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강력 빔'으로 반도체부터 신약 개발까지…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 박차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04.29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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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광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신승환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단장 간담회

KBSI 주관으로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건설중인 다목적방사광가속기의 조감도. /사진=KBSI
KBSI 주관으로 충북 청주시 오창읍에 건설중인 다목적방사광가속기의 조감도. /사진=KBSI

기초과학연구를 넘어 반도체·이차전지·신약 개발 등 산업계에서의 활용도를 높인 대형연구시설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단이 신임 단장을 선임하고 설계 완성을 위한 속도를 낸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은 29일 대전에서 양성광 KBSI 원장, 신승환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단 신임 단장 등이 참석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충북 오창에 건설 중인 다목적방사광가속기의 진행 현황을 공개했다.

총사업비 1조 787억원이 투입되는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은 KBSI가 주관하는 대형 국책 연구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PLS-Ⅱ) 및 4세대 선형 방사광가속기(PAL-XFEL)를 운영하는 포항가속기연구소가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지난 8일엔 국내에서 손꼽히는 방사광가속기 전문가로 불리는 신 단장이 부임했다. 신 단장은 3세대 방사광가속기인 포항가속기연구소 'PLS-Ⅱ' 가속장치부장을 지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포스텍(POSTECH) 첨단원자력공학부 겸직교수,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고려대 세종캠퍼스 가속기과학과 교수를 지냈다.
29일 대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양성광 KBSI 원장(오른쪽), 신승환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단 신임 단장(왼쪽). /사진=박건희 기자
29일 대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양성광 KBSI 원장(오른쪽), 신승환 다목적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단 신임 단장(왼쪽). /사진=박건희 기자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할 때 발생하는 강한 빛을 쬐어 현미경으로는 보이지 않는 초미세 입자의 구조까지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는 고성능 연구 장치다. 인체 내 미세한 단백질의 구조부터 나노 단위 물질까지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현재 개발 중인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경우 기존 3세대 가속기보다 100배 이상 밝은 빛(방사광)을 내도록 설계됐다. 3세대 가속기로 쏘는 빔으로는 흐릿하게 보이던 입자의 구조를 보다 더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신약·백신 개발, 첨단 신소재 개발 등 산업 분야와 연계된 다양한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신 단장은 "기초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반도체, 신약 개발 등 전략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항에서 운영 중인 PLS-Ⅱ의 경우 주로 기초연구에 활용됐고, 산업 활용엔 제한적이었다.

4세대인 다목적방사광가속기는 총 40기의 빔 라인을 구축한다. 현재 총 10개 빔 라인을 건설 중인데, 이 중 3개 빔 라인을 산업용 우선 사용 목적으로 사용한다.

신 단장은 "기존 기기로는 관찰하는 데 일주일이 소요되던 샘플을 1~2시간 안에도 분석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양 원장은 "반도체 계면을 보다 더 선명하게 관찰하거나, 이차전지 양극재에 들어가는 물질인 전구체의 특성을 파악해 폭발 위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축부터 활용 단계까지 연구계를 넘어 수요 기업의 참여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양 원장은 "40개 빔 라인 중 일부는 정부가 예산을 출자해 구축하지만, 실질적으로 연구 장비를 사용하는 기업 등도 구축부터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 연구 기관 및 국내 기업과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목적방사광가속기는 전체 설계 검증단계 중 중간 설계를 완료해 지난 1월 중간 설계 적정성 검토까지 완료한 상태다. 올해 7월 설계 완료를 목표로 실시 설계를 진행 중이다. 양 원장은 "최종 완공 시기는 설계 완료 시점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며 "양질의 빔을 생성할 수 있도록 장비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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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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