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만명이 보는 韓 레시피 채널...외국인 입맛도 점령[유니밸리]

김유경 기자 기사 입력 2022.08.23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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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밸리-고려대학교 3-3]이문주 쿠캣 대표

[편집자주] '스타트업 발상지' 미국에서는 하버드, 스탠퍼드,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등 주요 대학들이 학생 창업을 이끌고 있다. 기업가정신 교육부터 외부 투자유치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 국내 대학들도 상아탑의 틀에서 벗어나 변화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같은 무대를 꿈꾸며 혁신 창업생태계로 변신하는 '유니밸리'(University+Valley)를 집중 조명한다.
이문주 쿠캣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이문주 쿠캣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해외 박람회에 나갔는데 '쿠캣'을 다 알고 있는 거예요. 홍콩에 오프라인 매장을 낸 것도 박람회에서 반응을 보니 되겠다 싶어서였죠."

이문주 쿠캣 대표(35·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세계적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식품회사가 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쿠캣은 국내 최대 음식커뮤니티 '오늘뭐먹지'와 요리동영상채널 '쿠캣', 간편식 전문 온·오프라인 쇼핑몰 '쿠캣마켓'을 운영하는 아시아 푸드트렌드 선도기업이다.

'오늘뭐먹지' 구독자가 540만명, 레시피채널 '쿠캣' 구독자가 2747만명 등 전세계 이용자가 총 34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매출은 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고 가파른 성장세에 LB인베스트먼트 등 9개 투자사가 지난 6월 320억원을 투자했다.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490억원에 이른다.

'오늘 뭐 먹지' 콘텐츠 사례/사진제공=쿠캣
'오늘 뭐 먹지' 콘텐츠 사례/사진제공=쿠캣
영상콘텐츠 제작역량이 이같은 성과의 바탕이 됐다. 쿠캣은 4개 전용 스튜디오를 갖추고 양질의 푸드콘텐츠를 자체 제작한다.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할 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생생한 영상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1~2인가구를 대상으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간편식을 판매하는 전략을 펼친다.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한 간편식 '띵커바디'와 '딸기쏙우유 찹쌀떡' '매콤크림 닭갈비' 등 독특하고 맛있는 간편식을 제공하는 '쿠캣메이드'가 쿠캣의 대표 브랜드다.

콘텐츠가 언어장벽이 낮은 요리영상 중심이다 보니 쿠캣의 글로벌 진출도 막힘이 없다. 실제 쿠캣 콘텐츠 트래픽의 85%는 해외에서 발생한다. 이 대표는 "영상이 나갈 때마다 적게는 수백만 명, 많게는 수천만 명의 인터랙션이 있다"며 "홍콩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을 열자마자 사람들이 몰려와 인기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미식 도시 '홍콩'도 반한 쿠캣…해외 간편식 매장 확대


쿠캣마켓 오프라인 매장/사진제공=쿠캣
쿠캣마켓 오프라인 매장/사진제공=쿠캣
이 대표가 창업에 나선 것은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3년이다. 대기업 면접날 취업과 창업을 놓고 고민하다 '100억원 기업을 만들어보자'며 27세에 호기롭게 창업을 선택했다. 이 대표는 "창업과목을 듣다 아이디어가 실제로 구현되는데 재미를 느꼈다"며 "팀 내 사업 아이디어가 상까지 받으면서 자신감을 얻어 창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와이파이(무선인터넷), 주차, 스터디카페 등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면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업체를 지도에 표시해주는 '모두의지도'였다. 이 대표는 지도에 넣을 수 있는 콘텐츠로 푸드에 주목하고 당시 '오늘뭐먹지'를 서비스하는 '그리드잇'과 합병을 추진했다. '모두의지도'와 '그리드잇'이 합쳐지며 쿠캣이 탄생한 것.

창업 8년 만인 현재 쿠캣은 홍콩에 오프라인 매장 4곳을 운영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쿠캣은 2019년 4월 서울 잠실에서 팝업스토어 형태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다 지난해 4월 서울 코엑스에 첫 정식 매장을 냈다. 이후 홍콩에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4개 매장을 잇따라 열었다. 국내 2호 매장은 지난 8일 서울 신촌에 개장했다. 제주에는 숍인숍 형태로 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 대표는 최근 확보한 300억원대 투자금으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해외 오프라인 매장을 연내 2배로 늘리는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올해 홍콩 매장을 한두 곳 더 열고 싱가포르에도 진출해 연내 2개 매장을 낼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베트남, 호주에도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외국 커뮤니티를 보면 과거 한국음식은 일식, 중식, 베트남식보다 맛도 없고 건강하지 않은 음식으로 취급됐으나 지금은 달라졌다"면서 "최근 K팝, 영화, 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쿠캣도 2016년부터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역할을 하면서 한국음식의 위상을 높여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레시피 채널 쿠캣코리아의 콘텐츠 사례/사진제공=쿠캣
레시피 채널 쿠캣코리아의 콘텐츠 사례/사진제공=쿠캣


"요즘 카페에서 스타트업 얘기 많이 들어…2014년 실리콘밸리 분위기 느껴"


창업 후 언제 어려웠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항상 힘들다. 특히 의사결정이 힘들다. 모든 스타트업이 그렇겠지만 따라하는 길이 아니기에 이게 맞나하는 고민이 가장 크다"고 답했다.

대학생 창업이 8년전에 비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드는 건 카페에 갈 때라고 했다. 이 대표는 "2014년 스태포드대학에 갔을 때 창업한 형을 만났는데 카페, 음식점, 술집 등 사람들이 모인 곳이면 길거리 계단에서도 스타트업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며 "당시 사시·행시 등 국가고시나 대기업 취업 준비를 했던 국내 대학 분위기가 요즘 실리콘밸리를 닮아가고 있다. 창업하려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팀 구성이 쉬워 교내 창업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음식 콘텐츠를 통해 K푸드를 전세계에 알리고 경험하게 하는 역할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회사로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그래픽: 김다나 디자인기자
그래픽: 김다나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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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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