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조창환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장
심화하는 미중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지금, 많은 전문가들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앱 생태계의 경우 다양한 혁신이 일어나고 있고, 전통 산업들과 달리 국경의 제약 없이 디지털 세상에서 글로벌 비즈니스가 가능해 국제 정세에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만큼 더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머니투데이는 '앱 생태계 상생 포럼' 3기의 공동의장인 조창환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장을 만나 국내 앱 생태계의 현황과 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앱 생태계 상생 포럼은 구글 코리아가 앱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상생을 위해 2020년 11월 발족한 전문가 포럼으로, IT(정보통신기술), 법률, 심리,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한다. 조 원장은 2024년 시작하는 앱 생태계 상생 포럼 4기의 의장도 맡을 예정이다.
조 원장은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 분야에서 앱 생태계 발전의 큰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규제 완화 등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콘텐츠와 그로 인한 파생 산업에서 앱 생태계가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앱 생태계 글로벌 시장 경쟁, 정부 지원 필수 -앱 생태계 상생 포럼 3기 활동이 마무리됐다. 의장으로서 바라본 국내 앱 생태계의 강점과 경쟁력은 무엇인가?
▶디즈니가 성장한 건 콘텐츠 때문만이 아니다. 각종 캐릭터 상품, 놀이공원 등 다른 부가 가치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IT(정보기술) 강국이고, K-콘텐츠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앱 생태계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앞으로 AI(인공지능)가 더 발달하면 K-콘텐츠도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잘하는 게 드라마, 음악, 영화 등 콘텐츠인데, 이러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데 AI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웹툰을 제작할 때 하나하나 사람이 그려야 했지만 이제 AI 도움으로 보다 쉽게 작업이 가능해졌다. 영상에서도 번역과 자막 작업이 AI로 바로 이뤄진다.
앞으로 새롭게 만들어갈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AI를 활용해 기존 축적해온 콘텐츠들을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AI 성장이 K-콘테츠와 관련 앱 생태계 성장에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반대로 국내 앱 생태계가 가진 한계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앱 시장은 국내외를 나눌 필요가 없다. 시장은 글로벌인 게 확실한데, 문제는 참여자들의 글로벌화 역량이다. 그동안 한국 산업은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글로벌화한 게 많았지만 소프트웨어 쪽은 약했다. 이러한 구조를 깰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이 앱 생태계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국내 앱은 대부분 국내에서 시작해 이 안에서만 끝나는 상황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이나 시장 자체가 큰 중국과는 달리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진출이 쉽지 않고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구글 등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고 이를 통해 실제로 해외로 진출한 개발사도 많지만 구글 하나 만의 노력으로는 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정부가 노력해 줘야 한다.
-정부는 앱 생태계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앱들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자본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규제 합리화다. 앱 생태계가 발전한 미국은 규제가 적고, 규제가 강하다고 하는 유럽의 경우는 여러 국가들이 연계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중국은 자체 시장이 크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노력을 해도 따라잡는 게 쉽지 않은데 규제로 발목을 잡으면 더 나아갈 수 없다. 우리처럼 시장이 작은 경우 글로벌 진출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규제를 풀어 스타트업들이 훨훨 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건전한 생태계 발전 위해 스타트업·개발자들도 노력해야 -일부 중국산 게임 앱 등이 유튜브, SNS 등에 과도하거나 선정적인 광고를 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건전한 앱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앱이 작동하는 공간이 디지털이다 보니 광고 규제가 쉽지 않다. 디지털 광고는 집행 후 기록이 안 남으면 광고가 됐는지조차도 모른다. 이미 집행된 광고를 규제하는 것은 늦다. 따라서 기술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 선정적인 내용도 AI가 잡아낼 수 있다. 예전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 부분의 기술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좋은 제품과 좋은 서비스가 결국은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 게 된다. 과도하고 선정적 광고는 순간 트래픽을 높일 수 있지만 효과가 지속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광고로 인해 앱 생태계에 불신이 생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특정 앱이 선정적이고 문제가 생기면 앱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이는 개발자 뿐 아니라 이용자와 앱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발자와 스타트업, 그 외 다른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개발자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사용자는 다른 나라 사용자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 그런 부분들을 연구하고 스터디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 앱 생태계가 아닌 기존 산업들에서도 시장조사라는 게 기본인데 이런 게 부족했다.
이런 부분은 정부 기관 외에도 학교와 학회, 협회 등의 단체도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시장을 조사하고 광고와 마케팅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대학교의 커리큘럼과 연계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고, 광고 등의 노하우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이런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 활성화하는 게 앱 생태계 발전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재 제28대 한국광고학회 회장도 맡고 있다. 광고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앱 생태계가 성장하기 위해 창업자들이 이해관계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집과 고집을 버려야 한다. 실패한 창업자, CEO(최고경영자)들은 귀를 닫고 있다. 그리고 사람을 안 만난다. 주변 가까운 사람들 얘기만 들으면 편향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은 알고리즘이 편향을 키우기도 한다. 나의 관심사만 계속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걸 과감하게 깨부수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결국 포럼 참여나 다양한 외부 전문가와의 소통이 필요하다. 회의를 할 때 직원들하고만 진행하지 말고 외부 전문가를 참관인으로라도 불러서 같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외부 전문가와 티타임 등도 자주 가지는 게 필요하다. 아집이 있는 상태에서 만약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면 그때부터는 더 말을 안 듣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그 이상 발전도 없다.
