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보) '핀포인트 착륙' 성공에도 태양전지 발전 문제 발생
탐사에 지장 있는 상태…日 "겨우 합격인 60점" 자평
일본이 지구로부터 평균 38만㎞ 떨어진 달을 초정밀 조준해 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일본의 달 착륙은 구소련·미국·중국·인도에 이어 전 세계 5번재다. 다만 태양전지 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탐사엔 지장이 있는 상태로, 일본에선 '60점짜리 성공'이란 평가가 나온다.
야마카와 히로시(山川 宏)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이사장은 지난 20일 새벽 2시쯤 기자회견을 열고 "슬림이 이날 오전 0시20분 달 표면에 성공적으로 착륙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쿠니나카 히토시(國中 均) JAXA 우주과학연구소장은 "연착륙에 성공했다"며 "슬림이 데이터를 정상적으로 지구에 보내고 있으며 대체로 잘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슬림은 착륙 후 통신체계가 확립됐지만 현재 태양전지가 전력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며 "슬림으로부터 수집된 데이터를 자세히 분석해 향후 구체적으로 공유하겠다"고 했다.
쿠니나카 소장은 이날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를 점수로 매겨달라는 요청에 "겨우 합격인 60점"이라고 굳은 표정으로 답했다.
'Moon Sniper' 슬림, 원하는 지점 초정밀 연착륙
앞서 슬림은 지난해 9월7일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2A 로켓 47호기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110일만인 12월25일 달 궤도에 진입했다. 이달 15일부턴 달 착륙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9일부터 하강을 시작했고 다음날 0시쯤 달 상공 15㎞까지 도달해 약 20분 뒤 달 표면에 무사 착륙했다.
슬림은 현재 통신은 가능하나 전력생산이 이뤄지지 않아 데이터를 우선 전송받을 수 있도록 조치가 이뤄졌다. 태양전지 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착륙 후 탑재된 배터리를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슬림은 특수 카메라로 달 표면 암석에 포함된 광물을 탐사하려던 계획을 축소할 전망이다.
슬림은 높이 2.4m, 폭 2.7m, 무게 590㎏ 달 착륙선이다. 달의 원하는 지점에 연착륙할 수 있어 'Moon Sniper'(달 저격수)로 불린다. 초정밀 조준을 하듯, 지구로부터 평균 약 38만㎞ 떨어진 지점을 착륙한다는 의미다. JAXA는 이에 대해 '할 수 있는 곳에 착륙하는 시대'에서 '원하는 곳에 착륙하는 시대'로 전환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슬림의 임무 성공 기준은 △달 표면 착륙 △오차 100m 이내 착륙 △일몰까지 활동 지속 등 크게 3가지였다. 슬림은 카메라를 통해 달 표면을 실시간 관찰하며 스스로 착륙 지점을 찾아 '핀 포인트' 착륙하면서 소기 성과를 거뒀다. 다만 JAXA는 현재 탐사 활동을 원하는대로 할 수 없어 60점 짜리 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슬림이 이번에 착륙한 지역은 미국 아폴로 11호가 착륙했던 '고요의 바다' 남쪽의 시올리 크레이터(Crater·충돌구)다. 다른 착륙선은 평지에 착륙했지만 슬림은 오히려 험준한 경사지로 향했다. 미래 달 탐사에 있을 험지 착륙 등을 대비한다는 취지였다.
슬림은 착륙 직전 손바닥만한 탐사 로봇 'LEV-1', 'LEV-2'를 내보내는 데 성공했다. 이 소형 로봇들은 달 착륙 지점 주변에서 영상 등을 촬영해 보내는 임무를 띠고 있다. JAXA는 한 달 뒤쯤 정밀 착륙 성공 여부 등에 대한 분석을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 文雄) 일본 총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슬림이 태양전지 발전이 이뤄지지 않아 상세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달 표면에 착륙한 것은 매우 기쁜 뉴스"라며 "관계자 모든 분이 지금까지 한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한층 높은 수준의 도전을 계속해서 후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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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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