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해봐야겠다는 마음이 강했다" - 케빈 김 브레이브터틀스 대표
"미국 하이테크 산업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 공경록 K2G테크펀드 대표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구글을 다니는 동안에도 항상 창업을 생각했다" - 정영훈 대표
'스타트업의 성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7일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에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행사가 열렸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브레이브터틀스, K2G테크펀드, 엑스엘에이트(XL8) 등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창업한 한국인이 참여해 자신들의 창업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플랜 B 항상 생각해야…두터운 인적 네트워크는 기본" 케빈 김 브레이브터틀스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건 2016년이다. 당시 김 대표는 로스앤젤레스(LA) 오티스 컬리지를 졸업하고, 모션그래픽과 CG, 애니메이션, 영화, VFX, 게임 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있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왕좌의 게임'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지만 게임에 대한 열망은 항상 있었다"며 "더 늦기 전에 해봐야겠다는 마음에 LA로 돌아와 친구들 앞에서 2시간 넘는 프레젠테이션(PT)을 했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친구들도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브레이브터틀스라는 사명까지 지었지만 실제 설립까지는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문제는 팀 구성이었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을 앞두고 안정적인 직업과 스타트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팀원들이 생겨났다. 팀원 본인도, 회사도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은 톱니 하나만 빠져도 제대로 안 굴러간다. 항상 플랜 B를 생각하고 두터운 인적 네크워크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6년이라는 긴 팀 빌딩 시간을 견딘 브레이브터틀스는 지난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100만달러(약 14억원) 규모의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는 올해 11월 출시를 목표로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런웨이Z'를 개발 중이다.
B2C 중심 K-스타트업…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로 해외진출 K2G테크펀드는 CJ, 레노버, 삼성, LG에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투자를 맡았던 공경록 대표와 구본웅 마음홀딩스 의장, 정지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켄 김 콩 부사장 등이 의기투합해 올해 4월 문을 연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다.
공경록 대표는 K2G테크펀드 설립에 대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스타트업을 길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B2C의 경우 지역적 문화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쉽지 않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는 국내 대기업이나 미국 대기업이나 요구하는 바가 비슷하다"며 "전 세계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성장할 기회가 풍부하다"고 했다.
해외진출을 할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만큼 출자금을 모집하는 과정도 독특했다. 공 대표는 "먼저 미국 전역에 있는 1세대 한인 사업가들을 찾았다. 이들 대부분 로우테크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미국 이민 후배들은 하이테크 산업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며 출자를 설득했다"며 "K2G테크펀드의 진심에 1세대 한인 사업가들이 흔쾌히 출자했다"고 말했다.
출자자(LP)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다는 점도 K2G테크펀드의 특징이다. 공 대표는 "연쇄 창업가 LP분들은 포트폴리오의 성장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멘토링 부문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도 반한 AI 번역…"시장 세분화로 대기업과 경쟁"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를 마치고 구글 본사 서치팀에서 매니저 역할을 맡았던 정영훈 대표는 2019년 인공지능(AI)를 이용한 기계번역 스타트업 엑스엘에이트를 설립했다.
정 대표가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그는 "원래부터 호기심이 많아 어렸을 때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다"며 "구글에서 4년을 보내면서도 항상 창업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4년간 구글 경험에 대해 "기술적으로 놀랄만한 부분은 없었다. 대부분 기술들이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문화적으로 배울 점이 많았다. 수평적인 의사결정과 합리적인 논리에 근거한 프로젝트 진행, 엔지니어 중심의 문화 등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스타트업이 살아남는 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정 대표는 "구글과 네이버 등 대기업이 AI 번역을 선점한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살아남으려면 3가지 방법이 있다"며 "△카운터 포지셔닝 △가격 경쟁 △시장 세분화 등"이라고 말했다.
그 중 엑스엘에이트가 선택한 건 시장 세분화다. 전 세계 50개가 넘는 AI 번역 회사 중에 유일하게 미디어에 특화돼 있다. 현재 넷플릭스에 초벌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미국 하이테크 산업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 공경록 K2G테크펀드 대표
"어렸을 때부터 호기심이 많았다. 구글을 다니는 동안에도 항상 창업을 생각했다" - 정영훈 대표
'스타트업의 성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7일 네이버 본사 그린팩토리에서 '실리콘밸리의 한국인' 행사가 열렸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주최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브레이브터틀스, K2G테크펀드, 엑스엘에이트(XL8) 등 실리콘밸리에서 직접 창업한 한국인이 참여해 자신들의 창업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했다.
