 금액은 10만달러(약 1억3100만원), 투자 지분율은 6%다. 투자 대상의 업종과 사업모델(BM)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김 대표는 "6%는 통상 중요한 핵심 멤버에게 주어지는 지분율"이라며 "동반자 관점에서 회사를 함께 키워나가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라고 했다. 시드 투자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서는 "성과지표가 뚜렷하지 않은 초기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며 "시장이 신뢰할만한 진전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한 단계"라고 강조했다.
이렇게 스파크랩은 매년 2차례씩 시드 단계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했다. 19기 동안 270여개의 팀이 스파크랩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갔다. 이들 스타트업의 총 후속투자 유치액은 지난해 말 결산기준 총 1조3000억원, 총 기업가치는 6조7000억원에 달한다.
스타트업 육성 원칙 첫째도 둘째도 'PMF' 스타트업을 육성하는데 있어서도 스파크랩만의 원칙이 있다. 바로 철저한 PMF 발굴이다. 스파크랩은 △액셀러레이터 앱(프로그램 운영 허브) △스파크랩 Q(데이터/리소스 센터) △스파크랩 I(인베스터 포털) 등 다양한 운영 시스템을 스타트업에 맞는 최적의 PMF를 찾는 데 집중한다.
PMF는 '시장에서 먹히는 제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김 대표는 "많은 창업자들이 시장에서 어떤 문제 의식을 느끼고 창업을 시작하는데 꼭 들어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정말 자신의 서비스가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는지 소비자가 원하는 건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PMF를 찾기 위한 방법은 간단하다.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자꾸 시도하는 것 말고는 없다. 김 대표는 "마케팅으로 돈을 태우고 기업을 성장시킬 수는 있겠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은 되지 않는다"며 "일단 시도를 해봐야 한다.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사업에서도 무작정 회원 수를 늘리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태우기보다 정말 돈을 쓰는 사람이 누군지를 먼저 찾아야 한다. 스파크랩 13기 '케어닥' 사례가 그렇다.
2018년 창업 당시 케어닥은 요양시설의 정보 비대칭 문제에 주목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요양시설 정보를 한데 모은 플랫폼을 사업모델로 잡았다. 요양시설을 모아 놓으면 회원 수도 늘고, 이를 기반으로 광고 등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2020년 2월 베타 서비스 출시 이후 회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등 성과도 보였다. 그러나 매출은 예상처럼 일어나지 않았다.
스파크랩은 PMF를 강조했다. 현재 케어닥의 모델이 시장에서 먹힐 만한 서비스인지 확인해야 했다. 케어닥과 스파크랩은 여러 랜딩 페이지를 만들어 확인에 나섰다. 그중 출장 간병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케어닥은 요양시설 소개 플랫폼에서 실버케어 플랫폼으로 정체성을 확립했고, 시리즈A 투자까지 성공적으로 받았다.
김 대표는 "돈을 써주는 고객을 찾기 위해 과감하게 유료화도 해보고, 창업자가 직접 고객과 소통하며 시장에 맞는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10년 초기투자 강화·글로벌 진출 '스파크랩의 다음 10년은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김 대표는 "지난 10년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계속해서 초기 단계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겠다"며 "더 많은 스타트업을 육성할 수 있도록 펀드 사이즈를 키우고 싶은 게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설명했다.
더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김 대표는 "창업가 정신을 심어주고, PMF를 찾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려면 초기 단계부터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진출 지원도 스파크랩이 주목하는 미래 과제다. 현재 스파크랩은 대만, 호주, 파키스탄에 진출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던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와 철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김 대표는 텐센트코리아 해외사업 개발실, 버티코게임즈 해외사업 본부장, NHN USA 현지화 본부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스파크랩에서 공동대표를 맡아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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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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