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 주변의 5분의 1 수준… 서울판 보스턴 클러스터 키운다"

박미주 기자 기사 입력 2023.09.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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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키스트 서울바이오허브 센터장 "홍릉 클러스터로 韓 바이오 산업 성장 이끌 것"

김현우 키스트 서울바이오허브 센터장이 서울바이오허브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김현우 키스트 서울바이오허브 센터장이 서울바이오허브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우리나라도 이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서울 홍릉 클러스터(협력단지)를 미국 바이오의 성지인 보스턴 클러스터처럼 키워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습니다."

18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에 위치한 '서울바이오허브'에서 만난 김현우 한국과학기술연구원(키스트, KIST) 소속 서울바이오허브 사업단장 겸 센터장(53·사진)의 포부다. 고려대학교와 키스트, 경희대학교 사이에 위치한 서울바이오허브는 서울시 소유의 바이오 스타트업(새싹기업)을 위한 지원 센터다. 2017년부터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위탁운영을 맡아왔고 올해 7월부터는 키스트와 고려대가 공동으로 위탁 운영하고 있다. 그러면서 김 센터장이 지난 7월부터 서울바이오허브를 이끌게 됐다.

취임하고 두 달이 채 되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서울바이오허브를 잘 아는 게 김 센터장이다. 서울시에서 농촌경제연구원이 있던 부지를 508억원에 매입한 뒤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던 때 이곳을 바이오 연구개발(R&D)의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자고 제안, 서울바이오허브의 시작을 함께 한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이후 바이오 창업 생태계를 주축으로 홍릉의 강소특구 지정,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는 데도 관여하다 홍릉 바이오 클러스터의 총괄을 책임지게 됐다.

2만1937㎡ 규모의 서울바이오허브 부지에는 산업지원동, 연구실험동, 지역열린동, 글로벌센터 등 4개의 동이 지어졌다. 액셀러레이터(창업기획자),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등이 들어올 글로벌센터는 내년 3월 개관할 예정이다. 이외 고려대 앞과 경희대 내, 하월곡동에도 건물을 임차·매입해 초기 단계의 바이오기업을 위한 기업입주공간과 공용실험실 등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관리료 포함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5분의 1 정도인 1㎡당 1만원 정도다. 보스턴 내 공유 실험실이 있어 모더나 탄생에 일조한 '랩센트럴'처럼 실험 장비와 공유 실험실도 갖추고 있다. 고가의 장비 없이도 실험하고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해낼 수 있는 것이다. 일례로 질량분석기는 시간당 1만~5만원대의 이용료를 내면 되는데 이 가격도 다른 곳의 3~5분의 1 가격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홍릉은 서울 내 유일한 강소특구라 세금 감면 지원도 가능하다.

김 센터장은 "임대료가 저렴할 뿐 아니라 공유 실험실은 입주기업 외 다른 서울 시내 바이오기업도 모두 이용할 수 있다"며 "벤처투자자들과 바이오기업들을 연계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현우 키스트 서울바이오허브 센터장이 서울바이오허브 내 공용실험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김현우 키스트 서울바이오허브 센터장이 서울바이오허브 내 공용실험실을 소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현재 이곳에 입주한 기업만 이마고웍스, 프레이저테라퓨틱스 등 135곳이다. 지난해까지 서울바이오허브로 창업을 지원한 결과 1469명을 고용하고 432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650억원의 매출을 냈다.

이제는 연구 고도화와 국내 바이오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김 센터장은 "그간 서울바이오허브 내 기업과 주변 대학교·병원 연구진이 잘 연계되지 않았는데 보스턴처럼 서울의 좋은 대학과 연구소, 병원이 잘 연계되는 R&D 중심의 바이오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부터 의학 연구자와 기업을 연결해주고 자문료를 지원해주는 바이오·의료 기술 혁신 바우처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임상·임상을 위한 제품화 중개 연구도 집중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제약 대기업과 바이오 스타트업을 연계하는 안도 추진한다. 김 센터장은 "국내 제약사와 협력하면 제품화까지 걸리는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며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 J&J(존슨앤드존슨), BMS와 협력 중인데 이를 통해 국내 바이오사의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바이오허브의 입주는 기본 2년, 최대 4년까지 가능한데 향후 다른 지역의 바이오 클러스터들과 연대해 바이오기업의 성장도 지원할 계획이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5996억달러(약 794조7700억원)인데 반해 바이오 시장 규모는 1조3700억달러(약 1815조9400억원)로 더 크고 그중 한국이 차지하는 부분은 2% 수준으로 점유율을 4~5%로만 늘려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 된다"며 "바이오산업 성장과 글로벌 유니콘 탄생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기자 사진 박미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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