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썰] '구글 스트리트 뷰'로 떠돌이 개 800마리 찾았다

박건희 기자 기사 입력 2024.06.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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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의 수도 리마의 한 길거리를 구글 스트리트뷰로 본 모습. /사진=구글 스트리트뷰 갈무리
페루의 수도 리마의 한 길거리를 구글 스트리트뷰로 본 모습. /사진=구글 스트리트뷰 갈무리

세계 여러 길목과 장소를 360도 카메라로 찍어 보여주는 구글의 지도 서비스 '구글 스트리트 뷰(Google Street View)'를 활용해 행방을 알 수 없던 유기견 800여 마리의 소재를 파악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 연구팀이 구글 스트리트 뷰를 활용해 페루 남부 도시 아레키파 내 26개 지역에서 길거리를 배회하는 유기견 868마리를 찾았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논문 사전게재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이달 초 공개됐다.

연구팀은 "광견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라도 유기견 수 파악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사이언스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약 5만 9000명이 광견병에 걸려 사망한다. 그중 99%는 광견병에 걸린 개에게 물려 감염된다. 이같은 현상은 떠돌이 개가 많은 저소득·미개발 국가 농촌 지역에서 특히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지난 2년간 발생한 페루 전역 광견병 감염 사례 81건 중 78건을 차지한 페루 '제2의 도시' 아레키파의 유기견 수를 파악했다. 아레키파 내 26개 지역의 전체 개 개체 수를 파악한 이전 연구에선 조사원이 직접 집마다 방문해 사람들에게 개를 몇 마리 키우는지 묻고 그 결과를 기록했다.

페루 리카르도 카스티요-네이라 펜실베이니아대 인수공통전염연구소 과학책임자는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 수집을 위해 수십 명의 조사원이 수천 가구를 방문해야 했다"며 "현장 조사에 드는 시간과 비용이 어마어마하다"고 설명했다. 또 "조사 기간이 코로나19 팬데믹 기간과 겹치며 현장 조사를 실시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길거리 모니터링을 위해 구글 스트리트 뷰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구글 스트리트 뷰로 유기견을 찾아낼 '시민 과학자'를 모집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모집 결과 수의대 재학생 등 일반 시민 22명이 연구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연구팀과 시민 과학자 22명은 구글 스트리트 뷰를 통해 아레키파의 골목골목을 들여다보며, 길거리를 배회하는 개가 있는지 확인했다. 360도로 촬영한 이미지를 통해 색깔, 털 반점, 성별 등으로 각 개체를 식별했다. 분석은 2022년 6월부터 12월까지 약 6개월 간 진행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아레키파의 길거리를 떠도는 개 868마리를 발견했다. 이 수치는 연구팀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실제 현장 조사로 파악한 유기견 개체수 909건과 매우 유사했다.

카스티요 네이라 과학책임자는 "일부 지역에 대해선 구글 스트리트 뷰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거나 화질이 매우 낮다는 한계가 있지만, 조사 한 번에 약 3만 달러(약 4000만원)가 들던 현장 조사보다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존엔 2~3년 동안 현장 조사원 수십 명을 투입됐지만, 구글 스트리트 뷰를 도입함으로써 20명 남짓한 인원이 6개월 내 분석을 마칠 수 있었다. 다만 정확한 절감 비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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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 사진 박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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