머니투데이는 '앱 생태계 상생 포럼' 3기의 공동의장인 조창환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장을 만나 국내 앱 생태계의 현황과 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앱 생태계 상생 포럼은 구글 코리아가 앱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상생을 위해 2020년 11월 발족한 전문가 포럼으로, IT(정보통신기술), 법률, 심리,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10여 명이 참여한다. 조 원장은 2024년 시작하는 앱 생태계 상생 포럼 4기의 의장도 맡을 예정이다.
조 원장은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콘텐츠 분야에서 앱 생태계 발전의 큰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규제 완화 등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콘텐츠와 그로 인한 파생 산업에서 앱 생태계가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앱 생태계 글로벌 시장 경쟁, 정부 지원 필수 -앱 생태계 상생 포럼 3기 활동이 마무리됐다. 의장으로서 바라본 국내 앱 생태계의 강점과 경쟁력은 무엇인가?
▶디즈니가 성장한 건 콘텐츠 때문만이 아니다. 각종 캐릭터 상품, 놀이공원 등 다른 부가 가치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IT(정보기술) 강국이고, K-콘텐츠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앱 생태계에서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앞으로 AI(인공지능)가 더 발달하면 K-콘텐츠도 더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잘하는 게 드라마, 음악, 영화 등 콘텐츠인데, 이러한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데 AI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는 웹툰을 제작할 때 하나하나 사람이 그려야 했지만 이제 AI 도움으로 보다 쉽게 작업이 가능해졌다. 영상에서도 번역과 자막 작업이 AI로 바로 이뤄진다.
앞으로 새롭게 만들어갈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AI를 활용해 기존 축적해온 콘텐츠들을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AI 성장이 K-콘테츠와 관련 앱 생태계 성장에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
-반대로 국내 앱 생태계가 가진 한계와 보완해야 할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앱 시장은 국내외를 나눌 필요가 없다. 시장은 글로벌인 게 확실한데, 문제는 참여자들의 글로벌화 역량이다. 그동안 한국 산업은 하드웨어 분야에서는 글로벌화한 게 많았지만 소프트웨어 쪽은 약했다. 이러한 구조를 깰 수 있는 유일한 시장이 앱 생태계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국내 앱은 대부분 국내에서 시작해 이 안에서만 끝나는 상황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이나 시장 자체가 큰 중국과는 달리 작은 시장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운 점으로 꼽힌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진출이 쉽지 않고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구글 등에서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고 이를 통해 실제로 해외로 진출한 개발사도 많지만 구글 하나 만의 노력으로는 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정부가 노력해 줘야 한다.
-정부는 앱 생태계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앱들의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자본 등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규제 합리화다. 앱 생태계가 발전한 미국은 규제가 적고, 규제가 강하다고 하는 유럽의 경우는 여러 국가들이 연계돼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중국은 자체 시장이 크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노력을 해도 따라잡는 게 쉽지 않은데 규제로 발목을 잡으면 더 나아갈 수 없다. 우리처럼 시장이 작은 경우 글로벌 진출이 곧 국가 경쟁력이다. 규제를 풀어 스타트업들이 훨훨 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건전한 생태계 발전 위해 스타트업·개발자들도 노력해야 -일부 중국산 게임 앱 등이 유튜브, SNS 등에 과도하거나 선정적인 광고를 하며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건전한 앱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앱이 작동하는 공간이 디지털이다 보니 광고 규제가 쉽지 않다. 디지털 광고는 집행 후 기록이 안 남으면 광고가 됐는지조차도 모른다. 이미 집행된 광고를 규제하는 것은 늦다. 따라서 기술을 활용해 선제적으로 규제를 해야 한다. 선정적인 내용도 AI가 잡아낼 수 있다. 예전에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 부분의 기술도 점차 발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좋은 제품과 좋은 서비스가 결국은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 게 된다. 과도하고 선정적 광고는 순간 트래픽을 높일 수 있지만 효과가 지속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광고로 인해 앱 생태계에 불신이 생기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특정 앱이 선정적이고 문제가 생기면 앱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이는 개발자 뿐 아니라 이용자와 앱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개발자와 스타트업, 그 외 다른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개발자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사용자는 다른 나라 사용자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등 그런 부분들을 연구하고 스터디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 앱 생태계가 아닌 기존 산업들에서도 시장조사라는 게 기본인데 이런 게 부족했다.
이런 부분은 정부 기관 외에도 학교와 학회, 협회 등의 단체도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시장을 조사하고 광고와 마케팅을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데, 대학교의 커리큘럼과 연계하면 훨씬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얻고, 광고 등의 노하우도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실제 이런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앞으로 활성화하는 게 앱 생태계 발전 방안이 될 수 있다.
-현재 제28대 한국광고학회 회장도 맡고 있다. 광고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서 앱 생태계가 성장하기 위해 창업자들이 이해관계자들과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방법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아집과 고집을 버려야 한다. 실패한 창업자, CEO(최고경영자)들은 귀를 닫고 있다. 그리고 사람을 안 만난다. 주변 가까운 사람들 얘기만 들으면 편향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 특히 요즘은 알고리즘이 편향을 키우기도 한다. 나의 관심사만 계속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걸 과감하게 깨부수고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결국 포럼 참여나 다양한 외부 전문가와의 소통이 필요하다. 회의를 할 때 직원들하고만 진행하지 말고 외부 전문가를 참관인으로라도 불러서 같이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외부 전문가와 티타임 등도 자주 가지는 게 필요하다. 아집이 있는 상태에서 만약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면 그때부터는 더 말을 안 듣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 그 이상 발전도 없다.
- 기자 사진 김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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