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시장 혹한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자본시장법 규제가 스타트업의 투자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의 종류에 따라 사모·공모 여부가 갈리고, 이에 따라 투자받는 스타트업의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도 달라져서다. 스타트업과 벤처투자 업계는 가뜩이나 투자가 위축된 상황에서 복잡한 규제가 투자 위축을 가중시킬 수 있을 것이란 우려를 제기한다.
6일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기업은 비상장 스타트업이어도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증권을 발행하는 경우 공모(모집)에 해당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때 50인의 기준은 펀드(조합)를 통해 투자를 받더라도 법상 전문투자자로 인정받는 신탁형 사모펀드(사모집합투자기구)나 '금융투자상품 잔고가 100억 이상'인 벤처펀드(벤처투자조합)가 아니라면 펀드 수가 아닌 조합원 수로 계산해야 한다.
문제는 '금융투자상품 잔고가 100억 이상'기준 때문에 규모가 작은 개인투자조합(엔젤펀드)을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는 물론 소규모 벤처캐피탈(VC)은 예외인 전문투자자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창업투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VC 중 펀드 운용규모가 100억원 이하인 곳은 26%인 95개사에 달한다.
결국 스타트업이 2곳 이상에서 투자를 유치할 때는 투자자가 전문투자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일일이 파악해야 한다. 이후 투자자가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전문투자자가 아닐 경우 각 펀드의 조합원 숫자를 제출받아 합이 50인 이상이면 증권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업계 "가뜩이나 혹한기인데…엔젤 투자, 하지 말란 소리" 해당 규제가 올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18년부터 벤처투자가 증가하고 당시 투자받은 기업들이 최근 상장(IPO)에 뛰어들면서 뒤늦게 증권신고서 미제출로 과징금 등 제재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미제출로 제재받은 경우가 2020년 1건에서 올해 4건으로 증가했고 앞으로도 늘 것으로 판단해 최근 투자업계 대상 교육을 진행했다.
업계에선 불만이 쏟아진다. 특히 대부분 전문투자자로 인정받기 어려운 개인투자조합들의 불만이 크다. 개인투자조합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규제가 더욱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10월까지 개인투자조합 결성 규모는 4027억원(674개)으로 지난해 6816억원(1000개)보다 41% 가량 감소했다.
한국엔젤투자협회 관계자는 "사모펀드 성격인 개인투자조합이 조합원 목록을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조합원이 공개된다면 공모펀드와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신탁형 펀드나 벤처펀드는 1인으로 보면서 개인투자조합만 조합원을 모두 산정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정부에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들은 이같은 규제가 가뜩이나 투자받기 어려운 시장환경에서 이중고로 다가온다고 지적한다. 증권신고서는 기업의 발행증권, 투자위험요소, 회사의 재무사항 등을 모두 명시해 작성하는 서류로, 통상 상장(IPO) 과정에서 신고한다. 개인투자조합이나 소형 VC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초기 스타트업이 발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투자를 받으려고 투자자 설득에 온힘을 쏟는 스타트업들이 계약이 확정되면 투자사들에게 조합원 숫자나 목록을 제출받으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며 "개인투자조합을 운영하는 엔젤클럽이나 액셀러레이터, 소형VC에서는 투자를 받지 말라고 권유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6일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기업은 비상장 스타트업이어도 50인 이상의 투자자에게 증권을 발행하는 경우 공모(모집)에 해당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때 50인의 기준은 펀드(조합)를 통해 투자를 받더라도 법상 전문투자자로 인정받는 신탁형 사모펀드(사모집합투자기구)나 '금융투자상품 잔고가 100억 이상'인 벤처펀드(벤처투자조합)가 아니라면 펀드 수가 아닌 조합원 수로 계산해야 한다.
문제는 '금융투자상품 잔고가 100억 이상'기준 때문에 규모가 작은 개인투자조합(엔젤펀드)을 운영하는 액셀러레이터는 물론 소규모 벤처캐피탈(VC)은 예외인 전문투자자로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창업투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VC 중 펀드 운용규모가 100억원 이하인 곳은 26%인 95개사에 달한다.
결국 스타트업이 2곳 이상에서 투자를 유치할 때는 투자자가 전문투자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일일이 파악해야 한다. 이후 투자자가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전문투자자가 아닐 경우 각 펀드의 조합원 숫자를 제출받아 합이 50인 이상이면 증권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업계 "가뜩이나 혹한기인데…엔젤 투자, 하지 말란 소리" 해당 규제가 올해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18년부터 벤처투자가 증가하고 당시 투자받은 기업들이 최근 상장(IPO)에 뛰어들면서 뒤늦게 증권신고서 미제출로 과징금 등 제재를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 미제출로 제재받은 경우가 2020년 1건에서 올해 4건으로 증가했고 앞으로도 늘 것으로 판단해 최근 투자업계 대상 교육을 진행했다.
업계에선 불만이 쏟아진다. 특히 대부분 전문투자자로 인정받기 어려운 개인투자조합들의 불만이 크다. 개인투자조합 시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규제가 더욱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10월까지 개인투자조합 결성 규모는 4027억원(674개)으로 지난해 6816억원(1000개)보다 41% 가량 감소했다.
한국엔젤투자협회 관계자는 "사모펀드 성격인 개인투자조합이 조합원 목록을 공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조합원이 공개된다면 공모펀드와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모집합투자기구의 신탁형 펀드나 벤처펀드는 1인으로 보면서 개인투자조합만 조합원을 모두 산정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정부에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타트업들은 이같은 규제가 가뜩이나 투자받기 어려운 시장환경에서 이중고로 다가온다고 지적한다. 증권신고서는 기업의 발행증권, 투자위험요소, 회사의 재무사항 등을 모두 명시해 작성하는 서류로, 통상 상장(IPO) 과정에서 신고한다. 개인투자조합이나 소형 VC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초기 스타트업이 발행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투자를 받으려고 투자자 설득에 온힘을 쏟는 스타트업들이 계약이 확정되면 투자사들에게 조합원 숫자나 목록을 제출받으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라며 "개인투자조합을 운영하는 엔젤클럽이나 액셀러레이터, 소형VC에서는 투자를 받지 말라고 권유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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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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