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테스트 테슬라에 앞섰던 가오허 '하이파이',
중국 전기차 시장 경쟁 과열…"다수 업체 수익 못내"
변신 로봇을 닮은 듯한 차별화된 디자인과 성능으로도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던 중국 전기차 브랜드 하이파이(HiPhi) 제조업체 가오허(高合)자동차가 경영난으로 인해 6개월 생산중단과 강제 감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기차 시장 내 경쟁이 가열되면서 시장 구조조정이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가오허는 앞으로 6개월 간 생산을 중단한다고 최근 내부 공지했다. 이와 함께 직원 급여도 2월 18일부터 삭감, 내달 15일 이후엔 상하이지역 최저임금인 월 2690위안(약 50만원)씩만 지급된다. 가오허는 앞서 전직원 회의에서 1월 임금 지급을 연기하고 연말 상여금을 취소한다고 밝혔던 것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알려졌었다.
가오허 측은 가동중단과 급여삭감 결정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현지 관계자들을 인용해 "가오허 주요 주주인 지방정부들이 당분간 가동중단과 급여삭감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말 것을 가오허 측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주들이 지원에 나설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가오허의 하이파이는 독특한 외관은 물론 빼어난 성능으로 유명세를 떨친 하이엔드 전기차 브랜드다. 가장 최근 출시된 하이파이Z가 한국에 수입되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이파이Z는 지난 1월 말 노르웨이에서 열린 '엘프릭스' 동계 주행거리 테스트에서 522km를 달리며 테슬라를 앞서 성능 면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가오허는 지난 2020년 9월 첫 모델을 내놨다. 처음 개발한 모델의 가격이 50만위안(약 9200만원)에 이르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했다. 가격이 비싼 만큼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2021년 4200여대, 2022년 4500여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당초 목표인 최소 8000대는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걸윙도어에 프리미엄 음향시설까지 갖춘 SUV(스포츠다목적차량)인 하이파이X의 가격은 최고가 기준 80만위안(약 1억4000만원)에 이른다. 포르셰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잇따라 전기차를 출시하는 가운데 특단의 기술개발 없이 경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설비도 빠르게 확충하지 못했다.
가오허는 이런 상황에 따라 기아 현지 합작법인인 옌청 웨다기아 1공장에서 하이파이X와 하이파이Y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생산량이나 부품공급망을 확보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생산량은 적지만 첨단전기차 위탁생산을 통해 수익다변화를 꾀했던 기아 현지 합작법인 역시 이번 생산 중단을 통해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가오허는 자금난이 심화하자 지난해 6월 모기업인 차이나호라이즌스가 사우디아라비아투자부(MISA)와 무려 총 56억달러(약 7.4조원)에 달하는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에 합작회사를 세워 전기차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소설같은 자금조달 계획은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사우디 측은 실사 결과 가오허의 낮은 판매량 등을 문제삼으며 투자계획을 백지화했다.
가오허의 부실은 지난 1월 한 부품공급업체가 가오허 측이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는 내용의 화면 캡쳐본을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같은 달 청두의 한 부동산 기업은 가오허 매장이 임대료를 내지 못해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가오허의 몰락은 중국 전기차 시장 경쟁 과열의 단면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부실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간판 격인 BYD(비야디)는 지난해 4분기 순수전기차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상위 12개 중국 전기차 업체 중 9개사가 지난해 연간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공업정보화부는 연초 "지난해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을 포함한 신에너지차 생산과 판매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수출은 78% 증가한 120만3000대에 달했다"면서도 "다수의 제조업체는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무질서한 경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잉 경쟁은 제품 가격 하락과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KOTRA(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의 명과 암' 자료를 내고 "BYD는 물론 중국 대표 전기차 스타트업들도 연이어 차량 가격을 내리고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 배터리 무료 교환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며 "코로나19 리오프닝 이후 가격인하 경쟁이 한 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9일 중국 현지언론에 따르면 가오허는 앞으로 6개월 간 생산을 중단한다고 최근 내부 공지했다. 이와 함께 직원 급여도 2월 18일부터 삭감, 내달 15일 이후엔 상하이지역 최저임금인 월 2690위안(약 50만원)씩만 지급된다. 가오허는 앞서 전직원 회의에서 1월 임금 지급을 연기하고 연말 상여금을 취소한다고 밝혔던 것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알려졌었다.
가오허 측은 가동중단과 급여삭감 결정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현지 관계자들을 인용해 "가오허 주요 주주인 지방정부들이 당분간 가동중단과 급여삭감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말 것을 가오허 측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주주들이 지원에 나설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가오허의 하이파이는 독특한 외관은 물론 빼어난 성능으로 유명세를 떨친 하이엔드 전기차 브랜드다. 가장 최근 출시된 하이파이Z가 한국에 수입되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이파이Z는 지난 1월 말 노르웨이에서 열린 '엘프릭스' 동계 주행거리 테스트에서 522km를 달리며 테슬라를 앞서 성능 면에서도 눈길을 끌었다.
가오허는 지난 2020년 9월 첫 모델을 내놨다. 처음 개발한 모델의 가격이 50만위안(약 9200만원)에 이르는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했다. 가격이 비싼 만큼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 2021년 4200여대, 2022년 4500여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당초 목표인 최소 8000대는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걸윙도어에 프리미엄 음향시설까지 갖춘 SUV(스포츠다목적차량)인 하이파이X의 가격은 최고가 기준 80만위안(약 1억4000만원)에 이른다. 포르셰 등 럭셔리 브랜드들이 잇따라 전기차를 출시하는 가운데 특단의 기술개발 없이 경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 설비도 빠르게 확충하지 못했다.
가오허는 이런 상황에 따라 기아 현지 합작법인인 옌청 웨다기아 1공장에서 하이파이X와 하이파이Y 등을 위탁생산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생산량이나 부품공급망을 확보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생산량은 적지만 첨단전기차 위탁생산을 통해 수익다변화를 꾀했던 기아 현지 합작법인 역시 이번 생산 중단을 통해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가오허는 자금난이 심화하자 지난해 6월 모기업인 차이나호라이즌스가 사우디아라비아투자부(MISA)와 무려 총 56억달러(약 7.4조원)에 달하는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에 합작회사를 세워 전기차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소설같은 자금조달 계획은 현실로 이어지지 않았다. 사우디 측은 실사 결과 가오허의 낮은 판매량 등을 문제삼으며 투자계획을 백지화했다.
가오허의 부실은 지난 1월 한 부품공급업체가 가오허 측이 대금을 지불하지 않아 제품 공급을 중단했다는 내용의 화면 캡쳐본을 공개하며 본격적으로 불거졌다. 같은 달 청두의 한 부동산 기업은 가오허 매장이 임대료를 내지 못해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가오허의 몰락은 중국 전기차 시장 경쟁 과열의 단면이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부실 문제는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간판 격인 BYD(비야디)는 지난해 4분기 순수전기차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상위 12개 중국 전기차 업체 중 9개사가 지난해 연간 판매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공업정보화부는 연초 "지난해 순수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을 포함한 신에너지차 생산과 판매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수출은 78% 증가한 120만3000대에 달했다"면서도 "다수의 제조업체는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무질서한 경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잉 경쟁은 제품 가격 하락과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KOTRA(코트라) 베이징무역관은 최근 '중국 자동차 시장의 명과 암' 자료를 내고 "BYD는 물론 중국 대표 전기차 스타트업들도 연이어 차량 가격을 내리고 채산성 악화를 막기 위해 배터리 무료 교환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며 "코로나19 리오프닝 이후 가격인하 경쟁이 한 층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기자 사진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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