"플랜 B 항상 생각해야…두터운 인적 네트워크는 기본" 케빈 김 브레이브터틀스 대표가 창업을 결심한 건 2016년이다. 당시 김 대표는 로스앤젤레스(LA) 오티스 컬리지를 졸업하고, 모션그래픽과 CG, 애니메이션, 영화, VFX, 게임 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있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왕좌의 게임'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지만 게임에 대한 열망은 항상 있었다"며 "더 늦기 전에 해봐야겠다는 마음에 LA로 돌아와 친구들 앞에서 2시간 넘는 프레젠테이션(PT)을 했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친구들도 의기투합했다"고 말했다.
브레이브터틀스라는 사명까지 지었지만 실제 설립까지는 6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문제는 팀 구성이었다. 김 대표는 "회사 설립을 앞두고 안정적인 직업과 스타트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팀원들이 생겨났다. 팀원 본인도, 회사도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은 톱니 하나만 빠져도 제대로 안 굴러간다. 항상 플랜 B를 생각하고 두터운 인적 네크워크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6년이라는 긴 팀 빌딩 시간을 견딘 브레이브터틀스는 지난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100만달러(약 14억원) 규모의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는 올해 11월 출시를 목표로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 '런웨이Z'를 개발 중이다.
B2C 중심 K-스타트업…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로 해외진출 K2G테크펀드는 CJ, 레노버, 삼성, LG에서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투자를 맡았던 공경록 대표와 구본웅 마음홀딩스 의장, 정지훈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 켄 김 콩 부사장 등이 의기투합해 올해 4월 문을 연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C)다.
공경록 대표는 K2G테크펀드 설립에 대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스타트업을 길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공 대표는 "B2C의 경우 지역적 문화 차이가 크기 때문에 해외진출이 쉽지 않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는 국내 대기업이나 미국 대기업이나 요구하는 바가 비슷하다"며 "전 세계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미국에서 성장할 기회가 풍부하다"고 했다.
해외진출을 할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만큼 출자금을 모집하는 과정도 독특했다. 공 대표는 "먼저 미국 전역에 있는 1세대 한인 사업가들을 찾았다. 이들 대부분 로우테크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미국 이민 후배들은 하이테크 산업에서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겠냐며 출자를 설득했다"며 "K2G테크펀드의 진심에 1세대 한인 사업가들이 흔쾌히 출자했다"고 말했다.
출자자(LP)에게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한다는 점도 K2G테크펀드의 특징이다. 공 대표는 "연쇄 창업가 LP분들은 포트폴리오의 성장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멘토링 부문도 적극적으로 해주고 있다"고 했다.
넷플릭스도 반한 AI 번역…"시장 세분화로 대기업과 경쟁" 컬럼비아대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를 마치고 구글 본사 서치팀에서 매니저 역할을 맡았던 정영훈 대표는 2019년 인공지능(AI)를 이용한 기계번역 스타트업 엑스엘에이트를 설립했다.
정 대표가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그는 "원래부터 호기심이 많아 어렸을 때부터 창업을 하고 싶었다"며 "구글에서 4년을 보내면서도 항상 창업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4년간 구글 경험에 대해 "기술적으로 놀랄만한 부분은 없었다. 대부분 기술들이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다"며 "그러나 문화적으로 배울 점이 많았다. 수평적인 의사결정과 합리적인 논리에 근거한 프로젝트 진행, 엔지니어 중심의 문화 등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스타트업이 살아남는 법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정 대표는 "구글과 네이버 등 대기업이 AI 번역을 선점한 상황에서 스타트업이 살아남으려면 3가지 방법이 있다"며 "△카운터 포지셔닝 △가격 경쟁 △시장 세분화 등"이라고 말했다.
그 중 엑스엘에이트가 선택한 건 시장 세분화다. 전 세계 50개가 넘는 AI 번역 회사 중에 유일하게 미디어에 특화돼 있다. 현재 넷플릭스에 초벌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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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사진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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