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경험 녹여 세상에 없던 척추 교정기 만들었죠"

이민하 기자 기사 입력 2023.06.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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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강선영 스탠딩톨 대표 "3D프린터로 척추교정기 제작...내년 美 진출도 추진"

강선영 스탠딩톨 대표.
강선영 스탠딩톨 대표.
"척추측만증이 쉽게 고쳐지지 않는 이유는 다른 것보다 교정기 자체가 너무 불편해서 꾸준히 착용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딱딱해서 굽혀지지도 않는 통을 몸에 두르고 하루 22시간씩 생활하는 걸 상상해보세요."

강선영 스탠딩톨 대표(사진)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10년 동안 척추측만증을 앓으면서 수많은 제품들을 직접 사용해봤지만 큰 효과가 없어서 결국 직접 내 몸에 맞는 교정기를 제작해서 쓰게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척추측만증은 똑바로 몸을 지탱해야 하는 척추가 좌우로 휘어지는 증상이다. 전 세계 인구 10명 중 0.5~1명꼴로 발병한다. 척추측만증이 생기면 신체가 틀어지면서 외형적 불균형과 통증, 합병증 등이 나타난다.

2014년 설립된 스탠딩톨에는 강 대표의 경험이 녹아 있다. 그는 "직접 성수동에 가서 필요한 가죽을 사고, 벨트를 달아서 내 몸에 맞는 교정기를 만들어서 썼는데 이를 상용 제품으로 발전시킨 게 현재 '플렉스파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국내외에서 팔고 있는 교정기는 '경직형'과 '밴드형' 두 종류다. 경직형은 석고로 본을 뜬 뒤 플라스틱으로 제작한다. 중세시대 갑옷처럼 착용 후에는 몸을 굽힐 수 없다. 밴드형은 신체 굴곡에 맞춰 여러 밴드를 몸에 감는 방식이다. 활동성이 좋지만 탈부착에만 10분 이상 걸린다.

플렉스파인은 경직형과 밴드형의 장점을 합친 '하이브리드' 형태다. 플라스틱과 탄력 밴드 소재를 둘 다 사용했다. 플라스틱은 고정축 역할을 하는 단단한 골격으로, 신축성 좋은 밴드는 휘어진 부분을 감싸는 부분으로 썼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1등급) 인증도 받았다. 강 대표는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경직형 보조기는 치료 기간이 별도의 재활 운동 기간까지 포함해 4년 이상 걸리지만, 플렉스파인은 보조기 착용과 재활 운동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치료 기간을 효과적으로 줄여준다"고 강조했다.

강선영 스탠딩톨 대표가 척추측만증 교정기 '플렉스파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탠딩톨
강선영 스탠딩톨 대표가 척추측만증 교정기 '플렉스파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탠딩톨
플렉스파인은 3차원(D) 프린터로 제작된다. 직접 병원이나 보조기 제작업체를 가지 않아도, 집에서 6~7개 주요 굴곡 수치만 온라인으로 전송하면 된다. 전송받은 수치를 자체 알고리즘으로 분석, 3D프린터로 골격을 제작한다. 완성 후에도 몸에 맞춰 2~3㎝씩 세부 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보조기에 블루투스칩을 탑재, 착용시간과 개선 정도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분당서울대병원과 임상도 진행했다. 착용 직후 휘어진 정도를 나타내는 '콥스 각도(Cobb's angle)'가 평균 17도씩 개선됐다. C커브 형태 환자의 경우 최대 30도가량 완화되는 사례도 있었다. 강 대표는 "기존 교정기와 기본적인 성능은 같더라도 착용 편의성이 높다보니까 결과적으로 교정 효과도 좋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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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딩톨은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연내 미국 법인을 설립하고, 식품의약국(FDA) 의료기기 승인 심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3D 프린터로 제작하기 때문에 전세계 어디에서나 간단한 측정만으로 주문할 수 있다"며 "FDA 승인 시간을 고려하면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미국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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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이민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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